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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보안법

대한민국 |2011.01.17 12:37
조회 92 |추천 0

어느 별에 범들이 평화로이 살고 있었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다른 동물들과 화합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우주에서 약탈로 먹고 살던 해적들이 이 별에 도착하였습니다.

범들에게 총을 들이대고 보물을 내 놓아라 윽박질렀습니다.

범들이 맞서 싸우자, 해적들이 쉽게 보물을 강탈해 갈 수가 없었습니다.

총을 가진 해적들은 숫자에 밀려서 별의 반쪽만 지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해적들은 보물이 적은 쪽, 남반구를 지배하게 되었답니다.


해적들은 남반구를 지배하는 새로운 법을 만들었습니다.

그 법에 이렇게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남반구 범의 주적은 해적이 아니라 북반구 범이다.”

남반구 범들은 해적들에게 집을 빼앗기고 먹을 것이 부족하여 허덕이게 되었답니다.

하나 둘 동족을 배신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배신의 대가로 집과 먹을 것을 얻었습니다.


그러자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배신했던 극소수의 범들은 개로 변했습니다.

개로 변신한 범들은 해적의 말을 잘 따랐습니다.

개들은 해적들에게 탄압당하는 대다수 남반구 범들에게 이렇게 윽박질렀습니다.

“남반구 범의 주적은 북반구 범이다. 해적은 우리의 우방이다. 우리를 잘 살게 해 주니

우리는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된다.”

해적들은 북반구는 악마가 지배하고 있다고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그들은 훈련 중에 몰래

남반구 범들을 죽였습니다. 간계를 눈치 채지 못한 남반구 범들은 북반구가 침략해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북반구에 총질을 해대기 시작했습니다.

전쟁으로 쑥밭이 된 이 별은 남북으로 갈려 서로 원수지간으로 증오하게 되었답니다.


해적들은 범들이 믿었던 ‘호신’의 이름을 빼앗아 가서 해적경전에 번역해 넣었습니다.

이때부터 ‘호신’은 범들의 신이 아니라 해적신이 되었습니다. 해적들은 해적신이 되어 버린

호신을 이용해서 범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베풀었습니다.

마음의 평화를 얻은 범들은 호신만을 암송하였습니다.

‘이 땅의 주인은 호신이다’ 그들은 이렇게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호신은 본래의 범들의 신이 아니라 해적 경전 속에 있는 ‘해적신’이었던 것입니다.

마음이 편안해지자 이들은 해적들을 구세주처럼 받들기 시작하였습니다.

해적의 지배법에 복종하는 개들에겐 법대로 으리으리한 집과 맛있는 음식이 잔뜩

주어졌습니다.


대다수 범들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우리는 범이지 개가 아니야. 북반구 범은 우리의 동족이지 적이 아니야. 해적들이 우리 땅을

지배하고 우리를 분열시켜서 싸우게 했어.”

어느 날 정직한 범이 자기 생각을 말해버렸습니다.

“해적들은 우리 범별에서 철수하라. 범별은 동족끼리 전쟁을 중단하고 다시 통일해야 한다.”

그러자, 해적들은 개들을 시켜서 해적보안법을 만들게 했습니다.

이 법으로 반항하는 남반구 범들을 감옥에 가두기 시작하였습니다.

해적보안법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남반구 범이 북반구 범과 생각이 같으면 사상범으로 처벌한다.”

“남반구 범들이 북반구 범들과 대화 또는 친해지는 것을 금지한다.”

“남반구 범들이 북반구를 적대시하고 증오해야 한다.”

“북반구를 조금이라도 칭찬하면 고무찬양죄로 처벌한다.”

“범중에 북반구를 이롭게 한범을 신고하지 않으면 불고지죄로 처벌한다. 가족 간, 친구 간,

연인 간 할 것 없이 무조건 신고해야 한다.”

“북반구에서 몰래 숨어들어 온 범을 신고하면 포상한다.”


가족끼리 신고 안했다고 잡아다 죽였습니다.

친구끼리 신고 안했다고 일터에서 쫓아냈습니다.

연인끼리 신고 안했다고 고문을 했습니다.

범들은 이 법 때문에 ‘북반구’의 ‘북’자도 입에 담지 못했습니다. 모두들 서로 감시하고 서로
증오하고 서로 무서워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범들의 눈은 똑바로 보지 못하고 흘낏거려서 하이에나처럼 변해갔습니다.

범들은 생각한 것을 말하지 못해서 입이 쫙 옆으로 늘어져 늘보처럼 변해갔습니다.

범들 귀는 못 들은 척 해서 축 처졌습니다.


결국 개로 변신한 범들만 빼고 대다수 범들은 작아져서 고양이들이 되었습니다.

범이 고양이로 살아야 했으므로 정신병이 천지를 뒤덮었습니다.

자살하는 고양이가 늘어나 큰 사회문제가 되었습니다.

