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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믿지 못 하는 이유

김영아 |2010.12.30 13:56
조회 2,888 |추천 2

 

연말연시. 누구나 적어도 한 군데 이상은 술 약속이 잡힐 만큼 빡빡한 시기입니다. 특히 차가 있는 사람들은 차를 갖고 나갈까 말까 많은 고민을 하죠. 여기서 두 가지 갈림길이 있으니, “맘 편히 차 갖고 나가서 술 좀 먹더라도 대리운전 부르면 되잖아?” 혹은 “맘 편히 차 두고 나가서 버스 타고 들어가자”가 되겠습니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이 차를 가지고 나갔다 술자리에 가서 대리운전을 부르게 되는 경우도 있고요. 옛날과는 다르게 엄청나게 커진 대리운전 시장 덕분에 대리운전은 하나의 음주문화의 마지막 코스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대리운전이 만사 OK가 될 수 있을까요?

 

사례 1
새 차를 뽑은 A씨는 연말에나 볼 수 있는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차 자랑을 하고 싶어 술 걱정은 잊은 채 무작정 차를 가지고 나갑니다. 가죽 냄새도 안 빠진 새 차가 걱정되니 술은 자제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나가게 된 모임 장소. 뻔쩍 뻔쩍한 새 차를 보니 친구들이 부러워합니다. A씨는 기분이 좋은 나머지 결심은 온데 간데 없고 부어라 마셔라 하기 시작합니다. 그 때 머릿속을 스쳐가는 자신의 애마. 뭐 사장님 기분 낼 겸 이 참에 대리운전을 이용해보도록 합니다.
술자리가 끝나고… 대리운전 기사에게 자기 집을 목적지로 설정해줍니다. 드디어 부릉부릉 출발. 신호도 잘 지킵니다. 과속 카메라 잘 지키네요. 근데 좀 이상합니다. RPM을 보니 4~5천까지 신나게 밟는군요. 이런 아직 길들이기 중인 1000km도 안 탄 새 차인데! 정신을 차려보니 집에 와 있었고… A씨는 대리운전 기사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친구들한테 그 얘기를 해줬더니 다들 ‘용자’라고 칭해줍니다. 세상에 어느 누가 새 차를 대리운전 맡기냐고 하면서… 차가 고장난 것은 아니지만 A씨는 하루 종일 찝찝하기만 합니다.

 

사례 2
거하게 한 잔 하고 코가 비뚤어진 채 습관처럼 대리운전을 부르는 B씨. 평소에는 대리운전 기사를 예의주시 하며 갔었지만 오늘은 왠지 제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 보입니다. 집에 어떻게 왔는지 기억도 안 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차 키도 제대로 갖고 있고 오면서 사고는 안 났던 것 같아 아무 생각 없이 출근하기 위해 차 문을 엽니다. 그런데 핸들 옆에 덜렁거리는 무언가가… 대리기사가 깜빡이 레버를 분질러놨나 봅니다. 이런 제길… 분명 식당에서 소개해준 대리운전 기사였던 것 같아 전화를 해봤지만 모르겠다고만 합니다. 공임비 포함해서 대리운전에 쓴 비용 3배의 돈이 수리비로 나가고 맙니다. 둘러 보니 뜯어 놓은 담배 몇 개피 남은 것도 사라졌네요. 일주일 뒤에 과속카메라에 예쁘게 찍힌 B씨의 차 모습과 함께 돈 내라는 종이도 받게 됩니다.

 

사례 3
평소 C씨는 대리운전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이 있어 술을 먹어도 차를 두고 가면 갔지 절대 대리운전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어김 없이 송년회 자리에 나갔지만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두 번도 아니고 매 번 이러기냐 하는 친구들의 항의에 결국 술을 마시게 됩니다. 친구들은 대리운전을 부르라고 하지만 “안돼 대리운전은 폭탄이나 마찬가지야”라면서 고집을 부리지만 “요즘 다 보험 들어서 사고 나도 안전하대 그냥 맘 편히 생각혀~” 란 말에 결국 부르고야 맙니다. 핸드폰으로 보험번호랑 기사이름이 적힌 문자도 오네요. 다시 한 번 확인 차 “아저씨 보험 들어 있죠?” 란 C씨의 질문에 당연한 것을 묻느냔 듯이 귀찮은 말투로 “네” 하는 대리운전기사. 그렇게 출발하려던 찰나 도로에서 먼저 달려오던 차량과의 접촉사고. 순간 당황스러우면서도 화가 났지만 대리운전기사의 보험을 믿어보자 생각하고 수습 후 집에 옵니다. 그리고 다음날 보험 처리 때문에 연락을 했더니… 대리운전 기사가 들은 보험으로 전부 해결이 될 줄 알았는데 1차적인 책임은 차주에게 있다면서 대인 사고는 대리운전 보험으로 커버할 수 없다고 합니다. 상대 차주는 목 잡고 병원에 누워 있습니다. 피가 거꾸로 솟는 C씨. 그렇게 C씨의 자동차보험은 할증을 기약하며 새해를 맞습니다.

