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식상한 소개로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현재 대구에 거주하고 있는, 졸업을 앞둔 24살 (아직은) 학생입니다.
예~전에
일명 < 총알 택시 사건 > 으로 톡이 된 적 있었는데
많은 분들의 관심으로 특별한 하루를 보냈었습니다. 신기했어요 !
-------------------------------------------------------------------------------
이번엔
다들 한번쯤은 겪어봤을 ......
' 도를 아십니까 '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2010년 여름 ............
그 당시, 저는 학교 수업에 나름 충실한 학생이었기 때문에 자취방에서 수업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
' 똑 똑 똑 '
밖에서 누군가가 제 자취방 문을 두드리는 겁니다.
수업 준비로 바빴던 저는 현관까지 나가지 않고 방 안에서 " 누구세요? " 를 외쳤고
문 밖에서는 " 절에서 공부하다가 잠깐 내려온 사람인데요 .. "
라는 젊은 여성 분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글쓴이 - " 무슨 일이세요? "
젊은 여성 분 - " 목이 너무 말라서 그러는데 물 한 모금만 얻어 마실 수 있을까요? "
.
.
.
.
.
.
.
.
.
.
.
.
.
.
.
.
.
.
그 짧은 순간
' 과연 저 사람이 물만 마시고 갈까..? ' 라는 생각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제 또래 같은 젊은 여성 분의 목소리에 마음이 약해져서
저는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화~~~~~~~~아아아아아아알짝
열어제낀 문 뒤에는
예상대로 제 또래 비슷한 젊은 여성 분이 수줍은 얼굴로 서 계셨습니다 ......
그 수줍은 얼굴에 마음이 한없이 약해진 어리석은 저는
" 문 밖에 서 계시지 말고 잠깐 들어오세요 !!!!!! 시원한 음료수 드릴께요 !! " 를 외치며
부엌으로 갔습니다.
날도 더운데
이미 다른 분들께 많이 외면 당했을 그 여성 분을 위해
저는 얼음 한 바가지와 음료수를 제일 큰 머그컵에 담아
뿌듯한 마음으로 방으로 가지고 갔습니다.
그. 런. 데 ......
.
.
.
.
.
.
.
.
.
.
.
.
.
.
.
제 방에는 그 여성 분만 들어와 계시는 게 아니었습니다 ...... (⊙_⊙) .............
왠 아저씨 한 분이 웃으시며 그 여성 분 옆에 떡하니 앉아 계시는 겁니다........
순간
참 많은 생각이 들어야 .......................................... 했을 ..................... 텐데
어리석은 저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 아 ! 한 분이 더 계셨네요 ^^ 음료수를 한 컵 더 가져와야겠네~~~~~~~ "
.
.
.
.
.
" 아 ! 한 분이 더 계셨네요 ^^ 음료수를 한 컵 더 가져와야겠네~~~~~~~ "
.
.
.
.
" 아 ! 한 분이 더 계셨네요 ^^ 음료수를 한 컵 더 가져와야겠네~~~~~~~ "
.
.
.
.
.
.
.
.
.
.
.
.
.
.
.
.
.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뒤늦게 부엌에서 ( 음료수를 따르며 )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초대하지 않은 저 아저씨는 도대체 누구신가 .........
경찰에 신고를 해야 되는 것인가 ................................................
휴대폰은 어딨는가 ..........................
그러나 제 휴대폰은 방 안에 있었고
상황대처능력이 부족한 저는 어느새 두번째 컵을 들고 방 안에 앉아있었습니다. ^^;
글쓴이 - " ( 아저씨를 가리키며 )저 분은 ............ ? "
젊은 여성 분 - " 아 ... 아까 제 뒤에 계속 서 계셨는데 못 보셨나봐요 ^^ ? "
.
.
.
.
.
.
그럴 리가 없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 자취방 현관문이 대문짝만한 것도 아니고
일부러 숨어 계셨던 게 아니라면 ...... 제가 못 봤을 리가 없습니다 ............
.
.
.
.
.
.
.
.
.
.
떨리는 마음을 숨기고 저는 그 분들 사이에 앉아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
.
.
그 분들은 제 방과 제 얼굴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피시더니
되도 안한 끼워맞추기 사주와 관상을 보시는 겁니다 ......
