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ㆍ얼짱ㆍ폐인ㆍ효리…연예계 강타
예전엔 `누드`가 궁금했지만, 지금은 `벗은 이유`를 알고 싶다. 가수 김완선 누드집 중. (사진왼쪽)
`효리 가슴을 갖고 싶어요.` 많은 여성이 `효리처럼`되고 싶어한 한해였다.
[2003 대중문화 결산]<1>키워드로 보는 2003년 대중문화
헤럴드경제는 12월을 맞아 온국민과 희로애락을 같이한 2003년 대중문화를 총 4차례에 걸쳐 결산합니다.
2일부터 매주 월요일 연재되는 결산특집 시리즈는 올해 연예계와 대중문화계의 각종 유행과
이슈, 사건, 사고를 짚어보고 엔터테인먼트산업의 환경변화를 진단하게 됩니다.
독자들과 함께 창의적이고 건강한 대중예술과 부가가치 높은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상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 - 1.함소원ㆍ김지현 등 노출수위 논란
김지현, 하리수, 권민중, 김완선, 베이비복스, 이혜영, 이지현, 이주현, 함소원.
올 한 해 누드집을 발간했거나 모바일로 누드가 공개된 연예인들이다.
1992년 가수 유연실이 '이브의 초상'이라는 제목의 누드집을 발간해 파문을 일으켰던 이후 10여년 만에
연예인들의 누드공개가 봇물을 이뤘고 인터넷, 모바일 등 첨단통신 매체들과 결합돼 새로운 '대박산업'이 됐다.
노출의 수위도 갈수록 눈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 초기 누드가 '세미누드'나 '조금 심한 노출' 정도였던 데 비해
최근에는 '헤어누드' 공방까지 일으킬 만큼 표현수위도 높아졌다.
누드를 공개한 연예인들은 한결같이 "젊었을 때 아름다운 몸매를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누드 제작사 측이나 서비스업체 측은 "일정수준을 넘는 예술적인 영상이나 그림"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용기 있고 당당한 행동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비판여론도 만만치 않다.
돈이 되는 것이라면 두 팔 걷고 나서는 이동통신업체들의 상혼과
'한번 떠보자'는 연예인들의 욕망이 대중들의 관음증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 - 2.잘생긴 얼굴 '얼짱' 신조어 유행
'박한별에서 응삼이까지'. '얼굴이 짱'의 줄임말이자 미모가 출중한 이를 일컫는
'얼짱' 역시 인터넷, 모바일 시대의 새로운 유행을 보여주는 현상이었다.
각 중고등학교에서 유명한 '대표미인'들을 휴대폰카메라나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인터넷사이트에 올려놓은 사진들이 인기를 얻으면, 사진 속의 청소년은 '얼짱'으로 유명해진다.
과거에는 TV나 스크린에 얼굴을 내밀어야만 '대중스타'가 됐지만, 인터넷에 사진한 장 공개됨으로써
팬클럽이 생기고, '스타'로 대접받는다. 박한별,임수정, 남상미 등 인터넷 '얼짱'들이 속속 연예계로 발을 내디뎠고,
영화사나 기획사도 기존의 오디션 대신 '얼짱 선발대회'라는 이름으로행사를 치르기도 했다.
또 최근엔 젊었을 때 사진이 인터넷에 올려지면서 '전원일기'의 응삼이 역으로 유명한
박윤배가 '원조얼짱'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 - 3.열성적인 팬 일컫는 '폐인' 등장
드라마나 스타들의 열혈 팬들을 일컫는 '폐인'도 인터넷 시대의 산물이다.
인터넷 상의 한 디지털카메라 정보공유 사이트에서 처음 만들어진 신조어 '폐인'은, 원래 정상적인 일상을
포기하면서까지 인터넷 서핑이나 게임, 특정 사이트 게시판 업데이트에 중독적으로 집착하는 네티즌들을 가리켰다.
하지만 '폐인'은 곧 '마니아'나 열광적이고 능동적인 팬들을 가리키는 의미로 확대됐다.
그 가운데 '다모폐인'이 가장 유명했고, 올 한 해를 풍미했다.