고양이들은 스스로 불행한 이유를 모른 채 그냥 자포자기 상태로 쥐잡기에만 열을 올렸습니다.

 

“쥐를 잡아 부자 되자.”

고양이들의 욕심 때문인지 모릅니다. 아니면 우주 기운이 그들의 기도를 들어주어서인지

이상하게도 쥐들이 생겨났답니다. 사방에 쥐가 창궐하였습니다. 쥐들이 가는 곳마다

썩은 내가 진동하고 사회가 온통 부패해서 공정하고 깨끗한 곳은 눈 씻고 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극소수는 숨어서 혹은 산꼭대기에서 여전히

‘해적은 철수해라. 우리 범별은 해방되어야 한다. 남북반구는 통일해서 한별이 되어야 한다.’

주장하였습니다.

이들은 범 눈빛을 간직하고 범처럼 포효했으며 범처럼 날렵했습니다.

이들은 새벽에도 깨어나 이렇게 외쳤습니다.

“보라, 태양이 뜰 것이다.”

남반구 생물들은 두 패로 갈라져 싸웠습니다.

개와 고양이 무리가 맞섰습니다.


해적들은 개들에게 충고하였습니다.

범은 열등한 종족이니 해적언어를 사용하라고.

해적언어를 사용하면 개들이 사냥개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어느덧 특권을 누리게 되었답니다.

사냥개로 변신한 특권층은 마음대로 해적보안법을 어기고 북반구를 넘나들며 자기 욕심을

채워도 괜찮았습니다. 그들은 북반구로 몰래 넘어가 북반구 범들을 만나 함께 해적들을

욕했습니다. 그런 대가로 보물을 얻어 돌아와 점점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해적들은 남반구의 곡식과 가축과 보화들을 수탈해 갔습니다.

해적들의 궁극적 목적은 북반구에 숨겨져 있는 엄청난 양의 보물이었습니다.

북반구의 보물에 침을 흘리며 시시탐탐 기회를 엿보았습니다.

한편, 일반 범들이 북반구를 쳐다보기만 해도 해적보안법이 끌고 가서 고문했습니다.

“왜 쳐다보았니? 남반구를 배신했지, 이적행위를 하였지? 우리 허락 없이 쳐다보지도 마”

견디다 못한 남반구 범들이 해적보안법을 폐지하라고 시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해적들은 자기들이 해적이 아님을 입증해야 했습니다.

그들은 지구별에 살고 있는 영국 신사인척 하면서 말했습니다.

“해적보안법 중에서 무리한 조항은 폐지하여야 한다. 동물권유린이다.”


다른 한편, 해적들은 개들에게 비밀리에 협박했습니다.

“해적보안법을 폐지하면 너희들 집을 몰수하고 곡식도 공급하지 않을 것이다. 밤길을

조심해야한다.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 보신탕이 될 수가 있다. 우리가 해적보안법을

비판하는 것은 범들을 기만하기 위한 것이지 진짜로 해적보안법을 폐지하라는 것이

아니야. 우리는 투 트랙을 쓰는 거야. 공개적으로 하는 말과 비밀리에 하는 말이 다르다.”

 

개들은 특권층으로 살기 위해 이 별의 통일을 반대하고 동족을 배신하였답니다.

극소수인 자기들만 편안하고 영화롭게 살기를 바랐습니다.

기회주의자였기 때문에 개들이 된 것이고 개들이기 때문에 범의 머리를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용기도 없었고 정의감도 없었고 진실도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개들은 범의 머리를 사용할 수가 없었으므로 개의 꾀를 생각해 내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큰 동물들이 해적들에게 저항하지 않자 이 별의 바이러스들이 분노

하였습니다.

‘예전의 조화로운 동물 세상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구나!’

바이러스들은 속삭였습니다.

바이러스들의 비밀 회담을 계기로 남반구에는 전**이 돌아다녔습니다.

가축들이 죽어가고 시체 냄새가 진동했습니다.

사냥개들은 전**에는 신경 쓰지 않고 저항하는 범들에게 협박했습니다.

“지금부터 우리 남반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해적보안법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

저항하는 범들이 수없이 잡혀가고 투옥되고 사형 당했습니다.

이렇게 탄압이 강해지자 저항은 더욱 거세지고 전 남반구 영토가 분노로 들끓었습니다.

해적들은 할 수 없이 남반구 개들 중에서 몇몇을 처벌하고 새로운 사냥개를 내세우는 선거를

치르게 했습니다. 범은 통치자가 될 수 없게 비밀리에 다 사전 작업을 해 놓았기 때문에

선거를통해 새 통치자를 뽑아도 개들만 지도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남반구 고양이들은

“선거를 통해 통치자를 뽑아도 고놈이 고놈이야, 다 우리 등쳐먹는 도둑놈들이야.”

이런 사실을 감지하기 시작했답니다. 이들은 원래는 영리한 범이었던 것입니다.

