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스타일 파워 업!
조준우(멀티숍 무이 바이어) 밀리터리 룩을 세련되게 소화하는 건 남자들의 ‘로망’ 같은 거다. 특히 ‘클래식’ 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핵심 스타일이다. 1914년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 장교 군복에서 탄생한 트렌치 코트는 밀리터리 룩의 핵심 아이템으로 다양하게 진화되었다. 이번 시즌 역시 트렌치 코트에 기반을 둔 밀리터리 코트들이 강세다. 단, 달라진 점은 단추가 부각되고 실루엣이 강조되었다는 것.
과거 딱딱한 견장에 직선적이고 강한 느낌의 디자인과 달리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의 투철한 창의 정신으로 탄생한 밀리터리 코트는 다채로운 실루엣이 돋보인다. 잘록한 허리선으로 날렵한 피트를 강조하거나, 부드러운 어깨선 처리로 유연하면서도 넉넉한 실루엣을 보여준다. 때로는 가죽 소재에 니트를 패치워크한다든가 퍼 장식을 덧대는 등 소재의 믹스 매치를 통해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나의 쇼핑 리스트 1순위에 올라 있는 코트는 바로 랑방의 블랙 코트. 지퍼 디테일로 바이커적인 요소를 곁들인 이 코트는 타이트한 가죽 팬츠와 매치하면 모던하면서도 터프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이 밖에 버버리 프로섬의 골드 버튼이 돋보이는 묵직한 카키색 밀리터리 코트나 가죽 벨트로 코트의 풍성한 실루엣을 살린 살바토레 페라가모 컬렉션은 밀리터리 초년생들이 참고할 만한 좋은 사례다. 이들의 컬렉션을 교본 삼아 스타일링을 시도할 땐 다음 두 가지를 기억할 것. 첫째, 되도록 슬림한 피트의 팬츠를 선택하라. 둘째 투박한 스터드 장식의 부츠나 과도한 와이드 벨트 등 밀리터리 아이템은 절대 금물이다. 자칫 과해 보이기 십상이니까. 여기에 큼지막한 백팩이나 잘 빠진 부츠를 함께 매치하면 더욱 활동적이고 세련된 밀리터리 룩을 연출할 수 있다.
차분하고, 편안한 블랙 코트의 매력
오충환(매거진 <M Premium> 디렉터)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미니멀리즘의 대표 컬러가 블랙이었던 것을 상기해보라. 블랙 코트 스타일링만큼 단순 명료한 것도 없다. 컬러 매치를 고민할 필요도, 특별한 액세서리를 찾을 필요도 없다. 블랙 코트에는 블랙 팬츠가 제격이다. 밝은 컬러 팬츠는 블랙이 주는 묵직하고 담백한 균형감을 단박에 무너뜨린다. 화이트 셔츠로 심플한 컬러 매치를 활용하는데, 때론 블랙 스웨터나 터틀넥으로 올 블랙 무드를 연출하기도 한다. 난 값비싼 캐시미어 대신 겨울철 만능 엔터테이너인 울 소재를 주로 선택한다. 블랙이 주는 무게감으로도 버겁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캐시미어와 나일론 소재가 섞인 실용적인 옷감들이 많이 출시되어 선택의 폭이 넓어진 편. 가볍고 따뜻하며 심지어 관리까지 편하니 일석이조 아닌가. 블랙 코트에는 주로 스웨터와 셔츠를 입곤 하는데, 이때 ‘덜어내기’에 집중한다. 즉, 색감과 걸쳐 입는 옷의 개수를 줄이려 노력하는 것. 과도한 색의 조합이나 억지로 끼워놓은 듯한 액세서리에 집착하지 않고 제대로 된 핏을 연출하기 위해 노력하자. 재킷이든 코트든 남성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강직하고 단단한 어깨선이 아닌가. 과도하게 넓을 필요도 없지만 힘을 실어주는 패드 없이 축 처진 것도 보기 싫다. 자연스럽게 툭 떨어지는 느낌으로 연출해보라.
가끔 코트의 소매 밖으로 셔츠나 재킷이 튀어나오게 스타일링하는 경우가 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스타일 가이’로 평가받는 이들이 아니라면 절대 시도하지 말 것. 블랙 코트는 차분하고 편안하게, 그리고 단순하게 연출하는 것이 키 포인트다.
달콤 쌉싸래한 캐멀 코트
이혜진 (<STYLE.COM> 패션 에디터)캐멀 컬러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단정한 소년처럼 안아주고 싶다가도, 때론 중후한 노신사처럼 근엄해진다. 이 부드럽고 상냥한 컬러가 이번 시즌 패션 키워드 중심에 우뚝 서 있다. 먼저, 귀여운 소년이 되고 싶은 날엔 마르니 컬렉션을 눈 여겨볼 것. 일단 브라운 셔츠에 그레이 울 타이를 단단히 매고 그레이 수트를 입는다. 그런 다음 앞코가 둥근 옥스퍼드 슈즈를 신고, 팬츠를 롤업해 경쾌한 체크 양말을 살짝 드러낸다. 여기서 포인트는 바로 먹음직스러운 레드 컬러 모자. 영국 소년처럼 단정하고 클래식한 옷차림에 명랑한 반전이랄까. 에디터조차 탐나는 앙증맞으면서도 귀여운 캐멀 코트 스타일링이다. 30대 이상 남자들에겐 폴로 랄프 로렌의 캐멀 코트 스타일링을 추천한다. 보기만 해도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지는 캐멀 코트는 정중한 신사의 매력을 극대화시킨다. 옐로 스카프와 블루 스트라이프 셔츠에 악센트를 주고, 스웨이드 소재 태슬 로퍼로 클래식한 매력을 배가했다. 별다른 액세서리 없이도 깔끔한 클래식 스타일. 좀더 트렌디한 룩을 선호한다면 프라다 컬렉션이 제격이다. 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는 전체적인 실루엣의 재해석을 통해 감각적인 룩을 선보였다. 여자들의 ‘배꼽 티’를 연상시킬 정도로 타이트하고 짧은 니트에 푸른 셔츠를 곁들이고 톡톡한 울 소재 캐멀 코트를 매치한 것. 그녀가 제안하는 캐멀 코트 스타일은 어딘가 모르게 부자연스러우면서도 매력적이다. 뭐라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발상의 재해석’이 이뤄낸 결과는 무척 세련돼 보인다. 올 겨울 끝자락에서 에디터는 다시 한 번 외친다. “지금은 캐멀 컬러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