( 남자가 많은 팔잔데 은근히 고집과 기가 쎈 편이라서 남자가 못 버틴다는 둥,
물을 조심하라는 둥 ...... )
잘못 걸렸다 싶은 저는 그 분들의 음료수 컵이 비자마자
" 저 학교 수업이 있어서 이만 나가봐야 되요 !!! " 라고 외쳤는데 ......
정. 말. 아. 랑. 곳. 하. 지. 않. 으. 시. 며 ..
원하지도 않은 제 사주 팔자에 대해 10분 정도 ...... 친...절히...... 말씀해주셨습니다. ㅠㅠㅠㅠㅠㅠ
그리고는 제가 아끼는 돼지저금통을 뚫어져라 쳐다보시며 말씀하십니다.
" 저 ...... 이제 복채를 좀 주셨으면 좋겠는데 ...... ^^ "
.
.
.
.
.
.
.
.
.
????????????????????????????????????????????????
????????????????????????????????????
보오오오오옥채애애애애애애애애애?
갑자기 두통이 오기 시작하고
음료수 두 컵이 아깝기 시작하고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하고
글쓴이 - " 죄송하지만 제가 지금 현금이 없거든요. "
젊은 여성 분 - " 아 ...... 뭐 천원짜리라도 없으세요? "
글쓴이 - " 네.. 학교에 가면서 은행 들리려고 했어요.. "
젊은 여성 분 - " ............................... ㅡㅡ "
이 때 .................................
제 돼지저금통을 노리던 아저씨께서
" 저기 저 안에는 얼마나 들어있나요? "
........................................................................................
............................................................................................................................
................................................ 충격적이었습니다.
아니 ..
본인들에게 시원한 음료수를 정성스럽게 내다 바친 사람에게
돈을 내놓으라니요 ........................................ 그것도 제가 아끼는 돼지저금통 속 돈을 욕심내시다니 ...................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당하게 말씀드렸습니다.
" 저건 안되구요. 제가 나중에 돈 있을 때 드리면 ............... 안될까요...........? ^^;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반응은 역시
" ㅡㅡ^ ............................................ "
그러다가 잠시
두 분이서 상의를 하시는 듯 하더니
" 네. 그럼 저희랑 같이 나가셔서 은행에 들리도록 하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같이 집을 나섰습니다.
셋이 은행을 향해 나란히 걸어갔습니다................... 수업은 이미 늦었습니다.........
그러다가
.
.
.
.
.
.
.
.
" 야 ! x x x !!!!!!!!!!!!!!!!!!!! "
등 뒤에서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구세주처럼 제 앞에 나타난 저희 과 선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 빛의 속도로 달려가
그 선배 등 뒤에 찰싹 붙었습니다.
( 평소에 별로 안 좋아하는 선밴데 그 날따라 어찌나 반가웠던지...... )
속사포 랩으로 선배에게 상황 설명을 하고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었더니
선배는 화가 난 표정으로 멀뚱히 저만 쳐다보는 그 분들에게 다가가
순진한(?) 애를 꼬셔서 돈을 받아내려고 했냐, 경찰에 신고하겠다,
어느 절에 있는 사람들이냐는 물음과 함께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당황한 그 분들은
무조건 저와 얘기하겠다고 ㅠㅠ 저만 쳐다보셨습니다.
아저씨께서는 아예 제 팔에 옷을 붙잡으시며 다시 얘기하자고 저를 물고 늘어지셨지만
선배의 강압적인 힘에 의해 저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ㅠㅠ)V
다행히 그 분들을 떼어내고(?)
수업에 늦게나마 참석할 수 있었던 저는
그 때 그 일이 있었던 그 순간부터
다.시.는.
모르는 사람에게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습니다.
---------------------------------------------------------------------
요즘도 길거리를 걸어다니다 보면
도를 아십니까人들에게 붙잡혀 어쩔 줄 몰라 하시는 분들이 간혹 보입니다만,
그럴 땐
죄책감 따윈 잠시 내려놓고
' 내게서 금전적인 요구를 하거나 귀찮게 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 ! ' 라는 표정으로
강력한 거부를 나타내는 것이 옳다고 합니다.
-----------------------------------------------------------------------------------------
모두들 조심하시고
즐거운 설 연휴 보내세요.
길고 지루한 글이지만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