 

사례4
나름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D씨의 차는 수동 미션. 게다가 대리운전을 불러본 적이 없는 그는 차를 갖고 나간 뒤 결국 술을 마시고 첫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도착한 대리운전기사. 운전석에 앉습니다. 그런데 인상을 살짝 쓰며 하는 말이 “저 수동운전 잘 못 모는데요” 앗차. 전화할 때 수동이라고 얘기해주지 않았던 것이 화근이었나 봅니다. 다시 전화해보니 20분은 기다려야 된다고 하는군요. 하는 수 없이 그래도 운전해달라고 하여 출발도 제대로 못하고 픽 픽 꺼지는 시동. 차는 요동을 치고.. 어찌 저찌 출발을 하게 되었지만 가는 내내 시동 꺼짐과 변속타이밍을 못 맞춰 차는 전쟁터 나가는 탱크마냥 요동을 치고 맙니다. 그 뒤로 D씨는 차를 오토로 바꿨다나 뭐라나…

 

요즘 DMB를 보면 대리운전 광고가 전체 광고의 절반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엄청납니다. 그만큼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죠. 예전보다 더욱 체계적이고 고객을 위한 서비스 측면에서도 많이 발전하였습니다. 10번 이용 시 1번 무료 같은 서비스들도 있지만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전 운전자 보험가입과 같은 내용이 핵심인 경우가 많습니다. 시장이 커짐에 따라 소비자가 마음 편히 찾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인데 실제로 같은 가격이면 보험이 확실한 쪽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문제는 보험 가입이 되어 있다 하더라도 절대 만능은 아니라는 것.

대리운전기사의 보험을 통해 사고보상이 처리되는 과정은 꽤 골치 아픕니다. 특히 꼭 알고 있어야 할 부분은 대물사고의 경우 대리운전기사의 보험으로 처리가 가능하지만 대인사고의 경우에는 1차적으로 차주의 보험으로밖에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대물사고의 경우에도 대리운전기사가 2~30만원 정도 자기 돈을 책임비로 내게 되어 있어서 보험처리를 기피하려 애쓰다 신경전이 오가는 일도 잦습니다.

그나마 사고 시 보상을 받으려면 꼭 보험 가입이 된 기사를 불러야 합니다. 큰 업체의 경우에는 신청하고 나서 핸드폰으로 기사의 이름과 보험번호를 문자로 보내주기도 합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출발 전에 꼭 확인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주차까지 확실히 대리운전기사에게 맡겨야 합니다. 차주는 취한 상태이기 때문에 핸들을 잡는 순간 음주운전자가 되어버리기 때문이죠. 어처구니 없는 사례를 소개하자면 차주와 대리운전기사가 시비가 나서 도로에 차를 방치한 채 기사는 휙 떠나버렸는데 차를 빼려던 차주를 음주운전자로 신고해서 잡혀간 경우도 있었다고 하니 결코 방심해서는 안됩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길거리의 무작위 대리운전은 특히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험 가입이 안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며 차주가 술기운에 정신을 차리지 못할 경우 차를 자기 장난감과 놀이터마냥 함부로 다루는 경우가 꽤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 차에 문제가 있을 경우 보상을 요청할 연락처도 없게 되는 폭탄인 것이죠.

 

업무 특성상 대리운전을 자주 부를 수 밖에 없다면 자동차보험에 대리운전 특약이 있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리운전 이용 시 기사가 보험을 들지 않았더라도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대리운전을 쓰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겠죠? 술자리가 잦을 수 밖에 없는 연말 연시, 음주운전은 절대 금물인 것을 잊어서는 안되며 대리운전을 부른다는 것은 ‘그 까짓 거’라 생각하지 말고 정말 차를 갖고 나가야만 하는지부터 신중하게 생각해 봅시다.

 

오토씨블로그 ( http://autocstor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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