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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한증인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준 동사무소 오빠!!!

톡톡톡 |2011.02.11 19:48
조회 682 |추천 10

안녕하세요,저는 올해 열아홉살 고3 되는 여자입니다

 

전에 두번 올렸었는데 묻혀서 지웠었거든요

근데 방금 눅눅이ㅡㅡ글 보고 화나서 다시 올려봐요.

글이 엄청 길어요.마음의 준비 해주세요.............

 

빠른 글 전개를 위해 음슴체 쓰겠습니다....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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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민증을 만들러 동사무소에 갔음


 

 

 

처음 시작은 참 좋았음.번호표 뽑고 내 차례 기다린 다음에

주민등록증 만드는 창구에 있는 오빠가 시키는대로 서류를 작성했음

드디어 나도 성인이 되는구나 싶어 신나있었음.

 

 

 

 

 

그 오빠가 서류를 접수한 뒤에 지장을 찍으러 오라함.

별 생각없이 지장을 찍으러 감. 문제는 그 때부터 시작이었음........


 

 

 

그 오빠가 무슨 먹 같은걸 갈며 지장 찍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줌


 

 

그 먹 같은걸 롤러에 묻힌 다음에 그걸 내 손가락에 바르고 종이에다 손가락을 회전시키며 지장을 찍어야 한다고 했음.
멍하니 듣고있던 나는 화들짝 놀람............


 

 

 

제목에 쓴 바와 같이 저는 다한증이 있음.....물론 그 때도 이미 손 발 겨에 땀이 나고 있었음...
손에 나는 땀때문에 지장이 잘 안찍힐꺼라는 게 불 보듯 뻔했음

 

 

 

 

 

사실 지장을 찍는다는 사실은 친구들에 의해 알고 있었음. 그러나 그걸 회전시키면서 찍는 건줄은
열 손가락 다 찍어야 한다는 건줄은 그 때 처음 알았음.....친구들은 하나같이 그냥 지장찍는게 재미있었다는 말만 해주었었음......


 

 

 

 

겨울에 땀이?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계실것 같음.
하지만 이 다한증이라는 병은 계절에 관계 없이 손발에 땀이 남.....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잘 모르겠지만 저는 겨울철이 피크임

 

밖에 날씨가 영하 10도든 20도든 무언가 신경이 곤두서있거나 긴장하거나...하면 몸이 즉각적으로 반응함

 

그런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그 오빠가 롤러를 들고 내 손가락에 잉크를 묻히기 시작함

역시..........땀 때문에 잉크가 잘 안묻었음.....

 

 

 

 

"어? 왜 잘 안묻지?"라고 그 오빠가 중얼거림.........그리고나서 내 손을 유심히 살펴봄

........진짜 너무 창피해서 죽고싶었음 아 저 오빠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너무너무 두렵고 창피했음......

 

 

 

 

 

내 손을 보던 동사무소 오빠가 휴지 세장을 뽑아서 나에게 들고옴......

"손에 땀이 나서 그런지 잘 안묻나보다."

 

얼른 내 손에 있던 땀을 닦아냈음.그렇게 해도 절대 멈추지 않았음ㅠㅠ오히려 더 긴장해서 더 땀이 나기 시작함


 

 

 

어찌됬건 왼손가락에 잉크를 묻혔음 회전지문을 찍어야 한다면서 내 손가락을 같이 잡고 돌려줌.......

손에 땀 때문에 엄청 축축했었을텐데 싫은 내색 없이 손가락을 잡고 돌려주었음...

 

너무 미안했음.......근데 그 오빠가 내가 미안해 하는 걸 알았는지


 

 

 

"여기 안이 너무 따뜻하죠?창문 열어서 땀을 날려버릴까요?"라는 식으로....잘은 기억 안나지만
어쨌든 이런 식으로 말하며 웃으며 창문을 열어줌.....그러더니 "아 내가 추워서 못열겠다"하며 다시 닫음

 

 

ㅋㅋㅋㅋㅋㅋㅋ나에게 웃음을 주려 그리 행동하셨나봄...
 

 

 

 

 

그러더니 이번엔 크리넥스 한 통을 아예 내 앞에 갔다 놓았음.그러면서 "이거 다 써도 돼요"라 말함......

그 오빠 딴엔 장난친 것 같은데...이미 땀 때문에 심각했던 나는 그런 얘기 듣고 웃어줄 기분이 아니었음 내 표정이 계속 굳어있으니까
"장난이에요. 이거 다 쓰면 내가 혼나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오른손 마저 찍고 이제 다 끝난건줄 알았는데 뭘 또 손가락 네개를 동시에 찍어야 했음....

