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만Birman
롱헤어 파티컬러 포인트 고양이로 발의 장갑 무늬와 흰 레이스 무늬, 그리고 파란 눈이
매우 아름답다. 당당한 풍모를 지녔으며, ‘버마의 거룩한 고양이’로 알려져 있다.
장갑을 낀 듯한 무늬
버만은 세미 롱헤어 품종으로 귀, 얼굴, 꼬리에 포인트 색이 있고 몸통은 포인트 색보다 밝다.
발에 장갑을 낀 듯한 무늬와 레이스 무늬가 있는데, 백반 유전자와 백반을 분포시키는
무늬 유전자가 작용한 결과다.
이와 같은 무늬 유전자를 ‘장갑 유전자’라 부르기도 한다. 버만 육종가들이 버만을 교배하면서
이 장갑 무늬를 유지시키려고 애써 온 결과, 흰색이 제대로 자리 잡은 버만 품종을 길러 낼 수
있었다. 과거에는 ‘번진 버만’도 있었는데, 이는 백반이 다리 부위까지 번진 녀석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오늘날에는 고양이 쇼에서 번진 무늬의 고양이를 볼 수 없다.
아주 오랫동안 바람직한 반점 무늬를 지닌 버만끼리 교배를 계속해 원치 않는 무늬를 제거하고
고양이 쇼의 심사기준에서 요구하는 무늬를 정확하게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얼굴의 포인트 색 한가운데에 블루의 커다란 눈이 자리 잡고 있어서
영리하고 호기심이 많아 보인다.
옆 얼굴도 인상적
버만은 근육이 잘 발달한 중·대형 고양이로 강하고 당당해 보인다.
중간 크기의 머리는 넓고 둥글며, 튼튼하게 생겼다. 옆에서 볼 때 이마의 선은
뒤로 약간 기울었으며 눈두덩 바로 위, 이마 중앙부는 좌우로 약간 평평하다.
이마와 긴 코 사이에 스톱이 뚜렷하고, 콧구멍의 위치는 낮다. 중간 크기의 귀는
비교적 떨어져 있다. 동그랗고 파란 눈은 서로 멀찍이 떨어져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털은 금빛을 띠는데 롱헤어임에도 잘 헝클어지지 않는다.
주인을 생각하는 고양이의 전설
고대 버마(오늘날 미얀마)의 어느 사원에 금빛 눈의 흰 고양이들이 살고 있었다.
이들은 승려들의 헌신적인 반려 고양이로 사람들은 승려가 죽으면 영혼이 반려 고양이에 의해
극락으로 보내진다고 믿었다. 그래서 이 고양이들은 사원의 귀중한 손님 대접을 받았다.
승려들 중 ‘문하’라는 대라마는 평생 동안 춘크얀크세를 섬겼다. 춘크얀크세는
영혼의 윤회를 관장하는 신으로 눈빛이 사파이어처럼 파랗고 머리칼은 금빛인 여신이었다.
대라마가 죽던 날 밤, 그의 반려 고양이인 ‘신’은 누워 있는 문하의 몸 위로 올라가
춘크얀크세를 바라보며 대라마의 영혼을 극락 정토로 인도해 주기를 간청했다.
대라마가 숨을 거두자 그의 영혼은 ‘신’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고양이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금빛 눈은 여신과 같은 사파이어 색깔로 변했고, 흰색이던 털은 여신의 머리칼을 닮은 금빛을
띠게 됐다. 귀와 코, 꼬리와 다리는 흙과 같은 짙은 색으로 변했는데, ‘땅에 닿는 모든 것은
불순하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대라마의 거룩한 옷에 딛고 있던 앞발 부분은
눈부신 흰색으로 변했다.
주인의 영혼이 순수하기 때문이었다.
7일 뒤, 대라마의 시신 곁을 충성스레 지키던 ‘신’은 죽어서 주인의 영혼을 싣고 극락으로 올라갔다. ‘신’이 죽자 사원의 다른 고양이들의 모습도 모두 ‘신’처럼 바뀌었다.
눈은 사파이어 색, 발은 새하얀 색, 그리고 털색은 금빛이 되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프랑스 인들이 사랑하는 고양이
1919년 무렵에 한 쌍의 버만이 이 고양이의 발생지로 생각되는 미얀마에서 프랑스로 몰래
보내졌다. 수컷은 도중에 죽었지만 암컷인 ‘시타’는 살아남았다. 도착해 보니 시타는 새끼를 밴
상태였다.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버만 품종이 유럽으로 전래된 시초인 것으로 믿고 있으며,
오늘날 전 세계의 버만은 이들로부터 퍼져나간 것으로 생각된다. 프랑스의 고양이 등록처는
1925년 버만을 독립된 하나의 품종으로 인정했다. 버만은 프랑스의 토종 고양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고유의 품종으로 간주된다.
느긋하고 진득한 성격
버만은 건강하고 영리한 고양이다. 느긋한 데다 참을성도 뛰어나 아이들이나 다른 고양이,
개들과도 잘 어울려 지낸다. 생각에 잠긴 듯한 다정스런 눈에서는 권위와 조화로움이 가만히
배어나는 것 같다. 튼튼한 품종이라 질병에도 강하며, 도시든 시골이든 어떠한 환경에서도
잘 적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