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좀 황당한 일을 겪어서 이렇게 톡 게시판에 적어봅니다.
시간은 저녁 7시..
오늘은 날씨도 더워서 창문도 열어 놓고, 선풍기도 꺼내서 돌리고 있었는데..
(참고로 저희집은 아파트입니다.)
어디서 익숙한 소리가 들리는겁니다.
바로 교회에서 나온 전도 소리였죠.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뭐 7시에 오고 난리야. 이번에 뭐라고 해서 쫒아낼까. 음..'
대충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저도 옆집도 교회를 믿지 않는데,
아니 웬일로 옆집에서 그 전도하러 온 사람들 하는 말을
다 들어주고 있는 겁니다.
조금 저는 의아에 했습니다.
옆집은 교회에서 오면 문도 안열어주는데..음..
옆집 볼일이 끝나고 예상대로 저희 집으로 오더군요.
'똑~ 똑~'
'계세요? 좋은말씀 전하러 왔습니다.'
'누구세요?'
'계세요?'
문 앞에서 말을 했겄만.. 제 말이 안들리나 봅니다.
그래서 쫒아낼 생각에 문을 열어줬습니다.
아뿔사.. 이럴수가..
한순간에 옆집에서 전도를 들어주던 이유를 알았습니다.
다름아닌.. 미국인 남자 2명이 전도하러 온겁니다.
순간 막막했습니다.
나쁜말로 쫒아내면 한국인의 이미지가 망가질 것이고..
교회를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는 입장에서 들어주자니 조금 귀찮고 짜증나고..
'안녕하세요? 좋은 말씀 전하러 왔습니다.'
(발음은 괜찮더라고요. 한국어도 잘하고..)
'저기.. 저 교회안믿어요.'
'괜찮습니다. 그냥 좋은 말 전하러 왔습니다'
'저.. 지금 너무 바빠서..하하'
'바쁘세요? 그럼 이거라도 받고 읽어주세요. 저 미국인인데 읽어보니까 정말 좋은 내용입니다.'
(좋은 내용 이라고 준 건.. 예수사진이 있는 전형적인 교회 전단지였습니다.)
'아. 잠깐만요. 전화번호 적어드릴게요'
(응?? 무슨 전화번호를 적어준다는건지..)
전화번호와 이름을 적어주는데.. 이름은.. 교회목사 같은데
한국인 이름을 적네요.
그리고는 바이바이 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가고 나서,
참.. '교회가 사람들이 문을 안열어주니까 이제 외국인들까지 동원하는구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사람들 웬지 낮이 익는 얼굴들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 동네에서 봐왔던 외국인들이었습니다.
음...;;;; 한 10년(?) 전이군요.
지금까지 학원 영어강사로만 생각했는데.. 전도사 였네요.;;
그래도 한국인 전도사 보다는 기분이 나쁘지 않네요.
전도사들한테 원래 감정은 없었는데..
전에 어떤 여자 전도사가 찾아왔는데,
제가 문안열어주고, 교회안믿는다고 하니까
문 밖에서 지옥갈꺼라고 전도사한테 저주를 받았던 기억이 있어서.. 하하;;
아무튼 술자리에서 얘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될것같네요.^^
그럼.. 주말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