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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특급 제 33 화 (마지막 여행)

smile*at*me |2008.06.29 23:03
조회 3,784 |추천 0

마지막 여행

 

 

 

난 그녀를 사랑한다. 이세상 어떤것도 내 사랑을 막진 못한다. 그렇지만...

그녀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하지 않는다.

 

"몇명이나 가는 건데?"

"너까지 합쳐서 6명."

 "음... 너네 별장이라구 했지? 어떠니?"

 "조용하고, 근처에 계곡도 있어. 어차피 차가져가니까 뭐 사러갈때도 괜찮아.

차타고 5분만 가면 시내니까. 진짜 좋은곳이야."

"그럼 갈까?"

 

그래서 그녀와 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함께...

 

 "이제 오면 어떻하니? 오래 기다렸잖아."

 

그녀가 왔다. 그녀와 나, 그리고 또다른 두쌍의 커플. 여섯은 차에 올랐다.

"이거 무쏘 스페셜이지? 500대 한정 생산하는거?"

"2000대 한정 생산이 아니구?"

"아무튼 차 좋다. 안에 꽤 넓네?"

 

친구들은 내차에 관심이 많다. 그래... 내차에만 관심이 많다.

 

"이야... 진짜 공기 맑다!"

"운전하느라고 수고했다는 말도 안하니?"

 

그녀의 작은 배려가 나에겐 삶의 희망이다.

 

 "수고했다. 가자 물주! 너의 별장으로~"

 

너희들에겐... 내가 친구가 아니구나. 그저... 별장지기 아저씨가 수고해주신

덕분에 별장은 아주 깨끗했다. 아저씨는 우리가 노는데 방해가 될지 모른다고

시내에서 머무신다고 한다.

 

세상은 불공평하다. 별장지기 아저씨 같은 좋은 사람은... 이런 외로운 삶을

계속하고, 우리 부모님같은 사람들은... 그들의 작은 행운을 허비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난 그들의 자식이다.

 

"이야... 냉장고 빵빵하군. 한달은 놀아도 되겠다."

"우리 3박 4일로 온거야... 엉뚱한 생각들 하지마."

 

여자애들은 점심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남자애들은 주위를 둘러본다며 나갔다.

난... 나만의 준비를 시작했다. 그녀를 위해...

"이런 엠티는 처음이야. 이런 여행이 진짜 여행인데. 여행이라는게 쉬러 오는거지,

기운빼러 오는건 아니잖아?"

 

여행은... 삶이라는 끝없는 공부의 또다른 방법일뿐이야. 노는게 아니구.

 

"맞아. 밤새 술먹고, 뻗어가지고 집에 가면 더 피곤하고... 나도 그건 싫어."

 

걱정마... 너에게 그런 일은 없어. 이 여행은 너를 위한 거야...

 

"이렇게 별이 빛나는 밤하늘아래서 12년산 와인 한잔... 멋지다"

"이 모든걸 준비해준 우리의 친구에게~ 건배!"

 

그들과 그녀들... 친구란 그런 의미가 아니야... 밤이 깊어간다.

 

"방은 4개니까... 충분할거야." "에이... 3개면 좋은데, 안그러냐?"

 "그럼... 그래야 커플로~"

 "으이구! 하여간 남자들이란... 우린 같이 잘거다. 그렇지?"

 "그럼... 우리끼리 방문 잠그고 잘거야."

 

그래서... 그녀와 두명의 여자친구는 2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친구둘과 난 방을

따로 쓰기로 했다.

 

"난... 잠꼬대가 심해서... 따로 잘께..."

"그래, 이 웬수랑 자는것도... 득도의 지름길이니까."

"너... 코골면 죽어~"

 

우린 모두 각자의 방으로 향했다.

 

난 밤중에 가끔 눈이 떠진다. 그렇게 눈을 뜬채로 10분정도 천장을 쳐다보곤 한다.

나도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내 몸속에서 나를 깨운다. 곧... 난 모든걸 잊고 다시 잠에

빠져든다. 모든걸 잊고...

 

"꺄악~"

 

비명소리가 고요한 별장의 아침을 찢는다.

 

"무슨 일이야!"

 

우리 별장은 화장실이 두군데 있다. 2층과 1층. 이제부터는 하나만 써야겠다.

사람이 죽어있는 화장실을 누가 쓰고 싶겠어...

 

"이이... 어떻게 된거야!"

"우리가 어떻게 알아!"

"니들이 2층에서 잤잖아. 여긴 2층 화장실이라고!"

 

친구의 주검앞에서 이들은 서로의 책임을 묻고있다. 친구의 죽음앞에서...

 

"일단... 경찰에 연락하자. 전화 좀 해줄래?"

 

그녀는 전화를 하기위해 1층으로 내려갔다. 나와 남은 한친구는 그 죽은 친구의

시신을 끌어냈다. 그는 눈을 감지 못하고 있었다. 그건... 배신당한자의 눈이었다.

 

"전화가 안돼!"

 

그녀의 다급한 목소리에 우리는 1층으로 향했다. 아무런 발신음도 들리지 않고 있었다.

 

"어제... 비때문인거 같아."

