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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에서 만난 그녀 (1)

예비군3년차 |2010.12.22 22:59
조회 1,361 |추천 1

3년전 제대할때쯤 있었던 일이

갑자기 생각나서 써봤습니다.

 

 

 

 

 

 

 

 

 

 

 

 

 

시작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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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년 어느날 포상휴가 복귀하다 생긴 일임.

 

때는 1월 2일인지라 혹시나 자리가 없어서

 

말년에 탈영될까바 두려워 미리 예매를 해 두었고,

 

이상하게 매번 걸리던 1x 칸이 아니라 7번째 칸이 걸렸음.

(복선의 시작)

 

 

 

 


KTX를 여러 번 타본 결과 내 옆자리에는

 

항상 '아저씨' 아니면 '투명'스러운 그녀가 타기에

 

* 개인소견 : 아마 거꾸로 매달아도 돌아간다는 기가막힌 시계를 보유하고 있는

                 국방부에서 군인들 사고치지 말라고 좌석을 그렇게 짜는듯

 

이번에도 당연히 그럴 것 이다 라고 스스로 체념하며 기차에 올라

 

내 자리를 찾아가는데,

 

 

 

 

오마이갓, 이게 무슨 경사임??????짱

 

 


 

 

 

내 자리 4A 옆 4B에는 말도안되게 아리따운 처자가 앉아있었음.

 

비록 아리따움의 기준은 주관적 요소가 더욱 크게 작용하지만

 

객관적으로도 아리따웠음 (이 라고 믿고 싶음..)

 

 

 

 

역시 군생활 착하게 하니까 말년에 이런 운이?? 등의 별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표를 몇번이고 확인해 보았지만

 

역시 유능한 국방부님이 전산오류 따위 낼리가 없었음.

 

 

 

 


난 그래서 심호흡을 하고 그 처자에게

 

내 자리에 올려둔 짐을 치울것을 요구하며 내 자리에 앉았음

 

 

 

 

조금 늦게 탔던 터라 기차는 바로 출발했고,

 

출발과 동시에 나는 상상속에서 그 처자와

 

이미 사이좋게 손을잡으며

 

서로 계란을 까 '먹여'주고 있었으며,

 

이런 과도한 상상으로 고혈압으로 쓰러지려고 할때쯤

 

 

 


이 처자가 두리번 거리더니 빈자리로 가버리는것임 -_-

 

그래서 난

 

 "아시발꿈." 하며

 

과도한 에너지소모로 인한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

 

잠을 청했음

 

 

 

 


열차는 달리고 달려

 

용산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광명'역에 도착했고,

아까 그 처자 때문에 잔뜩 긴장했다 풀어져서 인지 잠이 몰려왔음

 

 

 

 

 

졸면서 광명역에서 타는 사람들을 봤고,

 

그 처자가 앉아있던 자리의 주인이 타면서

 

내곁으로(?) 컴백했음.! (역시. 착한 군생활.드립)

 

 

 

 

 


다시 심장의 RPM이 높아지는 것을 느낄때쯤..

그 처자의 핸드폰이 울렸음.

전화 받는 목소리는 애교가 약간 섞인 전라도 사투리였고

난 본능적으로 [우리부대=전라도]라는 공식을 머리에 떠올리며

최소한 익산에서 내리겠지? 그렇다면 적어도 2시간은

나와함께 라는 '변태'같은 계산을 하고 있었음 

 

으흐흐흐흫ㅎㅎㅎㅎㅎ... ,ㅡ,ㅡ


 

 



그러나 '천안아산역'을 기점으로 이 처자는 대책없이 자기 시작했고

나를 의식해서 인지

 

기차가   처자와 나의 사이를 돈독히 해주기 위해

 

급커브를 도는 순간에도 (그러니까 내 쪽으로 쏠리는 구간이라는 뜻임)

 

성인군자와 같이  척추를 반대쪽 90˚로 꺾고 자고 있었음

 

 

 

 


처음엔 "에이~ 자세도 불편한데 곧 일어나겠지" 라고 생각하였으나

그 생각은 서대전과 함께 뒤로 날려 버리고,

엄마가 챙겨준 오랜지 나누어 주며 그걸 빌미로 말을 걸어볼까 라는

아름다운 공상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려보냈음.

