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0살 아줌마 6개월 차 이제 백수 막 되는 직딩녀입니다.
남편은 33살, 저는 30살 소개팅으로 만났쬬~
사귀고 8개월되었을때쯤부터 결혼이야기나와서 딱 1년 하고 4개월 되던차에 결혼했어요.
5월 8일 양가에 효도한셈이죠 ㅋㅋ
톡톡 판을 읽어보니, 음, 슴체~ 많이 나오는데... 저도 대세를 따라볼랍니다.!
먼저,
29살의 자타공인 동안의 애교가 좀 많은 .... 하지만 성격은 몹시 냉정하고, 칼같은 나.
서울에서 나름 괜찮은 대학나와서 웹디자이너 일 잘 하고 있는, 연봉도 쫌 괜찮은~.
동갑내기 친구보다, 나보다 1~7살까지 많은 언니들 틈바구니에서 나름 예쁨 받고 있는 그룹에 있음.
그렇다보니, 시집간 언니나 친구들 시집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너무 훤함.
너무 지랄맞은 시어머니부터, 무관심하고 철이 덜 든은 시어머니,
너무 과한걸 요구하는 어머니등. 아주 가지가지 스토리가 많아서
그런 이야기 들으면, 바로 사랑과 전쟁 프로를 보는듯 함.
이미 26살이후론 그닥 남정네 향기를 맡을 기회도 없었거니와
당췌 결혼에 가당치도 않은 것들만 홍시감 찔러보듯 하니
제대로 된 만남을 급 진행시킬 수조차 없었음.
나름 지방에서 건실하게 사시는 우리 부모님 입장에서는
매년 명절 혼자내려오는 나를 아주 못마땅하게 여기심.
맨날 제사하고 나면, 솥뚜껑 누룽지긁듯 시집가라고 박박 긁으심..
사람에 치여, 남자에 치여, 그냥 정내미떨어져 부모님께 독신선언을 해버림..
헌데, 이게 왠일.?
2009년 1월 1일.
혼자있던 나를 안쓰럽게 여긴 언니가 새해 선물로 소개팅을 건네주심.ㅋ
이 이후로 나의 삶은 반짝 반짝 해지는 것 같음.
결혼은 족쇄요... 여자의 지옥이라고 부르짖었던게 약간 낯팔림...;;.
<시어머니>
우리 시어머니가 우선 보통 분이 아니심.
없는 살림을 나름 동네에서 손가락에 들만큼 일구신 분임.
그런데 며느리 한테만은 욕심없고 사랑이 지극한분이심,
결혼한 날부터 6개월이나 지난 지금도 10일에 한번씩 지방에서 직접 난 채소나,
집 앞 홈플러스에서 구한 야채, 직접만든 반찬을 맨날 택배로 보내주심.
이유는 내가 장보기 힘들것같다고.;;;
인사드리는 날부터, 정말 하나하나 아껴주시는데,
결혼하고 처음 맞는 생일에 지방에서 생일상을 택배로 보내주셨음.
11첩 반상임. ㅠ_ㅠ 감동의 쓰나미~
거기에 용돈과 함께, 친필 편지를 보내주셨는데,
귀여운 애들같이 케익도 그리시고,(초도 3개나 그려주심) 귀여워서 한참 받고 흐뭇했음.
한번은 내려가니, 겨울 다가온다고 정장용 긴치마를 선물해주심.
내가 필요한 물건 기억해뒀다가 맨날 저렴하게 샀다며, 보내주심 ..ㅋ
(책상커버, 레이스 도일리, 밥상 덮개, 예쁜찻잔 등...)
집에 쌀이 묵은것같으면 햅쌀로 바꿔주시고,
묵은쌀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떡볶이 떡을 만들어주심..
평생 귀걸이라는 것은 하지도 않는 분이, 내가 선물한 귀걸이는 하고 다니심.
딸도 같은 동에 사는데, 딸 반찬은 안줘도 우리집 반찬은 매주 보내주심.
지방이라 보낼때마다 수고스러운데, 약간 죄송함..
