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190E는 콤팩트 카의 정의를 내리는데 커다란 획을 그은 명차입니다. 특히 코스워스 엔진을 장착한 E190은 말이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이 모델을 값어치 있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린 Bimmer를 두토막 내어 트럭으로 개조하는 이들도 보았으니까요. 러시아의 벤츠 오너가 자신의 190E를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90E’로 재탄생 시켜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차주는 E190의 뒷부분을 싹둑 잘라 차체를 짧게 줄이고, 차고를 오프로드의 성격에 맞추어 리프트 했습니다. 너무나도 차와 어울리지 않는 불바는 오프로드카의 성격을 강조하려는 의도인 듯 한데요. 자동차의 스텝바로 사용되는 파이프를 잘라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E190의 모든 부품을 재활용하여 차를 재작한 것은 아닙니다. 타이어와 휠은 E클라스를 사용했지만 테일 램프는 중우한 멋을 주기 위해 S클라스의 것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얼핏 보기에는 차량의 컬러가 무광의 맷블랙(Matt black)으로 도색한 것처럼 보이는데요. 제작차는 ‘스텔스 컬러’라라고 주장하지만 차체의 질감과 냄세(?)로 유추해볼 때 차체에 타르덩어리를 입힌 것으로 판단됩니다.
차체 상단에 보이는 루프 스포일러는 스케이드 보드로 만든 것이라는 데요. 빨간 줄무늬를 덧칠해 브레이크등의 역할도 한다고 하네요. 예술작품으로 재탄생 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시련을 껶은 E190 인데요. 다른 모델에서보다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모델이 가지는 가치가 더욱 크기 때문 입니다.
E190 모델은 C클라스의 전신이 되는 모델입니다. 1982년 메르세데스 벤츠는 기존 컴팩트 클래스E200 보다 작은 소형 세단 E190시리즈를 발표합니다. 벤츠에서의 콤팩트 클래스의 의미는 S클래스에 비해 소형이라는 의미로 190시리즈는 진정한 의미의 소형 세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190 뒤에 붙는 E 는 MPFI (인젝션) 엔진을 의미합니다.
1970년대 초에 들어 닥친 오일쇼크와 미국의 배기가스 규제 속에서 190E의 탄생이 우연이라 보기는 힘듭니다. 이전모델 E200(W123)에 비해 차체의 사이즈를 과감하게 축소합니다. 하지만 E200모델과는 동일한 4기통 2리터 엔진을 사용하여 연비의 효과를 극대화 했습니다. BMW는 모델이 토크로 차량을 구분 하지만 벤츠는 배기량을 모델의 이름으로 사용했었죠. 하지만 벤츠는 이러한 전통을 과감히 깨고 2리터 엔진을 사용했음에도 190이라고 명했습니다. 하지만 모델명 뒤에 배기량을 표시해서 기존의 틀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190시리즈에는 1997cc급 105마력 190E 2.0L과 2.3리터 136마력 190E 2.3L 등으로 표기를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1990년에 500대 한정 생산된 190E 2.5-16 에볼루션2 모델은 190E 시리즈의 절정을 보여주는 명품이었습니다.
190E 2.5-16 에볼루션2 모델은 2.5리터 16Valve 4기통 엔진에 235마력을 뿜어 냅니다. 지금은 그리 놀라운 성능이 아닐 수도 있지만 0~100 Km/h를 7.1초 내에 주파하며, 최고 속도는 250Km/h 입니다. 20년전에 생산된 차량성능을 요즘 생산되는 모델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의 서킷은 양산차를 개조한 투어링카들의 격전지였습니다. 특히 DTM 이나 뉘브르클링24시와 같은 경기는 190E 에볼루션2와 BMW E30 M3 모델의 선두다툼이 치열했습니다. 하지만 DTM 경기에 출전하는 차량들이 양산차의 성격을 잃어가며 퓨어 레이싱카의 모습으로 변하게 되자 협회가 개입하게 되면서 97년이 후 대회가 사라지게 됩니다. 또한 190E 모델 역시 데뷔10년만인 1994년 C클래스에 바톤을 넘기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혹시 길을 가시다가 리어윙이 차체만큼 높이 올라온 오래된 벤츠를 마주치게 되시면 ‘누가 벤츠에다 이런 만행을.’.. 이렇게 생각하진 않으시겠죠. 190E가 서킷을 종행무진 누비던 옛추억에 한번쯤 빠져 보세요. 운전자에게 칭찬 한마디도 꼭 잊지 마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