해적종교가 이들을 멍청하게 만들었었지요.


영리한 남반구 고양이들이 해적들의 사탕발림에 속아 넘어간 이유가 뭘까요?

언론이 이들의 뇌를 지배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해적들의 유도대로 연예뉴스나 스포츠에

열광하며 도박과 술에 빠졌습니다.

뇌가 마비되어 자기들이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뽑으면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것으로

착각하였습니다. 민주주의 선거제도란 사기입니다. 비밀리에 물밑에서 개들만 당선되도록

만든 제도였습니다. 고양이도 당선될 수가 없었고, 범도 당선될 수가 없었답니다.

그런데도 그 곳은 자유민주주의라고 불리었습니다.

자유 민주주의! 여기서 자유는 범이 개가 될 자유를 말하는 것입니다.

남반구의 고양이들도 하나 둘 개가 될 자유를 즐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자유 민주주의 만세!

개들의 세상 만세!

특권 사냥개 견생 만세!

이들은 자기들 땅의 보물을 노리고 있는 해적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해적들의 말을

시부렁대며 우쭐거렸습니다.

해적언어와 범 말을 섞어서 유행가를 만들어 부르고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심지어 해적언어를 더 잘 쓰기 위해 혀를 성형수술 하는 범들조차 생겨나기 시작하였답니다.

 

그러는 사이 북반구 범들은 자기 종족의 자주적인 종교를 세우고 제사장을 중심으로 단결

하였습니다. 해적을 몰아낼 준비를 착착 진행해 갔습니다.

한때는, 우주 길을 봉쇄한 해적들의 만행 때문에 굶주림에 시달렸습니다.

고난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일치단결하여 강한 정신력으로 이겨냈습니다.

고난을 극복하자 새로운 봄이 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비밀리에 땅굴을 파서 지하도시를 건설했습니다.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우주선을 타고 다른 별로 가서 다른 범들과 친해졌습니다.

결국 해적들보다 우수한 군사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북반구는 듣도 보도 못한 우주선을 만들고 해적의 총칼을 녹여버리는 무기를 개발하였습니다.

이제 해적은 고양이 앞에 쥐 신세가 되었습니다.


위기를 느낀 해적들은 북반구의 진실을 남반구 사람들에게 알리는 범들을 몰래 감시

하였습니다. 범들을 미행하고 따라가 귓속말로 "밤길을 조심하라" 이렇게 협박했습니다.

사냥개들이 북반구를 넘나들면서 해적보안법을 어겨도 처벌받지 않았지만, 범들이 북반구를

쳐다보고 본대로 목격담을 알리기만 하면 바로 '이적물분포죄, 이적물소지죄'로 처벌하였

습니다.

이 법은 개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법이므로 우주법상 동물평등권에 위배되는 법이었습니다.

뉴스에는 멍멍대는 개들만 등장하였습니다. 지배자 계층 99%가 개들이 주는 떡밥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남반구 고양이들은 항상 주위에서 멍멍 소리만 들었습니다.

북반구의 범들을 잊어버린 지 오래 되었답니다. 북반구에도 멍멍이들만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혐오감을 들어냈습니다.

“북반구도 가진 놈들끼리만 돌아가며 해쳐먹겠지. 굶어죽는 범들은 나 몰라라 하고.”

이 고양이들은 또 엉뚱하게도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북반구는 돼지 삼부자가 다스린다면서요? 범들은 다 굶겨죽이면서 말이우.”

남반구 개들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북반구에는 범이 없다. 돼지가 다스린다. 범들은 다 굶어 죽었다. 살아남은 범들은

무지렁이가 되어 힘도 없다. 영양실조로 비실댄다.’

이렇게 노래를 만들어 유행시켰기 때문입니다. 노래의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

북반구의 진실이 조금씩 바람을 타고 알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남반구의 범들과 소수의 고양이들은 망각한 자기들 역사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조금씩 고양이들이 다시 범으로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범 인구가 늘자 해적보안법 위반하는 동물 숫자가 급속히 증가하였습니다.

순진한 새끼 범들 사이에 유행가가 퍼져 나갔습니다.

“해적보안법은 남반구의 법이 아니라네.

해적들이 우리를 지배하기 위해 만들었다네.

개들이 해적들을 추종하고

범들을 탄압하기 위해 만들었다네.

북반구는 우리와 동족이라네.

원래 우리는 하나였다네.

우리의 생각도 하나,

우리의 마음도 하나,

우리 생각이 같은 것은 당연한데도,

왜 북반구와 사상이 같은가, 왜 북반구를 추종하는가 하면서

남반구의 범들만 처벌한다네.

해적에게 충성하는 개들은 처벌받지 않는다네.

해적법이 무서운 고양이들은 알면서도 저항하지 않네.

고양이 머릿속에는 쥐만 산다네."

 

글쓴이 - 목궁무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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