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12월
대한민국의 건장한 청년이라면 누구나 가야할 곳....나도 갔다.
12월의 추운 날씨와 오래된 가뭄으로 우리의 체력은 나날이 지쳐갔고 훈련병 1200명중
감기에 걸리지 않는 넘은 사단장 조카넘 1놈과 따까리 2넘 뿐이 었다.
그렇게 하루하루지나 12월 25일 크리스마스..
그렇게 기다리던 크리스마스....오~~주의 축복이여~~우리에게 맛있는걸 많이 뿌려주십시요.
기도 또 기도 했다.
* 아침 식사시간
조교 - 오늘은 일요일이자 크리스마스이기도 해 특식을 준비했다. 너희들이 그렇게 먹고 싶어하는
컵라면이다. 그리고 맛스타 1캔씩. (^_^)
훈련병들 - 오예~~~ 역쉬 크리스마스라 다르구만.
훈련병들은 새참컵면1개와 맛스타 1캔씩을 받아 눈물을 흘리며 먹었다.(이게 얼마만에 먹어보는
컵라면인가...그리고 눈물방울 처럼 나눠주던 맛스타를 1캔씩이나 주다니)
조교 - 아침 식사가 끝이 나면 내무반으로 이동해 각자 정리정돈을 하고 휴식을 취한뒤 종교행사에
참석할 것이다. 각자 불교, 기독교, 천주교 중에 선택해서 줄을 서도록. 이상!
훈련병들 - 아싸 크리스마스니까 종참(종교행사참석)가면 맛있는거 많이 주겠지.
훈련병1 - 야 너거들 어디갈끼고.
훈련병2- 음..크리스마스니까 기독교나 천주교 가야 안되것나..
나 - 뎡신들...거기에 인간들이 많이 모일꺼니까 먹을꺼 많아 봐야 돌아 오는 것도 적을꺼다.
불교로가자. 스님이 크리스마스인데 절에 왔다고 맛있는거 많이 줄꺼야 ^^;
보통 인간들의 생각을 역으로 생각해야되. 너거들은 똑똑한 동기 만나서 좋은거야.
훈련병 1, 2 - 정말이가? 니 말 믿어도 되나?
나 - 당근이지...
시간은 지나 종참시간.
우리는 두말할것 없이 불교로 줄을 섰다. 역쉬 인간들이 없었다. 나와 동기를 포함해 약 80명.
1200명에 가까운 인간들중 80명. 우하하하~~~역쉬 사람은 똑똑해야해...
절에 들어서 스님의 목탁소리와 염불을 듣고....
우띠...절에서 불침은 왜 놓는 거야...한명씩 앞으로 나오라고 해서 나가니 팔목에 향을 놓고
불침을 놓았다...절라 따가 웠다. 하지만 머리속을 스쳐가는 각종 간식들....^^
뭘까....너무 궁금 했다.
약 1시간의 시간이 지나고...
스님(대위임) - 크리스마스날 불교 행사에 참석한 너희들이 참 고맙구나. 너희들을 위해 작지만
먹을 것을 준비를 했다.
나 - 아싸! 뭘까....쵸코파이? 콜라? 과자? 피자????
등등 엄청나게 많은 음식들이 나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 갔다.
종교병 - 밖에 나가 식당앞에 줄을 서시오!!!
훈련병들 - 넵!(열라뛰어나감)
식당 앞에 가득 싸여 있는건 그 이름도 유명한 "왕! 뚜껑"
종교병 - 추운날 고생할것 같아서 따뜻한 걸로 준비 했다. 많이들 먹어라.
ㅜ.ㅜ
아침에 컵라면 먹었는데 또...
훈련병 1, 2 - 대가리 열라 쓰드만 이게 뭐꼬!
나 - 미안하다. 하지만 그래도 사제 컵라면이잖아...새참컵면과 질이 틀릴꺼야. ^^;
먹었다. 속에서 라면들이 불어서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듯한 느낌이 났다.
하지만 맛있었다. ㅜ.ㅜ
이제 언제 먹어 보겠냐 라면아...오늘 너를 많이 먹어주마...
종참이 끝나고 점심시간
조교 - 종교참석가서 많이들 먹었냐!
훈련병들 - 넵!
조교 - 기독교는 뭐나왔냐?
훈련병3- 쵸코파이, 양갱, 콜라, 떡, 쵸코칩 나왔습니다.
조교 - 음...그래 천주교는 뭐 나왔냐
훈련병4 - 쵸코파이, 호빵, 콜라, 에이스 나왔습니다.
조교 - 음...좋았겠군...불교는 뭐나왔냐.
나 - (__)라면 나왔습니다.
조교 - ^^ 맛있더냐?
조교의 웃음에 난 왠지모를 불안감이 들었다.
조교 - 오늘 점심은 일요일이고 아침에 여러분들의 호응이 좋아 라면을 끓였다.
(-o-;) 이런 쉽!
훈련병 1, 2 - (`-_-)
나 - 할말이 없다.
1200인분 라면을 보았는가... 커다란 군용 솥단지에 라면먹고 오바이트한듯한 그모습을 본적이 있는가?
아마 나랑 동기라면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훈련소에서 음식을 남긴다는 것을 곧 죽음을 의미하는데...
국물한방울 안남기고 먹었다.
속에서는 이제 지렁이가 용으로 변해 밖으로 승천할려는 듯 올라오고 있었다. ㅜ.ㅜ
조교 - 자 오늘은 특별한 날이기 때문에 내무반에서의 자유시간을 주도록 하겠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라 저녁에도 종참이 있다. 단 불교는 없으니 기독교와 천주교 둘중에 선택
하도록..
나 - 오노!!! 차라리 훈련하져!
훈련병 1,2 - 너 주거써..
내무반에 돌아온 나는 두 명의 험악한 인간들에게 끝없는 고문을 당했다.
훈련병 1,2 - 너땜에 오늘 라면만 3개 먹었다.
나 - 미안. (-_-)
하지막 극비정보를 내가 입수 했다 (^^;) 한번만 용서해주라.
훈련병 1,2 - 뭐
나 - 오늘 천주교 갔다온 얘들 이야기론 천주교 목사가 저녁에 정말 맛있는거 주기로 했단다.
훈련병 1,2 - 정말이야 (`-_-)
나 - 나의 정보통을 뭘로 보냐?
훈련병 1,2 - (^^) 아라써....한번만 용서해주께...
더러븐 넘들 먹을꺼에 전우고 동기고 없단 말이냐....
시간은 지나 저녁 종참 시간
우리는 천주교로 향했다.
약 한시간동안 노래하고 앉았다 일어났다 20번은 했을것같다.
난 그때 성당을 첨 가봐서 그렇게 예배드리는줄 몰랐다.
그리고 입안에 넣어주는 하얀 과자를 첨 먹어 봤다.
우띠~ 그냥 밀가루 말려서 동그라케 만들어 놓은 거였다. 아무맛도 없이...
하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오늘의 스페셜 메뉴가 날 기다리고 있는데...
목사님 - 에...마지막으로 추운겨울에 고생하시는 여러분들을 위해 밖에 따뜻한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아무쪼록 약소하지만 맛있게 드시고 몸을 녹히시기 바랍니다.
예배가 끝이나고 우리는 부푼기대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
뭘까? 따뜻한것? 호빵? 만두? 떡뽂기?
그때 난 내눈을 파버리고 싶었다.
내눈에 보이는 그 광경..
육개장 큰사발!
그날 난 하루종일 라면만 4개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