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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날 이성으로 보기나 할까요?

아아아 |2008.06.11 17:04
조회 1,011 |추천 0

십년 가까이 알아온 남자친구가 있어요

 

그냥 친구가 아니고 주위에서도 인정하는 유별나게 친한친구입니다.

 

질풍노도의 10대를 함께보내며 불타는 우정을 굳건히 지켜오다 보니

 

어느덧 스물셋이나 먹었습니다 젠장 ㅠㅠ

 

그녀석이 처음 사랑했던 연상녀, 처음 이별 했던 날, 첫 경험, 입대하던 날,

 

사소한 것들 까지 서로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그녀석도 그럴꺼예요 좋은 모습들만 보여준건 저~~~얼대 아니겠죠 -_-;;

 

지금 생각하니 저도 추한 꼴 꽤나 많이 보여왔더라구요

 

자다 일어나서 눈꼽낀 추한 몰골 부터 해서

 

세상에 속아 사랑에 속아 술에 취해 울부짖는 진상모습까지 서슴없이 다 보여줬습니다

 

가족 같았거든요 

 

연락도 잘 안하고 매일 머리를 콩 하고 쥐어박는 소리만 하다가도

 

내가 힘이 들때 "난 니편이다!!" 라는 말 한마디가 추운 겨울 아랫목 보다도 더 따뜻했었으니까요

 

10년 가까운 시간을 함께해 오다 보니 점점 욕심이 생기더군요

 

내가 다른 남자들과 놀때는 몰랐는데 막상 이녀석이 다른 여자를 만나니까

 

이녀석이 오로지 내것이 아니라는게 싫더라구요

 

언젠간 저녀석에게 내가 첫번째가 아닌날이 오겠구나

 

생각하니까 가슴이 답답해지더라구요

 

처음엔 그냥 가볍게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점점 생각이 깊어지니까 이거 정말 미칠노릇입니다

 

원래 연락을 잘 안하는 그녀석이 요즘따라 왜 이렇게 섭섭할까요

 

오늘도 폰을 부여잡고 전화를 할까 말까 자아와 실갱이를 했습니다 ㅋㅋ

 

평소 같았음 아~까 부터 전화해서 벌써 한시간쯤은 떠들었을텐데 말입니다

 

막상 전화해서 일상적인 얘기들만 하다가 별 이야기거리가 없을땐

 

어제 만났던 남자가 어떻고 그제 만났던 남자가 어떻다 주절 주절 말이라도 늘어놓으면

 

이녀석 제마음도 모르고 "잘해봐라, 사겨라" 말들 뿐이네요

 

길지나가는 잘생긴 남자를 향해 뜨거운 눈빛과 함께 발사하는 저의 사심 가득한 탄성에도

 

그냥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곤 혀를 끌끌차며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드는 정도가 다네요

 

아, 가끔 걸려오는 저의 옛애인의 전화에 비꼬듯이 말할때나

 

제가 타지에 있을때 보고 싶다고 와주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두말않고 달려와 줬을땐

 

얘도 나를 좋아하나 생각이 들기도 하다가 금방 현실로 돌아와버리네요

 

제가 주말에 바람이라도 쐬러 가자고 조르면 별 말 없이 따라가 줘요

 

늘 이런식이죠

 

나보고 뭘 하자고 하진 않고 제가 뭘 하자고 하면 별 불평없이 따라줘요

 

저랑 딱히 뭘 하고 싶거나 하진 않나봐요 -_-;;

 

전에는 영화를 보다가도 술에취해 휘청거리다가도 별 서슴없이 기대었던 그녀석의 어깨조차도

 

한번 빌리기가 어찌나 어려운지 함께 영화를 보러 갔다 눈치만 보다 왔네요 ㅋㅋㅋㅋㅋ

 

요즈음엔 그녀석의 말한마디에 기분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제 자신이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 마음 들키지 않으려 늘 큰소리 치고 있긴 한데

 

점점 커져만 가는 그녀석에 대한 기대감이 감당하기가 힘이 드네요

 

어느새 사랑입니다 ♡

 

그 녀석 날 이성으로 보기나 할까요?

 

10년을 친구로 지내왔는데 그녀석에게 나는 그냥 친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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