 

지금도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어제밤부터 내린 비는 별장으로 들어오는 전기마저

끊어놓고 있었다. 발전기의 윙윙거리는 소리에 방안은 밝아지고 있었다.

 

"벼락이라도 맞은거 같아. 그래서 전기랑 전화가 다 끊어진 거 같아."

"핸드폰은? PCS도 없어?"

"통화권이탈이야... 너 같으면 이런 산속에까지 되게 하겠냐?"

"일단... 차로 한번 나가보자. 죽은애를 저렇게 둘 수 는 없잖아."

 

내말에 모두들 죽은친구의 시신을 바라보았다. 희뿌연 비닐속에서 그 친구가 우는듯 보였다.

 

 "후우... 안되겠어. 비가 너무 많이 와. 다리가 물에 잠겼어."

 

비에 젖은 나와 친구의 말에... 여자애들의 표정이 무거워졌다. 그녀도... 슬프다...

 

"누구지?"

"무슨 소리야?"

"살인범말야..."

 

죽은친구의 연인... 우린 그렇게 믿고있었지만, 그녀의 말이 우리사이에 큰 파문을

만들고 있었다.

 

"그럼 우리 가운데 범인이 있다는 얘기야?"

"자살일수도 있잖아..."

"넌 등뒤에 칼을 꽂고 자살하니? 우리중에 살인범이 있단 말야!"

 

우리중에... 누구지? 나인가?

 

"무척대고 그런 말 하지마. 누군가 침입했을 수도 있는거니까."

"아무튼 난 누구도 못믿어. 나 혼자 잘거야."

 

결국... 혼자 방을 쓰기로 했다. 죽은 친구여... 그대의 사랑은 이렇게 허물어지고 있군...

 

오늘밤도 비가 내리는군. 이젠 누구도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나역시...

그녀의 모습에 놀라지 않는다. 어젯밤... 혼자 방을 쓰려던 이유가 이거였을까? 죽은

친구가 반가워 할지도 모르겠다. 천장의 등불은 그녀의 체중에 흔들리고 있었다.

 

"자살이지?"

 

나의 그녀는 불안한듯 물었다. 나역시... 살인이 아니길 바라고 있다.

 

"그래... 따라 간걸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자."

 

오늘부터는 방을 각자 쓰게 되겠군.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 별장은 죽음에 젖어 있었다.

 

"이럴때 일수록 든든히 먹어야해. 비가 그치면 시내에 나가는거야, 경찰에 신고하면

모든게 밝혀지겠지. 그때까지만 기다리면 되는거야."

 

냉장고속의 죽은 연인들은? 걔들이 기다려 줄까? 내생각엔... 길동무를 더 원할거 같아...

 

"꺄아아악!"

 

녀석... 비가 그치길 기다렸는데... 사신은 그걸 기다려주지 않았다.  

녀석의 크게 뜬 두눈이 그의 마지막을 짐작하게 한다. 빨랫줄은... 빨래을 너는것 이외에

다른 기능이 있다.

 

"방문을 잠궜어. 분명해. 어떻게... 어떻게 들어간거지?"

 "방문을 잠궈도... 이런 자물쇠는 누구나 열 수 있어... 작은 핀 하나만 있어도 가능한걸..."

"아냐! 아냐! 난 살고싶어. 살아야해!"

 

그녀와 나, 그리고 이제 공포에 미쳐가는 여자친구... 모두들 미칠 것 같은 순간이었다.

그리고... 여자친구는 미치고 말았다.

 

"어디가니! 지금 비가 많이 와서 위험해!"

 

그러나 이미 우리들의 소리는 들리지 않고 있었다. 미친듯이 뛰쳐나간 그녀는 차에 올라탔다.

 

어느새 차는 시동을 걸리고 빗속을 뚫고 갔다.

 

"내가 따라 가볼께!"

"조심해..."

 

이 미친듯한 순간에도... 난 그녀의 한마디에 기쁨을 느낀다. 내차... 무쏘 스페셜은...

 

보험의 혜택을 받아야 할거 같다. 비에 불어난 계곡 한구석에 거꾸로 쳐박혀 있었으니까.

 

"어떻게 됐어?"

"사고가 났어. 아마... 죽은거 같아."

"무서워... 너무 무서워..."

 

이젠 나뿐이다. 그녀를 지켜줄 사람은 나뿐이다. 이 비극속에서...

 

난 행복을 느끼고 있다. 난 미쳤다. 사랑이란게 그런것이긴 하지만... 이젠 발전기도 멈췄다.

어두운 방안에서 그녀와 난 같이 있다. 그녀는 작은 새처럼 안겨왔다. 난 그녀를 사랑한다.

 

비록... 그녀에게 조그만 결점이 있긴 하지만 난 그녀를 사랑한다. 그렇지만...

그녀는 날 사랑하지 않는 모양이다. 슬프다... 그녀의 차가운 표정이 칼날에 비친다.

 

내 눈물도... 친구와 여행을 떠나라. 그러면 그의 모든것을 알 수 있을테니...                                                               

 

 


옮긴이:  smile*at*me
                   
[출처] 공포 [죽음의 여행]|작성자 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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