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내 눈을 자극한다.
끄응으...으응
힘겹게 한쪽 눈을 찡그리며 뜨고 시계를 내려다 본다.
A.M. 10:30
이라고 표기된 탁상 시계가 보인다.
!@#!!!!@#!@#!
이런 젠장!
기숙사 생활을 하는 나. 화장실과 샤워실은 통로 중앙에 있다.
황급히 방문을 열어 젖히고 샤워 도구를 챙긴채 샤워실로 향한다.
어차피 남자들만 사는 곳. 팬티 차림으로 돌아다녀도 상관 없으니 양 손엔
옷가지와 수건, 세면도구만 챙긴 채.
그리고 미칠듯한 손놀림으로 5 분만에 샤워실 문을 쾅 하고 닫고 방으로 돌아와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황급히 두 계단씩 뛰어 내리며 기숙사 1층까지 내려간다.
현재 시간 10 시 50 분. 수업 시작까진 10 분 남았다.
전력 질주해서 가고 싶지만, 공학동까지 가기엔 두 개의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미칠듯한 계단, 그리고 그 후에 기다리고 있는 언덕!
계단에서 전력 질주를 하면 언덕에서 기운이 빠진다.
반면 언덕에서 뛰자니 계단에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래서 고민 끝에 난 계단은 두 칸 씩 올라가고, 언덕에서는 좀 빨리 걷는 것이
최적이라고 판단하고 실행에 옮긴다.
난 공돌이니까.
10 시 58 분.
마침내 수업 장소에 도착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많아야 30 ~ 40 명. 이 중 친한 친구들이 있는 곳에 앉아서 수다를 떤다.
그리고 당연스레 공돌이 개그를 치고 서로 웃고, 그걸 이해하는 서로가 안쓰러 슬퍼한다
그 사이 교수님이 들어오신다.
이 시간 대 수업은 열역학...피 토하는 학문이다.
교수님은 MIT 에서 석박 과정을 5 년 안에 끝마쳤다고 한다...
그런 분 눈에 우리같은 양민들은 어떻게 비칠까?
외계어가 시작되었다.
'엔트로피 이스 더 원 오브...'
이정도까지만 들린다. 그 이후엔 내 뇌의 용량을 초과해 자체 필터링 된다.
어쩌다 보니 수업이 끝났고.....
이런 식의 수업은 하루 중에 있는 수업의 개수를 n 이라고 했을 때, n 과 동일한 수만큼 존재한다.
이런 젠장....내가 이렇게 돌머리였던가.
기숙사로 돌아온다.
하아........도대체 뭘 공부한거지?
공부를 해야하는 건 알겠는데...일단 이 답답한 마음을 풀기 위해
친구들을 불러 모아
위닝
스타
카오스
를 시전한다......
목이 좀 뻣뻣한 것 같아서 고개를 돌리다 보니
바깥에 붉은 노을이 보인다.
근데 음??......내 방은...동향 아닌가??
..........아침 여명이다.
친구들도 굳고 나도 굳는다.
이제 자자.
그래.
잠자리에 든다.
이런 생활은 대학생활이 끝날 때까지 동일하게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