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자마자 외국 나가 살던 오빠네가 들어와서 부모님과 같이 살다가 이번에 분가를 하게 됐습니다.
결혼할 때 아무 선물도 안 했었기에 이참에 결혼선물 하는 셈 치고 세탁기 사주기로 했죠.
드럼 세탁기보다 요즘은 다시 보통 세탁기로 돌아가는 추세라고도 하고,
여기저기 검색해보니 엘쥐전자 통돌이세탁기가 대세라고 해서 며칠간 모델검색, 가격검색 끝에 1*번가에서 주문했습니다. 결제금액은 정확히 45만8백원. 솔직히 다른 데보다 싸긴 했어요.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근 10만원까지.
구매평가에 배송이 너무 느리고 연락도 안 된다는 얘기가 많이 있었지만,
웬만한 사이트에선 다 올라오는 얘기이고 (너무 인기가 많은 모델이어서 제조와 수급에 시간이 걸린다함)
또 생각보다 빨리 배송이 됐다는 평들도 중간중간 있어서 이사일보다 2주 쯤 여유있게 주문했습니다.
게다가 판매자 주소지가 용산으로 되어있었고, 'Big셀러'라고 하니 믿어도 되겠단 생각이 들었구요.
이틀 쯤 지나자 사이트에서는 '배송중'인 걸로 나오고, (실제로는 배송아니라고 제품정보에 써있었음)
이후 2주 동안 판매자에게서는 어떤 연락도 없었습니다. 전혀. 네버.
열흘 쯤 지나서부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판매자 연락처로 전화 해 봤지만 통화중이거나 안 받거나.
마침 인테리어 공사가 일정이 좀 늘어져서 (오빠가 사람 안 쓰고 직접 하느라) 기다리는 데 조금 더 여유가 있긴 해서 다행이다 싶었구요.
주문 후 3주되는 날, 1*번가에서 날아온 메일 한 통. "구매확정 되었습니다."
그런 경우도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구매확정 됐다고 하니 급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어
다시 한 번 판매자에게 전화 시도. 웬일? 직원이 전화를 받는 겁니다.
여차여차해서 확인차 전화 걸었다 하니 전화 받던 남자, 당황한 목소리로..
"네? 어, 저... 이거 물품 생산이 중단돼서 판매가 불가능하니까 구매취소하라고 문자 보냈는데 못 받으셨어요?
-,.-;;; 레알 황당.
"못 받았는데요. 받았으면 제가 3주나 이러고 기다렸겠어요?"
"어... 저희가 확인하고 연락 드릴께요."
다음 날까지 24시간이 지나도록 연락 없길래 불안한 마음으로 다시 전화 걸었습니다.
다른 직원이 받더군요.
이러저러해서 확인 전화 주기로 했는데 연락 없어서 다시 걸었다 하니 또 똑같은 얘기.
"ㅇㅈ전자에서 제품 생산이 중단돼서 #()*%ㅛ&!^% ....."
"글쎄 그 내용은 들었는데 저한테 확인하고 전화 주신댔거든요."
"그럼 담당 직원한테 전화 드리라고 전할께요. 지금은 자리에 없어서요."
한 시간쯤 지났을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또 똑같은 얘기. 이쯤 되면 좀 화나죠.
"그래서 어떻게 하라구요?"
"지금 그 모델은 구할 수 없구요, 다른 모델은 구해드릴 수 있는데 차액은 8만원 정도 나와요. 그 금액 내시면 다른 모델로 보내드릴께요."
"전 돈 더 낼 생각 없으니까 같은 모델이든 다른 거든 빨리 물건이나 보내주세요."
"아, 제가 판매자도 아닌데 이러시면 저도 중간에서 곤란해요. 어차피 쌍방간에 커뮤니케이션 잘못해서 생긴 일인데..."
"네?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 전 잘못한 거 없어요. 판매자 아니면 누구신데 저한테 전화하셔서 이러세요? 판매자한테 직접 전화하라고 하시던지, 아니면 빨리 물건 보내라고 전하세요."
보아하니 자기네 실수로 나한텐 연락도 안 한 것 같은데,
3주나 기다린 사람한테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도 없이 되레 큰소리 치는 게 완전 어이 없었고,
말하는 뽄새로 봐선 제대로 처리될 것 같지도 않아서 1*번가 고객센터에 문의하기로 했습니다.
전화 연결 안되고, 1:1 메신저는 대기자 있어서 연결 안된다고 계속 튕겨져 나가고.
결국 이메일로 구구절절 설명해서 문의했습니다.
다시 만 하루를 기다려도 판매자건 11번가건 아무 연락 없었습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상담원과 통화를 시도했습니다.