이서진 하지원 김민준 주연의 MBC드라마 '다모'가 세련된 영상과 매력적인 스토리로
젊은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 드라마의 팬들은 자발적으로
온-오프라인 코뮤니티를 형성하며 드라마 종영 이후까지 식지 않은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영화사들이나 드라마 제작사들은 의도적인 '폐인 마케팅'을 벌이기도 했다.

● - 4.다모ㆍ대장금 등 '퓨전 사극' 인기
사극도 진화한다. 구중심처 궁궐의 피비린내 나는 음모와 권력투쟁을 주로 그리던
정통 사극 대신 현대적인 소재와 스타일로 옷을 갈아입은 퓨전사극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드라마 '다모'는 무협 액션과 매력적인 러브스토리를 뮤직비디오 버금가는 세련된 영상에 담아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대장금'은 요리에 대한 현대인의 관심을 궁중의 권력 암투와 결합시켜 놓았다.
스크린에서도 퓨전사극의 유행은 대단했다.
전통한복을 매우 에로틱한 문맥 속에 가져다 놓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삼국통일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21세기의 한국 사회를 사투리로 풍자한 '황산벌',
조선시대 검객 옷만 걸쳤을 뿐인 변형된 조폭-섹스 코미디 '낭만자객' 등이 잇달아 선을 보였다.
● - 5.불륜ㆍ동거다룬 드라마 영화 봇물
미혼남녀의 동거를 다룬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와 영화 '싱글즈', 남편의 외도를 다룬 '앞집여자',
남편 따로 부인 따로 '맞바람'을 다룬 영화 '바람난 가족'이 세태를 반영하는 작품으로 집중조명을 받았다.
하루에 840쌍이 결혼하고 398쌍이 이혼하는 한국 사회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이혼율을 보이고 있으며, 남녀관계나 성풍속이 급속도로 자유화 개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 여성의 자유로운 섹스행각을 다룬 '맛있는 섹스'나
위기에 처한 기존의 가족관계를 소재로 한 '장화, 홍련''아카시아''4인용식탁' 등 공포영화가 선보이기도 했다.
● - 6.젊은 여성들 섹시효리 따라하기
효리는 올 최고 히트상품 중 하나가 됐다. 마돈나와 MTV 뮤직어워드 무대에서
키스신을 연출해 화제를 뿌렸던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비욘세 등 세계적으로도 '섹시 댄스'가 대중음악계의 유행코드였다.
국내에서도 '10minutes'로 솔로 데뷔한 효리가 '섹시 댄스' 바람을 일으켰다.
효리는 여름에서 가을까지 대중문화 '이상 현상'이라 부를 정도로 말 한 마디, 몸짓 하나도
다 연예전문 매체에 보도됐다. 효리의 눈웃음과 잘빠진 몸매, 섹시 이미지 등이
'핑클'활동 때는 예상 못한 벼락 같은 인기를 가져왔다는 시각도 있지만,
스타에 목말랐던 언론과 외모 중시 사회풍조에 의해 '만들어진 신드롬'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됐다.
또 지나친 성상품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 - 7.잔혹ㆍ엽기ㆍ근친상간 영화 충격
칼이 한 번 춤을 추면 머리가 떨어지고 목에서는 피분수가 솟구친다. 가위로 혀를 자르고, 장도리로 생이빨을 빼낸다.
팔다리가 잘려나가고 손에 못을 박기도 한다. 올해 개봉한 많은 국내외 영화가
사회 금기를 깨는 설정과 잔혹한 영상으로 관객에게 당혹감과 충격을 줬다.
국내 영화의 경우 기존의 사회적 통념으로부터 자유롭고, 미국 유럽 일본 등
다양한 문화로부터 세례를 받은 젊은 감독들이 주역으로 떠오른 것이 이유 중 하나.
사회의 전반적인 자유화, 다양화, 유연화 추세에 따라 영상물등급위원회의 가위질 횟수도 적어졌다.
또 가족해체, 유아살해, 근친상간 등의 설정은 올해 한국 영화가 다룬가장 충격적인 모티브였다.
이에 대해 '표현의 자유와 소재의 다양화''시대와 불화하는 예술 본연의 양태'라는 긍정적 의견과
'기존의 도덕률을 무시한 반윤리적 행태' '상업적인 흥행 노림수'라는 비판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