너 알고 있니
- 정가일
그가 내 어깨를 다독였다.
네가 그리웠다고 기다렸다고.
그때 나는,
총총걸음으로 붙어 다니던
심장 한 쪽을 내려놓는다.
오, 무사했구나 나의 하루여!
아기가 놀려 경끼하듯이
팽팽하던 내 근육을 풀어다오.
밖에서 마주하는 모든 기계들의 회색표정들
너 들어봤니,
갉음 갉음
지하철 개표대의 찬 기계음 소리를
영문도 모르고
그 밑으로 서둘러 들어가는 사람들을.
너 보았니
날개를 접고 개표대 밑으로 기어 나온 사람들 모두가
또 다른 시퍼런 개표대가 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니
지상으로 날아오를 빛을 다 받아 먹고
아린 꿈을 키우고 있다는 걸.
너는 알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