이러저러한 상황에서 판매자는 이렇게 하라는데 난 환불을 바라지도 않고 돈 더 낼 생각도 없다,
그러니 어떻게든 내가 세탁기를 빨리 받을 수 있도록 11번가에서 중재를 좀 해달라고.
어리고 앳된 목소리의 상담원, "제가 판매자에게 연락해본 후에 고객님께 전화 드리겠습니다" 하더군요.
다시 만 이틀이 지나고. 세탁기 주문하고 만 4주 되는 날. 오빠네는 당장 주말에 이사한다는데.
결국 고객센터에 전화하고, 원래 통화했던 상담원 찾아서 전화연결되는 데 또 네다섯 시간 지나갔습니다.
"요청건으로 판매자와 연락을 해 보았는데 추가금 결제 없이는 다른 물건도 못 구한다고 합니다.
고객님께서 환불을 원하시면 1*번가에서 고객님의 불편에 대해 2,500포인트 적립해 드려도 되겠습니까?"
............ WHAT??? ......................
"장난하십니까? 환불할 수 없다고 처음부터 얘기했을텐데요. 근데 제가 2천5백원 받자고 며칠을 기다리고 전화하면서 중재요청 했겠습니까?"
상담원이랑 얘기해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책임자랑 통화하고 싶으니 연결해달라 했습니다.
(그 때가 금요일 4시 11분) 월요일에나 전화준다는 거 오늘 내로 전화달라 했더니
"시간 양해 부탁드립니다" 똑같은 말만 10번. 와, 진짜 속터지더군요.
내가 강아지 소리로 짖고 있니, 지금? 하는 생각이 절로 들 만큼.
한 시간쯤 지나 5시 26분, 고객지원실 팀장이라면서 전화왔습니다.
"고객님의 주문건에 대해서 이렇게 이렇게 진행되었는데 요렇게 해결을 원하신다고 하셨는데, 판매자는 그렇게는 해결이 어렵다고 하고, 저희로서도 도움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상담원이 2천5백 포인트에 대해서 말씀드린 건 규정상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최대한입니다" 라는 내용으로 불라불라.
아, 참. "엘쥐전자와 삼성전자의 경우 워낙 수요가 많아서 제 때 수급이 어렵고, 온라인 주문과 오프라인 주문의 유통구조가 달라서 물량이 달릴 경우 오프라인 주문쪽으로 물량이 빠지기 때문에 어쩌구 저쩌구
#$)*@ㅛ*@)ㅛ^*..." 하는 얘기도 있었어요.
"저기요.. 소비자가 그런 유통구조에 대해서까지 다 알고 주문을 해야 하나요?"
통화를 하면 할수록
이 사람들 과연 판매자한텐 나한테 하듯이 이렇게 설득을 해보긴 했을까?
하는 의심이 들어서 더욱 괘씸하더라구요.
게다가 내가 거진가요? 2천 5백점이 큰 시혜를 베푸는 거임? 진짜 어이가 없었죠.
다시금 당신이랑 얘기해서 달라질 것 없을 것 같으니 책임자랑 통화하고 싶다고 하니
"제가 최종 책임권자입니다"
"네? 상담원 위에 팀장이 최고 책임자라구요?"
"네"
"고객지원실이면 고객지원실장님 계시지 않나요?"
"그 분은 이런 일로 통화업무 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이 일에 대해선 제가 최종 책임자로, 다른 누구와 통화하셔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그래도 실장님과 통화를 하고 싶은데요."
"어떤 용무로요?"
"세탁기 건은 그렇다쳐도, 1*번가의 이런 시스템에 대해서는 얘기를 좀 해야겠어요."
"확답은 드릴 수 없구요, 일단 제가 확인은 해 보고 전화드리겠습니다."
여기까지 통화하는 데 30분도 넘게 걸렸습니다.
금요일 저녁, 진은 빠질대로 빠지고 약은 오를대로 오르고.
조금 뒤 6시 15분쯤 다시 고객센터 번호로 걸려온 전화. 어라? 설마 벌써?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안녕하십니까, 1*번가 고객지원실 분쟁조정담당 *** 팀장입니다. 요청하신 건에 대해서 제가 책임자라 전화드렸습니다."
무슨 팀장이 팀장을 관리하냐 물었더니 자기가 선임팀장이라 그렇다고. 일단 패스.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ㅆㅂ루!ㅎ&%0"
"솔직히 일이만원짜리 물건도 아니고, 가벼운 팬시용품도 아니고, 세탁기 기십만원 들여 주문하고 이런 상황인데, 팀장님이라면 어떻겠습니까? 그 상황에서 2천5백점 말씀하시는 게 저한테 보상이 된다고 생각해서, 아니면 제 불편한 감정이 누그러지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시는 말씀입니까?"
"솔직히 그런 말씀은 드리는 게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다른 물품 구매하실 수 있도록 저희가 가격 검색을 도와드린다든지 하는 태도를 취했어야 했죠."
