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때가 언제였던가..
때는 1996년 가을이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Heidelberg 대학을 다닐 무렵이었죠.
가을이라 그랬던지 된장국이 그렇게 먹고 싶더이다.
비싼 월세(450DM)을 줘 가면서 쓰던 단칸짜리 원룸.
냄새가 세어나갈까 겁이나서 신문지(Die Zeitung)로 현관문 틈새를 체우고 주방에 딸린
창문 틈새로 빈틈없이 채웠었죠.
그래도 그 냄새란 것이 세어나가나 봅니다.
항의 인터폰과 무슨 냄새냐며 노크를 연발하는 이웃 사람들 ... -_-+
그때는 그들의 육두문자를 몰랐더이다.
무조건 ..
"Schudigung.. Es tut mir leid..." 의 연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들을 수 없었죠. 지금 기억하는 단어 중에 하나가
바로 이거였죠. 그때 배운 겁니다. "Scheiss(Fuck You)"
그래도 꿋꿋하게 대한의 된장국를 끓여 먹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다음 날이었죠.
친하던 이웃 집 아저씨가 묻더군요.
무슨 냄새였냐?...며
난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네들이 늘 먹는 치즈가 우리들에게는 바로 된장입니다.
당신들이 먹는 그 치즈를 끓인 것 뿐입니다 ... 차라리 치즈를 끊여 먹을까요?"
의아해 하더군요. 그러면서 씨익하고 웃고는 자기네 내외도 한번 먹길 원하더군요.
그걸 주말에 함께 먹기로 하고 손수 음식을 만들었지요.
여전히 같은 반응...
난리치는 인터폰과 이웃 사람들의 아우성...
그러나 이 아저씨의 융통성 있는 설명에 모두들 그냥 가더이다.
아까 내가 하던 말을 그대로 그들에게 전하더군요.
"우리가 먹는 치즈가 한국에서는 이런 냄새가 난다네요"
그런 말을 자기네 사람들이 대신 변호를 해줘서 그런지
그날은 그냥 가더이다.
우리는 맛있게 먹었죠.
된장국를 끓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한국에서 먹는 된장국은 물론 아니죠.
묽게 아주 묽게 끊였던 겁니다.
이웃 집 아저씨 내외 정말 맛있게 먹더군요.
사실 된장국이 몸에 좋은 이유를 설명해 줬더니 수긍하더이다.
독일 사람들이 다 그런 건 아닙니다.
내가 어저께 쓴 글 중에 역겨운 냄새라고 쓴 글이 바로 이 냄새랍니다.
아무리 내가 독일에서 오랫동안 유학생활을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냄새 중에 하나가
치즈 냄새며 독일 사람들 자체에서 나는 독특한 향이 있다는 겁니다.
그걸 합리적으로 저들에게 설득시켜야 합니다.
독일 사람들은 동양 사람들과는 달리 매우 합리적이며 논리적이란 걸 아세요.
갑을논박을 따지려면 나의 잘못된 부분을 그들에게 설득시킬 줄도 알아야 하고
타인의 잘못을 적절하게 지적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논리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것도 하나의 삶의 지혜가 아닐련지요.
그렇다고 무조건 지고 들어가자는 의미는 아닙니다.
나름데로 합리적으로 대처하자는 뜻이기도 합니다.
제가 쓴 글의 의미를 이해하시리라 믿고 여기서 글을 맺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