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린다'는 말로 시작해서 좋지 않은 가족사 몇번 씨부려주고
'너는 다른 여자와 달라' 라며 살살 달래다가
만나보지도 않고 '좋다'고 이빨좀 털어주고
다른 남자 이야기에 발끈하며 질투좀 해주고
다른 남자 만나지마라, 연락하지마라, 남자는 다 똑같다..그렇게 시작해서
열시 넘어서 집에들어가면 화내서 밤새도록 빌게만들고
술마시는거 담배피는거 다 싫다고 술집 근처도 못가게 하고
귀는 한개만 뚫어야 한다, 여자는 여성스러워야 한다, 운동화에 티셔츠에 청바지는 싫으니
샤방샤방한 옷차림이어야 한다, 머리는 긴 생머리가 좋다면서 내 겉모습까지 바꿔놓고
모성본능 팍팍 자극해주시고 안아달라 다독여달라 우울모드 몇번 들어가주시고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 이 감정이 사랑인것 같아'라고 지껄여주시고
5년만 쌈빡하게 연애하고 결혼하자 해주시다가
혼인신고 먼저 해서 살자고 개소리 씨부려주시고 ....
일주일에 네번은 불같이 싸워주고 세번은 아이처럼 천사처럼 자상하게 귀엽게
그러다가 또 싸우고 연락 안하면 걱정은 되는지 내 친구한테 연락해서
나 괜찮냐고 물어봐주시고..
그렇게 꼼짝않던 내마음 기껏 꼬셔서
세상에 너하나만 바라보게 만들어놓고
삼개월 똥줄 타게 기다려줬더니
떠나는구나
떡같은 후달리는 하사새끼....
ㅅㅂ 나 너한테 정말 잘해줬잖아.........
나 너 당직서는 새벽 1시부터 5시까지 잠 안자고 세달 기다리면서 똥빠지게 학교다녔잖아......
근데 왜 니가 떠나고 나니까 이렇게 가슴이 아픈거니
가슴 한 가운데가 뻥 뚫려서 시베리아벌판에 부는 찬바람이 쌩쌩 지나다니는거 같다.
죽겠다 아주. 쿨한척이 안된다.
아직 심장이 뜨겁고 피가 뜨겁고 내 가슴이 뜨거워서
그래서 난 널 냉정하고 쿨하게 잊을 수가 없다.
매일 새벽마다 통화하던 니 목소리가 생각나서.
니가 들려주던 이승기의 '다줄꺼야, 내여자라니까, 삭제' 그 노래들이 생각나서.
병사떠나 5분전을 외치던 니 목소리가 생각나서.
너의 길고 투박하던 손가락, 손짓이 생각나서.
너때문에 일부러 통신사바꾸려고 새로 산 핸드폰만 봐도 니생각이 나서.
책상위에 올려진 널 위해 만들던 곰인형 재료들을 보면 손재주 없다던 니 말이 생각나서.
서랍속에 고이 넣어있던 니 편지가 생각나서.
지갑을 열면 묵묵히 날 쳐다보던 너의 사진이 생각나서.
병들 교육시킬때 목소리 멋있다고 했더니 40분동안 전화로 교육내용 들려주던 니가 생각나서.
마트에 가면 니가 좋아하던 맥스봉 옥수수맛에 니가 또 생각나서.
초콜렛, 사탕 다 안먹으면서도 마이쮸는 눈 뒤집고 좋아하던게 생각나서.
나는 곰이라서 연어랑 잘어울린다며 연어초밥 먹으라고 협박하던게 생각나서.
니 이름 붙여서 기르던 토마토나무를 보면 생각나서.
그 토마토가 빨갛게 익어서 엄마가 '토마토먹어라!' 할때 생각나서.
수줍어서 우리엄마 생일날 생신축하한다 말 한마디 못하던 부끄러워하는 니가 생각나서.
작은 눈으로 눈웃음치며 생글거리던 모습이 생각나서.
정복 입고 있는데 단추 사이로 런닝 보여서 가려주던 내 모습이 생각나서.
예쁜 팬티 많다고 사진찍어 보내주던 모습이 생각나서.
손관리는 잘해야한다며 핸드크림 열심히 바른다는 모습이 생각나서.
손톱은 항상 깔끔해야 한다며 바짝 짜르던 모습이 생각나서.
해안근무 설 때 바닷가에서 내 이름 적어서 사진찍어 보내준 사진이 생각나서.
생리통때문에 아프다고 하면 약안먹는다면서 오히려 화내던게 생각나서.
너의 길다란 팔, 길다란 다리로 나 툭툭 건드리던게 생각나서.
너무나도 해맑게 웃으면서 나한테 장난치던 모습이 생각나서.
중대장 순찰 끝났다면서 문자하던 새벽 두시가 되면 생각나서.
니가 준 계급장.. 뺏지.. 그리고 내 손가락에 꼭 맞던 반지까지
버리지도 못하고 상자에 넣어두기만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니 생각나서 ....
너랑 장난치다가 팔뚝에 주먹만하게 들어버린 멍을 보면서..
이 멍이 다 지워질때까지는 내 가슴에 멍도 지워지지 않을것같아.. 옘병.
잊어야 하는데, 이젠 그만 떠올려야 하는데
자꾸 핸드폰에 저장된 너의 문자들, 너와 통화했던 음성녹음메시지들.
이 뜨거운 심장때문에 지우지 못하고 있어...
미안하다고, 딱 그 한마디면 돼.
나 그럼 깨끗히 정리하고 조금은 웃을 수 있을 것 같아..
미안하다고 한마디만 해주면 안되니?
최소한 비겁하고 더럽고 치사한 사람으로 기억되지는 말아줘.
세상에 자랑하고 싶던, 자랑하면 다른 사람에게 빼앗겨버릴것만 같던,
그런 사람이었잖아, 나한테만큼은.
넌 나만의 우주였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