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은 처음 써보네요
제 생에 가장 황당하고 웃긴 인연이 하나 있는데 갑자기 그게 생각나 심심하던 차에 올려봅니다.
때는 2006년12월31일 PM 10시경. 약 2년전쯤이네요.
연말에서 새해로 넘어간다는 들뜬 마음에 친구들과 모였죠.
근처 친구네 집에서 0:00분이 되는 새해를 기념하는 조촐한 파티를 하기로 약속하고
몇몇 친구들과 피시방에서 스포를 하며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총질을 하고 있는데 문자가 띠리링 오더군요
"동훈아, 내일 스케이트장 가기로 한거 미안한데 못갈거같아...."
읭?동훈?...
전 그당시 21살 여자였습니다. 잘못온문자구나 하고 그냥 덮고 지나가려 던 차
평소 장난기가 많았던 전 다시 휴대폰을 열고 답문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아..그래 뭐 사실 나도 스케이트 장은 별로였어"
혼자 키득키득 거리고 다시 총질에 집중하던 차 다시 온 문자
"정말 미안해..애들이 남자애들이랑 스케이트장 가기 좀 불편하데서....미안해 동훈아~~"
어라 얘 진짜 속는구나...계속 장난기가 발동했습니다..
"아니야 그럴수도 있지 뭐. 그리고 나는 지원이라고 해"
뭐라고 올까..내심 생각하고있던 차 또다시 온문자
"......-_-장난하지마 김동훈"
"장난아닌데? 난 김동훈 아니고 문지원. 문.지.원이라고 해"
"......-_-너 진짜 장난하지말라구 전화한다???????"
"그래 전화해바 ㅋㅋ 지금 당장"
뭐라고 전화올까 정말 너무 재미있어서 혼자 키득키득거리고 있는데
10여분이 지나도 문자가 없길래 아~그냥 씹혔구나 하고있었습니다. 그런데 온 전화
"어? 진짜 전화했네? 봐 나 김동훈 아니라니까. 나는 지원이라고 해"
"................................."
"왜 말이 없어 어쨌든 확인 끝났으니 새해 잘 보내렴~"
".....................거짓말하네...김동훈 너 장난치는거지 죽을래..?"
"...-_-야 어따대고 죽을래래. 나 21살이거든? 너 몇살이야! 딱봐도 내가 언니같구만"
"..........푸하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21살이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슨...목소리는 초딩 남자애같아가지고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_- 그래요 제 목소리가 좀 허스키하구..잘못들으면 초딩남자애같을수있어요
그런데 너무 전화로 웃어제끼는겁니다..기분이 폭삭 상하더군요
"이바여 나 진짜 21살 맞거든요... 나 참 어이가 없어서. 그쪽은 몇살인데 이러나?"
"나?...17살..ㅋㅋㅋㅋ 근데...진짜 21살이...............야........요....?"
ㅋㅋㅋㅋㅋ이거 정말 재밌더군요
"그래 나 21살이다 언니야 언니 이게 조그만게. 어쨋든 그럼 이만 끊는당"
그렇게 전화를 끊었는데 문자가 오더군요
"............죄송해요.....전 김동훈이 장난치는줄알고......"
"아니에요~ 뭐 그럴수도있죠~ 새해 잘보내요~"
이랬는데 계속 문자를 꼬박꼬박 답문해주더군요
귀차니즘이 강한 전 이쯤되면 그냥 씹을법도 한데 저도 너무 재밌는 인연같다 싶어서
계속 답문을 보내주었습니다
그렇게 새해가 되고 새벽 다섯시까지 서로 이러쿵 저러쿵 문자 주고받다 어느덧
우린 상담까지 해주고 있고...그러고있더군요.. 지금 생각해도 황당하네요.
그리고 그렇게 연락이 끊겼는가...
그뒤로도 그친구한테 계속 문자가 오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언니언니 하는게 귀엽기도 하고
그래서 답문 보내주고 하다가 메신져도 등록하고 일촌도 맺어주고 그아이의 고민상담
남자친구이야기. 학교이야기. 기타 등등 들어주며 조언도 해주고 그런 사이가 되었습니다.
거의 한달동안 그렇게 한번 잘못 온 문자를 인연으로 매일같이 전화 문자를 주고 받다가
어느샌가 생각해보니 연락이 끊겼더군요. 한 2주쯤 됬을때 아 그러고보니 요즘
그아이한테 연락이 없네~ 싶었는데 갑자기 문자가 주르륵 오더군요
언니 정말 실망이라구 어떻게 2주동안 연락이 한통 없었냐고..자기 입원해서 핸드폰 뺏기고
연락 못했는데 언니한테 문자왔는데 씹었을까봐 계속 맘에 걸려하다 핸드폰 받아서 봤는데
내 연락이 없어서 서운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 그러냐..미안하다 어디 아프냐..
이렇게 하고 나서 그아이도 많이 서운했던건지 뭔지 그뒤로 연락 간간히 하다가
제가 핸드폰 잃어버리고 새로 바꾸느라고 그 친구와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습니다
2006년도 당시 안산?안양? 생긴지 얼마 안된 고등학교 1학년 생이던 친구였으니
지금은..벌써 고3이겠네요. 이제 수능도 얼마 안남았는데 언니가 너 수능 치면
술한잔 사주고싶은데 연락이 될 방법이 없네
고3인데 공부 열심히 잘하고있을거라 믿어 한번쯤 만나보고싶다
우리 너무 재밌는 인연이었잖아 ? ㅋㅋㅋㅋ
갑자기 톡보다가 생각난 재밌는 인연.
사람 인연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는거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