"좋습니다. 그럼 제가 지금 *** 선임팀장님과 통화를 해서 달라지는 상황이 있습니까?"
"그런 건 없습니다."
"그럼 약속대로 고객지원실장님과 통화 연결해주세요."
"그 분은 이런 업무 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그럼 선임팀장님 직통 전화번호라도 알려주세요."
(이미 퇴근 시간을 넘긴 시점이라 저도 대충 정리하고 끊고 싶었거든요)
"제 번호를 알려드려야 할 의무도 없고, 알려달란다고 다 알려주는 번호가 아닙니다."
응??? 이건 또 뭔 소리??? 헐~
"고객지원실장이 이렇게 강력하게 컴플레인 거는 부분에 대해서도 응대를 안하신다면, 이건 직무유기 아닙니까? 그럼 대체 그 분은 무슨 일 하십니까?"
"고객님 그럼 막말로 저희가 다른 직원 시켜서 고객지원실장이라고 해서 전화드려도 안 믿으실 거 아닙니까?"
"믿을테니까 그럼 막말로 그렇게 하세요. 전 그렇게 해서라도 '고객지원실장'의 사과를 받아야겠습니다."
여기까지가 또 20분간 통화한 내용.
결국 고객지원실장이 전화를 주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처음 발단이 된 내용부터 여태까지 경과된 진행내용에 대해서 사실대로 다 보고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지원실장이 통화를 거부할 경우 선임팀장이 다시 전화주기로 하고 끊었.습니다.
주말 지나고, 월요일 퇴근 시간이 다 돼가도록 당근 실장은 물론이고 선임팀장도 연락 없습니다.
자기가 진상짓 해놓고 뭔 자랑이라고 여기서 이러냐.. 생각하는 님들도 분명 있겠지만,
절 열폭하게 만든 이유를 정리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첫째, 판매자가 자기의 실수와 잘못에 대해서 변명만 하고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는 점.
둘째, 사과를 안 할 거면 책임이라도 져야 함. 어떻게든 물건을 찾아서 보내줄 생각은 없고,
더군다나 전화협상조차도 제3자를 통해 하려 함.
참고로, 여전히 내가 주문한 것과 같은 모델을 판매중인 온라인 사이트/판매자만 해도 여럿있음.
셋째, 1*번가의 구매자에 대한 불성실한 태도.
처음부터 내가 원하는 해결방안을 분명하게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자가 그건 안된다고 하니 환불을 원하면 환불해주겠다' 라며 환불을 유도, 대충 엎고 가려 함.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고가의 생필품(굳이 당장 필요하지 않는데 45만원 들여 세탁기 주문하는
사람 있음?)에 대해서 적절하지 않은 조절책임.
넷째, 고객의 전화상담 따위의 업무는 하지 않으시는 실장님과,
실장님께 혹시라도 누를 끼칠까 전전긍긍하며 고객한테 막말 해대는 충성된 직원들의 무례함.
그럼,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이 문제의 해결 과정은
첫째, 판매자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성실함을 보였어야 함.
"저희 실수로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같은 물건을 보내드리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았지만,
현재로선 저희가 구할 수 있는 물품이 없었습니다. 다른 모델을 구하려면 8만원 가량의 차액이 발생
하는데, 그 차액을 지불하시면 최대한 빠른 시일안에 받아보실 수 있도록 조치하겠습니다."
둘째, 물론 제3자가 아닌 해당 업장에서 직접 전화를 했어야 함.
셋째, 1*번가는 "이런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여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더 죄송하게도, 이런 상황에
서 저희가 직접 보상해드릴 수 있는 시스템이 아직 마련돼있지 않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리며 이번
일을 토대로 규정과 시스템을 재정비하여 추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습니다."
넷째, "고객지원실장님과 직접 통화는 어려우실 수 있습니다만, 고객님의 상황과 불편한 심정을 최대한 보
고하여 혹시라도 저희가 추가적으로 지원해드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너무 이상적인가요? 고작 온라인 사이트에서 물건 구매하면서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겁니까?
이 글을 쓰는 도중, 선임팀장으로부터 전화받았습니다.
고객지원실장님과 통화는 불가능하며 실질적으로 환불 이외의 처리방법도 없다고.
환불처리 해달라고 하고 전화 끊었습니다.
어차피 예상했던 결과였고, 내가 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결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대로 덮고 넘어가진 않을 참입니다.
내 돈 주고 물건 사면서도 여기저기서 이렇게 형편없는 대우를 받는 건 진정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
무료배송해준다, 무료반품해준다, 연예인이 직접 배송해준다, 할인혜택 팍팍 준다, 광고는 겁나 해대면서
막상 구매자 관리, 판매자 관리 이렇게 하는 시스템에 그저 당하고만 있긴 너무 억울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