한번은 같이 온천에 같이 갔었는데,
어머님이랑 둘이 탕에 들어가려니 첨이라 너무 쑥쓰러웠음.
하지만 어머님이 바로 친정어머님 모드로 돌변..ㅋ
원래 살이 뽀얗고 좀 통통한 편인데, 물에 잘 불려주시더니,
팔,다리,등짝 다 때 벗겨주심.;;; 아.... 완전 민망~~ㅎㅎㅎ
너무 힘쓰시게 한것같아 죄송하여 맛사지며, 때며 밀어드리려고 했는데..
기운좋게 등 딱 밀어드리고 나니, 당신은 수영하러가신다며, 냉탕가서 즐기심;;;
나오면서 오빠한테 살짝, 통통해도, 뱃살은 없다며, 예쁘다고 칭찬도 날리심. ㅋ
상쾌하다고 "더위사냥"도 사주심.. 정말 우리 엄마같음..
대게가 시장에 있으면 한 박스 사서, 쪄주시는데,
살 발라먹을때 항상 내 앞에 3~4개씩 껍질 벗겨주심.
죄송해서 괜찮다고 하면, 내가 요령이 없어서 많이 못먹는다고
당신이 직접 발라주심..오빠보고 너는 와이프 안챙기고 뭐하냐며 한마디 거드심;;
내가 알밤을 좋아함.
근데 찐밤을 까먹는게 좀 귀찮은 일임???
알밤찐거 힘겹게 티스푼으로 긁어먹는 날 보시더니,
바로 그 담주에 찐밤 한주머니를 알알이 다 벗겨서 올려보내주심. 아~~ 어머니~~
앞으로 2일 후면 회사를 그만둠.
회사 스트레스로 몸이 쩔어서, 이젠 몸 만들고 아기가지려고함.
이렇게 된 날 보고 어머님은
"결혼 후 네 의지와 상관없이 이렇게 일을 그만두게 되서 얼마나 섭섭하니...?
일 하는걸 좋아한다고 들었다만, 사람이 몸도 챙겨야한다..
돈도 경력도 좋지만, 너의 행복이 우선이다.
네가 결정했으니 맘 편하게 먹고, 오빠랑 아껴가면서 예쁘게 살아라.
나는 결혼하고 혹시 눈치로 그만두고, 네가 섭섭하고 맘 불편할까봐 물어봤다."
나는 앞으로 백골난망하게 은혜를 갚아야함.
<시아버지>
정말 원래 여자한테 매우 젠틀한 성격을 가지신 분.
마음약하고, 정이 넘쳐서 있는거 없는거 다 퍼주심;;;
시댁에 내려가는 날엔, 2층을 오빠랑 나랑만 사용하는데,
혹시라도 불편할까봐 전화로 불러주시는 센스..
시집가서 아침잠 많은 나는 한번도 9시 전엔 일어난적이 없음..
일부러 깨우지도 않으시고, 식사시간도 나한테 맞춰서 자연스럽게 진행됨.
너무 죄송해서 최근 마지막으로 내려간 날 6시 반에 일어났음.
어여 올라가라며 말리시는거 만류하고, 집안일 도와드렸더니,
고맙다고 자연산 송이(집에 송이산이 있음)를 30개 정도 주셨음...
당연히 시댁가서 하는걸, 고마워하시니 너무 죄송했음.
나한테 전화 한번 받으면, 너무 신나서 하루종일 싱글벙글 자랑하고 다니신다고 함.
과실주나 홍시, 송이 같은게 나면, 우리 친정집에 항상 깜짝 선물로 보내주심.
친정엄마는 덩달아 회사에서 부러움의 대상이 됨.
나는 그냥 1주일에 3~4번씩 전화통화하는것 말곤,
제대로 용돈도 드린적 없음... 요즘 자금상황이 좋지않음..ㅋ
하지만, 공손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려고 노력하고있음.
내가 생각하는것과 달리 엉망인 집안도 많지만, 건실하고 행복한 집안도 많은것 같음.
그래서 독신을 부르짖던 시크하 도시녀인 나도 결혼 예찬론자가 되었음.
결혼하고 보셈. 행복한 일이 가득할지도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