 

* 참고 : 용산 - 광명 - 천안아산 - 서대전 - 익산 - 등등등 이런순서임)

 

 

 


결국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혼자 먹겠노라며 오렌지를 까는 순간!!!

이 처자가 벌떡! 일어나는 것이 아님???????

 

 *참고 : 네이버 웹툰 정열맨이 "오징어덮밥!" 하듯이 일어남


순간 혹시 내가 오렌지 까다가 팔꿈치로 스킨쉽을 해서인지 의심했지만

그건 아닌것 같았음

 

 

 



껍질이 왜이리도 단단한지 한참을 걸려서야

 

겨우 오렌지를 깔 수 있었고,

이 처자는 첫 쩝질 조각을 벗기는 순간부터 일어나더니

그 척추 90˚도 신공은 어디갔는지 눈을 말똥말똥 뜨고

오렌지를 집중해서 쳐다보기 시작했음.

 

 



그 처자의 뜨거운 시선으로 오렌지가 익을때쯤

 

나는,아니 정확히 내 머리속은


그냥 반으로 뚝 갈라 남자답게

 

"먹어볼래요? 맛있는데." 라고 주면 어떻게 나올까?

혹시 "저 그런거 안좋아해요" 라고 하거나

혹은 '더러운 군인아저씨가 주는건 못먹어' ㅡㅡ;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수천번 머리속에서 그 전라디안 보이스와 함께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으나

결국 오렌지를 반 이상 먹을때까지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마침 오렌지가 맹맛이여서 1/3가량 남은것을 잠시 방치해 두었음.

 

 



그런데 이때

이 처자가 부시럭 거리더니 발 밑에 있던

 

부피가 제법 큰 상자를 꺼내는 것이였음.


얼핏 신발상자 같아 보이길래 별 신경 쓰지 않았으나

상자 안에는 내 팔통만한 롤 케익이 들어있었음

 

 



처음엔 "그냥 잘 있나 보려고 이겠지"라고 생각했으나

그 생각은 처자가 거칠게 롤케익의 비닐을 뜯는 순간 사라졌음

이 처자는 비닐을 뜯더니 옆에 멀정한 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으로 한조각씩 무식하게ㅡㅡ 떼어먹었음

 

 

 

 

 

오호라


"맡불작전인가?" 라고 생각하여

 

나는 지지않기 위해 최대한 시선을 주지 않고

창밖의 풍경을 보았음 (하지만 롤케익의 향긋한 스멜이란..)

 

 

 

 


기차가 터널 구간을 지날 때

 

창문에 정말 복스럽게 먹고있는 그 처자가 비쳤고,

목이 마른지 가슴을 치며 먹고있었음

왠지 하는짓이 애 같아 보였지만 풍기는 분위기가 어려보이진 않았고

게다가 누나에게 22년간 여자 관찰하는 스킬(?)을 전수받은지라

내 판단이 틀릴리 없다고 생각했음.

 

 

 



그 처자가 목말라 허우적 거리고 있을때 난 정말 오렌지라도 먹고

갈증을 해소하라도 주고싶었지만 내 머리속 시뮬레이션에서는

"롤 케익 먹고싶어서 주는 오렌지!"라는 계산이 나와


이도 저도 못하고 구경한 하고있었음

 

 

 

결국 꾸준한 침삼킴과 위의 연동운동으로 빵을 넘겨버린 이 처자는

빵을 다시 발 밑으로 내리고,

 

움직이기 불편한지 앞에 내려져 있던  책상을 접으려고

위로 제껴서 아래로 밀어넣고 있었음

 

 

 

순간! 내 머리속을 스쳐간 이미지가 있었으니..

책상 제일 안쪽에 놓여있던 책상색과 비슷한 그 처자의

 

울트라 슬림한 핸드폰!!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이 처자는 짜증이 났는지 더욱 강하게 힘을 주었고,

내 귀에는 핸드폰 으스러지는 소리가 커져만 갔음


 


평소에 전자기기를 보물 다루듯 하는 나로써는

(절대 처자한테 관심이 있어서임! 절대!!)

 

도저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음!

 


 


그래서 난 드디어 처음 말을 걸기로 했음

 

꺼져가는 울트라슬림한 한 핸드폰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아주 남자답고 용감하게!!!!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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