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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의눈으로 북미를 보다 - 마치며 -

황소의눈 |2003.12.07 07:26
조회 153 |추천 0

<여행 후기>----------------


2002. 10. 9(수)

  손으로 쓰는데 한 주일, 워드로 치고 다듬는데 또 한 주일이 걸렸다. 쪽수로 37쪽, 내 생애 가장 길게 썼던 것이 일본 기행 ‘짧은 여행 길게 보내는 법’의 23쪽이었는데 이번에 기록을 경신한 셈이다. 일과 후 학교와 집에서 피곤한 몸을 채근하며 글을 쓰고 워드를 치곤 했다. 문인들이 산고라는 말을 쓰던데 공감한다.

  아직도 냉장고에 둔 채 개봉을 아끼고 있는 그림의 포도주 RIVERVIW! 그 포도주를 보면 Niagara 폭포와 Quebec의 밤을 떠올리게 된다. 퇴근하며 보니 실낱 같은 초승달이 서쪽 하늘에 걸려 있다. 미국의 첫날 밤 초승달도 저랬었지...아득한 과거 같고 엊그제 같다.

                         Je Me Souviens!

  미국으로 떠날 땐 기록 담당자가 있어 내가 기록할 필요가 없었고 글 쓰는 수고가 싫어 메모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여러 뭉치의 사진들을 보고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사진으로 기록할 수 없는 것을 글자로 기록해야 한다는 강박에 몰리게 되었다. 사진과 기억에만 의존하여 오류가 많을 것 같다. 

        딸의 질문처럼 숙제가 아니라면 왜 이렇게 애써 쓰는 걸까?

                        누가 이 글을 읽고

                        그리움에 가슴 떨며

                             울어줄까?      

                                .......


2002. 10. 13(일)

  아무리 찾아도 퀘벡 화보집이 없다. 말로말 글로만으로는 전할 수 없을 것 같기에 몬트리올 노트르담 성당 앞에서 샀는데 아쉽다. 대한항공으로 전화해도 비행기 안에 분실물은 없었다니... 

  미국에서 돌아오니 미국 특집 10부작을 방송했는데 밤늦게 했기 때문에 시청하지 못했으나, 영화 Witness는 볼 수 있었다. 뉴욕에 있을 때 타임 스퀘어에서 저격 살인 사건이 있었는데 요즈음 워싱턴 일대에서 연이어 저격 사건이 터져 워싱턴이 불안에 떤다니....

  뉴욕 센트랄 파크 주변 아파트가 보기에는 그래도 수십 억원의 고가이고 장식에도 또 그만큼 들였다는데 엊그제 뉴스에 센트랄 파크를 전망할 수 있는 한 아파트가 200억원 짜리라고 나왔다. 그런데 그 중 1/3은 전망 값이라고 한다. 우리도 요새 파크 뷰니 리버 사이드니 하는 게 전망 값 폭등의 시작은 아닌지 투자자들은 유의 요!  

  서울경찰청이 순찰차로 50대의 미제 Taurus를 구입하기로 하였다. 무역마찰, 미군범죄 부각은 한미 관계에 손상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해져야 한다. 일본과 독일이 자국 주재 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그들이 힘이 없어 그러겠는가? 영국이 힘이 없어 미국의 오른 팔 역할을 떠맡겠는가?

  어려울 때 달려오는 친구가 진정 친구다. 대부분의 '친구'는 달려오지 않는다. 믿음을 쌓아 놓아야 한다. 너무 가깝게 붙은 덩치 큰 친구는 좀 위험스런 친구이다. 좀 떨어진 친구, 힘 있는 친구, 반드시 달려올 친구가 필요하다.

                     ‘친구는 친구하기 나름이다’ <필자 생각>

                               

2002. 10. 16(수)

  어제 밤 뉴스에 워싱턴 일대의 경계 속에서도 11번째 저격으로 또 한 여자가 희생되었다. 그 여자가  F.B.I 요원이란다. 경찰과 미국이 조롱 당하는 것 같다. 모든 행사가 연기되었고 자동차 주유도 인접 도시에 가서 한단다. F.B.I.는 물론 군 병력, 정찰기도 동원한다는 보도다. 더구나 저격 장소가 우리가 학교 방문했던 버지니아주의 Fallschurch라니 섬뜩한 생각도 든다. 미국의 뒷모습은 이런가?