 

내가 다 쓴 휴지를 계속 들고 있으니까

그 동사무소 오빠가 몇장 뽑아서 직접 자기 손으로 내 손을 닦아줬음........!!!!

 

 

 

 

 

진짜 미안하고 부끄럽고 쫌 고맙고 그런 복잡한 기분이었음


이제 진짜로 다 찍었는데 왼 손가락 찍었던게 내 땀 때문에 잉크가 번져서 또 다시 찍어야 했음......그렇게 두번이나 더 내 손을 같이 잡고 돌려주었음

 

 

 

 

끝나고 나서는 내 땀이 묻은 휴지를 자기가 직접 버려주었음................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나도 모르게 울었음.눈물이 계속 났음.운 이유는 정확히 잘은 모르겠지만 고맙고 미안하고 부끄럽고 창피한 등등의 여러 복합정인 감정 때문인 것 같음.

 

 

 

 

사실 나는 18년동안 살면서 콤플렉스 덩어리였음

예쁘지 않은 외모와 다한증 때문에 어딜가나 당당하지 못했음

외모야 성형수술로 극복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지내왔지만 다한증은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어서 마인드 컨트롤만이 유일한 방법이었음
 

 

드리클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 이런것들에는 이미 내성이 생겨 이제 발라봤자 효과가 없음

 

덕분에 내 성격은 점점 더 어두워져 갔음 친구들에게도 내 병에 대해 얘기한 적이 거의 없음 내가 다한증을 갖고있다는 것도 친구들 중 극소수만이 알고있음

 

 

 

 

사실 처음부터 얘기를 하지 않은건 아님

중학교 때 용기를 갖고 내 병에 대해 얘기하면 친구들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음.......내가 좋아하던 남자애는 우연히 내 손을 건드렸다가"헐 넌 손이 왜 이렇게 축축해?" 라며 놀래는 표정을 지었음.

 

정말 죽고싶었음.

 

그 때 이후로
'아, 이 병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됨

어딜가도 내가 다한증이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음.가끔 "아 나 다한증있어ㅠㅠ"라고 하는 애들을 봤지만 그 아이들은 내겐 쨉도 안되었음.ㅋ

 

어딜가나 탈취제를 들고 다니며 겨땀 발땀 등으로 인해 옷이 젖어서 냄새 난다 싶을 때마다 뿌림 발에도 뿌림

그런 식으로 짧은 인생을 살아왔음

 

그러던 중에 얼마 전에 '손 발에 땀나도 연애할 수 있나요?'라는 내용의 톡이 된 판을 봤음
댓글 들을 다 읽어봄........나는 그 때 처음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다한증을 같고 있구나 라는 걸 깨달았음

 

그 중에는 친구들이 손에 땀 날 때마다 닦아주고
남자친구가 물티슈로 손을 닦아주며
손에 땀이 나도 손 잡아준다는 얘기들도 있었음

사랑한다면 그런것 쯤은 극복할 수 있다는 댓글이 참 많았음

 

 

믿을 수 없었음.나는 항상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아왔는데

나랑 같은 증세를 가지고도 저렇게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땀나는걸 추하다고 생각하고 꺼림칙하게 여기는 줄 알았는데

정말 아무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구나.


 

 

 

 

 

근데 그 동사무소 오빠를 보며 알게 되었음.
아 이런 내게도 친절을 베푸는 사람이 있구나.

그 오빠는 단순히 서비스 정신으로 나에게 잘 해준 것일수도 있지만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음.정말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음.

 

 

 

 

그래서 나도 이제 앞으로 당당해지려함
친구들에게도 내 병에 대해 얘기해 보려함.

어릴 때부터 '아 난 땀나니깐 연애 한 번 못해보겠지ㅠㅠ'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는데
이젠 조금씩 생각을 바꿔보려함.


 

 

 

 

 

근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런걸 개선할 수 있을 지 잘 모르겠음.....그러니 톡커님들 도와주세요.........

 

 

어쨋든 이 글의 결론은
정말 그 오빠는 좋은 사람 같음........네번째 손가락에 반지도 꼈던데 유부남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부인 될 사람한테 정말 잘 해줄것 같음.
저런 남자가 또 있다면 나도 대학생 때 연애 해 볼 수 있을 것 같음.

 

 

 

 

 

+눅눅이글 얘기에 눅눅이언니...........

 

저랑 같이 저런 남자 한 번 만나봐요!!!세상엔 저런 남자도 있다구요!!!

추천수10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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