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해서 집에 오니 7시 반
밥하구, 찌게 끓이구, 생선굽구...
얘들 밥먹이구 씻기구 음식물 쓰레기 버리구 설겆이에 정리까지 다 하고 나니 10시 반
오늘두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네요
삼십대 중반, 얘 둘, 그냥 다른 사람들처럼 조금은 바쁘게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이죠.
얘들 커가는 게 이쁘구 이런게 행복한 삶인가 싶다가도
가끔은 가슴이 답답하네요
서로 좋아하면 성격이라든가 문화라든가 모든 걸 극복하고 맞춰가며 살 수 있으리라 믿었죠.
하지만 많은 시간이 지나두 쉽지 않네요... ㅎㅎ
아내는 귀엽구 애교두 많구 제가 많이 좋아하지만 귀챠니즘의 대가죠.
가정주부가 살림하는 데는 전혀 소질도 관심도 없으니 ㅠㅠ
물론 얘 둘 키우는게 힘드는거 알지만 가끔씩은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근 아침 못 먹구요
얘들 콘프레이크 먹는 거 안쓰러워 제가 급하게 아침준비만 해놓고 출근할 때두 있구요
특별한 저녁약속이나 야근이 아닌 한 저녁준비, 설겆이도 내가 해야 하구
아침에 와이셔츠도 내가 다려 입어야 하구
주말에는 일주일 밀린 청소두 내가 해야 하구요
그간 몇 번 다퉈두 봤지만 그 때 뿐이구
제가 잔소리 하는 걸 별루 안좋아하는 성격이어서
널려있는 옷가지며 쌓여있는 설겆이며 하나하나 치우다 보니
야금야금 집안일들이 내 몫으로 넘어오더군요.
(부모님이랑 같이 살 땐 손에 물 한방울 안묻힌 귀한 아들이었는데 ㅠㅠ)
뭐 다 좋아요. 어차피 내 가족을 위한 일들이니깐
하지만 얘들 대하는 태도나 교육방식이 너무 나를 힘들게 하네요.
보통 자기가 부모에게 받은 데로 얘들한테 돌려준다고들 하쟎아요.
전 얘들 돌봐주고 헌신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즐겁거든요.
근데 아내는 아닌가 봐요.
아내가 어렸을 때 장모님이 혼자 되셔서 여러 형제들을 어렵게 키우셨거든요.
그래서 자기는 부모가 얘들 챙겨주고 돌봐주는 거 그런거 잘 모르고 자랐데요.
내가 얘들 대하는 거 보면 부럽구 자기도 그렇게 해주고 싶지만 잘 안된데요.
사소한 일에 짜증내고 얘들한테 윽박지르구
난 그런 모습들이 너무 싫구
서로 술 한잔 기울이며 진지하게 얘기해보면
자기도 잘 안답니다. 그리구 미안한데 잘 안된데요.
게으른게 천성인 걸 어떻하냐구.....
자기 친구들도 다 너 결혼 정말 잘했다 한데요.
남편 안정적인 직장에
시부모님 시골에 계서 스트레스 받을 일 없지
결혼할 때 집 사주셨지
무슨 걱정이 있겠냐구
아내는 다시 태어나두 저랑 결혼한데요.
그리구 지금 행복하데요.
하지만 아내가 행복해질수록 자꾸만 힘들어지는 남편의 마음을 알까요?
ㅎㅎ
그래두 아내를 많이 사랑합니다.
나 외롭고 힘들때 곁에서 지켜주고 안아준 고마운 사람이거든요.
쬐금 게이른 것만 빼면 장점두 엄청 많아요.
그리구 보란듯이 행복하게 살겁니다.
그냥 하소연이구요.
아내에 대한 악플은 절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