2002. 10. 18(금)

  어쨌든 가필에 자꾸 손이 가 쪽수가 늘어간다. 다듬는데 열흘이 넘어간다. 드디어 본기 39쪽 후기까지 42쪽이 되었다. 내 평생 뭘 써서 42쪽이 되긴 처음이다. 직원들이 뭘 그렇게 열심히 연구하느냐고 묻는다. 도대체 새벽에 일어나, 어두워진 사무실에 남아, 집에서 밤늦게 컴퓨터 앞에서 내가 왜 이렇게 열심인가? 이런 적은 요즈음 없었는데...

  어제 텍사스라는 광화문의 맥주 집에 같더니 수많은 맥주병들이 쌓여있고 분위기가 아메리칸 스타일인데 옛 팝송을 여자 가수가 부르는데 솜씨가 좋아 박수를 쳐주었다. 그 중에는 West Virginia 운운 하는 노래도 있어 Luray 동굴 가던 길이 생각났다.

  New Haven의 마이너리그 프로야구단이 인기를 끈다는 TV 보도가 있었다. 그것도 더블A 등급의... 치열한 선수간의 생존 경쟁으로 매년 선수의 반이 바뀐다고...5년된 한 선수의 꿈은 트리플A 등급의 팀으로 가는 것... 공장 지대만 보이던 New Haven에도 사람사는 지역이 있구나...

  이제 여행 끝난지 한 달이 된다. 그 때의 배부른 달도 한달 전과 같다. 시간처럼 망각도 빠르다. 망각으로부터의 저항이 기록이 아닐까? 무수한 기념물, 박물관, 인명 따라 붙인 지명, remember, souviens...

  어쨌든 이걸 쓰느라 상상 속에서 여행을 한번 더 한 셈이 되었다. 아니 앞으로도 이걸 읽으며 또 상상 여행을 되풀이 할 것이다. 지도, 사진과 함께...                

2002. 10. 23(화)

  워싱턴 연쇄 저격은 13번째다. 희생자는 버스 운전사. 모두 10명 사망에 3명 중상, 뉴스에서는 휴교하는 학교도 있단다. 범인이 현장에 1000만달러를 줄 것과 수사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두 번째 메모를 남겼다고, 첫 번째 메모를 무시해서 5명이 더 희생되었다나?


2002. 10. 25(금)

  워싱턴 연쇄 저격사건 용의자 2명이 체포되었다.

  경찰은 미 동부시간으로 24일 새벽3시 수퍼 강도사건의 용의자로 지문을 남긴 자를 수배하던 중, 3시간만에 메릴랜드주 한 주차장의 청색 시보레 승용차 안에서 자고 있던 흑인 2명을 저항없이 체포했는데 M16 소총을 민간용으로 개조한 부시매스터 반자동식 소총과 부착 망원경을 가지고 있었다.

  한 명은 40대 흑인으로 걸프전 참전용사인데 가정불화로 망가졌고, 다른 한 명은 17세된 자메이카 출신의 불법체류자로서 여러 차례 강도 행각을 벌였다. 경찰은 수배하던 흰색 닷지차에 백인만을 목표로 검문하는 바람에 이들은 검문을 10번이나 통과했다. 탄도 검사 결과 범행에 사용한 소총의 탄도와 I일치한다고 한다. 40대 주범이 이슬람교로 개종, 개명한 탓에 이슬람 테러 조직과의 관련도 조사하게 된다.

  범행의 단서는 17세된 범인이 ‘나는 신이다. 몽고메리 강도 사건을 보라.’고 협박하면서 1000만달러를 송금하라고 요구한 메모를 남긴 데서 비롯되었다. 협박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범죄 경력을 들먹인 실수를 저질렀다. 그 강도 사건 때 지문도 남겼었다. 아무래도 어린 탓이겠지. 범행 주 무대인 메리랜드주가 미성년자의 사형을 금지하기 때문에 사형이 가능한 버지니아 등으로 검찰 공소권이 인계되리라 한다. 어쨌든 3주일간 미국 동부를 공포에 떨게 한 워싱턴 연쇄 저격 사건이 해결되었다. 나도 안심이 되니...

  10월 31일로 44쪽이 되었다. 


                                <끝>

 

그 연쇄저격 범인에게 사형이 구형되었다고 합니다.

그 동안 참고 읽어 주신 네이트 여러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로서는 1990년 중국, 1999년 일본에 이어 세번째 인데 그 때마다 기행글을 적었고 지리산 설악산 기행도 있습니다 그냥 버려두기 아까워 모두 장터에 내놓을 예정이니 앞으로 더 큰 인내심으로 읽어 봐 주시기 바랍니다. 참, 이번 겨울에 베트남 하롱 bay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를 갈 예정입니다. 이번에도 쓰게될지 제 자신도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3. 12. 7  황소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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