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합가도 하지 않은 상태이구요, 이제 막 양가 허락 받은 상태인 속도위반 커플입니다.
친정은 꽤 먼 타지구요, 전 지금 시댁과 같은 지역에 혼자 살고 있습니다.
지금 4개월째 접어들고 있구요, 설이 지나고 양가 말씀드리고 아직 상견례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저희집에서 충격이 좀 있으셔서 시간이 그냥 흐르네요 ..
친정에서 확실한 답을 주기보다는 그냥 시댁 부모님과 만나뵙고 얘기해보겠다고만 하시고 날짜는 다다음주 주말로 잡아두긴 했는데요.
주말에 예랑이랑 만나 오랫만에 데이트도 할겸 .. 아기 가진 이후로 이런저런 변화로 제가 좀 많이 예민해하고 울적해 해서 거의 외출을 안했거든요. 춥기도 하고 나가서 뭐하나 하는 심정이예요.
여튼 시댁에 가서 저녁을 같이 먹고 자고, 얘기를 하는데 .. 뭐, 부모님에 관한 말씀이랑 앞으로 어떻게 잘 살아야한다는 걱정하시는 마음 충분히 알 만큼의 대화를 하였습니다.
저희는 예랑이 집에 들어가 살기로 했거든요, 예랑이가 취직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모아둔 돈이 없고. 저 또한 타지생활하며 학자금 대출에, 사업하다 망해서 빚이 2천가량 남아 있어요.. 부모님 의지 안하며 살려고 7년을 바둥거렸지만 학자금 조차 갚아나가지를 못하고 있네요. 그러다가 이렇게 일이 터졌죠.
예랑이네는 2층단독주택입니다. 총 4가구가 거주할수있는 뭐랄까.. 연립주택은 아닌데 ; 주택인데 1층에 현관문두개 2층에도 현관문 2개 -_- 그렇습니다. 2층에 시댁이 살고 있구요. 건물은 시댁소유입니다.
1층의 한쪽이 비어 있어 세 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희가 일을 쳐서 저희가 그곳에 들어가 살기로 한 겁니다. 저는 부모님께 부담 전혀 주고 싶지 않았고, 아기가 조금 있으면 태어날 마당에 결혼식도 내년에 올리고 싶고, 전부 간소하게 하여 차츰 늘려 나가고 싶은 생각이었는데요.
그런 생각으로 제가 갖고 있는 가전제품과 가구를 가지고 들어가 신혼 살림을 차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거의 돈도 안들고 솔직히 제가 갖고 있던 가전제품들, 냉장고 세탁기 같은 경우는 만 2년 된, 그러니까 구입한지 3년 된 제품입니다.
중고로 살다가 잦은 고장에 질려서 샀던것들입니다. 클라쎄 양문형에 751L이구요, 용량은 지금도 최대용량이예요. 세탁기는 역시 클라쎄 드럼 7Kg이구요. 밭솥은 쿠쿠 2010년형 10인분짜리.. 청소기는 LG 싸이킹이구요. 얘들도 구입시기는 1-2년 정도 지났구요, 사용빈도가 낮아서 그런지 깨끗해요.
가구는 문 3짝짜리 옷장하구요, 티비선반, 화장대, 퀸사이즈 침대가 있습니다. 여자 혼자서 투룸에 살고 있으니 대략 살림살이 짐작하실거라 생각해요. 전 여기에 모자라는 것들 그러니까 인스턴트 안 먹어서 필요없던 전자렌지나, 오븐이나 -_- 이런거 ? 그리고 식기, 냄비같은 주방용품, 이불 등등 필요한 걸 사서 채우려고 하거든요.
말그대로 식을 제대로 올리기 전에 아가 먼저 만나고 차츰 준비해서 제대로 하고 싶은 욕심 있습니다. 저도 여자고, 일생에 한번뿐인 결혼식 남들 축복받으면서 정말 이쁘게 하고 싶어요.
그래서 배나오고 살찌고 있는 지금 서둘러서 급히 하는거 싫구요. 양가 부모님께 그리 말씀드렸지만 부모님 생각이 어떠신지는 정확하게 잘 알지 못하겠습니다. 내년 4- 5월이 좋겠다면서..
지금은 예랑이랑 월급을 타면 얼마를 생활비로 주겠다고, 연금이나 보험등등 재산도 없지만 .. 둘의 생활을 하나로 합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합치면 세금등은 적어지는 효과가 있지만 개인적인 통신요금등은 두배로 불어나는 효과가 있더군요. 아니 쓸대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ㅜㅜ 아.. 정신이 없네요 ;
시아버지께서 오늘 아침에 예랑이를 조심스레 불러가더니 긴 말씀을 하시더군요. 잠결이기도 했고, 불러갔다면 제가 들을 얘기는 아니다 싶어 그냥 잠을 잤는데요 ..
그 하신 말씀이 혼수같은 경우는 어차피 내년이든 내후년이든 다 사야하는거고 필요한건 다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었습니다.
1층 도배를 직접 하시겠다며 지물상엘 다녀오시겠다고 나가시기에 예랑이가 말하더라구요.
신혼집엔 헌것들여놓는거 아니라고, 이왕이면 새것이 좋지 않겠냐고. 어차피 새로 다 살거 지금 사는게 낫지 않냐고. 내년되면 또 가격은 오르기 나름이라시며 ..
저희집 사정이 그리 넉넉치 않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대출금 있어도 갚아달라는 말 안하고 한달에 이자 원금등 30-40을 꼬박꼬박 내고 있는 저구요.
모아 둔 돈이 꼴랑 연금 하나 들어 있는것인데 얼마 되지도 않고, 해지해봐야 반도 못 찾는거구요 -_-
그 돈 갖다가 급한 거라도 사려고 했지만 생각할 수록 아닌거 같아 이리 글 적어봅니다.
부모님께 혼수비용을 전부 해달라고 할 만큼 뻔뻔했으면 좋겠어요. 차라리..
해달라고 하면 당신입장에서는 딸 시집보내는데 좋은거 전부 다 해보내주시겠다면서 빚내서라도 해주시겠지만 제가 사용하던 것들 다 버리고 갑니까 ? ...
중고매장에 팔고 싶지도 않아요. 100만원넘게 주고 산 냉장고 20만원도 못받는다는 말에 허허.. 근데 그걸 또 똑같은걸로 다시 사야한다니요. 그저 저 혼자 2년넘게 사용한것 뿐인데 ㅜㅜ
최대한 친정 부모님께 부담 안드리고 이 남자다 싶어 결정한 결혼이고 아가인데요, 그 말들으니까 해올건 내가 다 해가지고 와야 이 집에서 인정받겠구나 싶더라구요.
가끔 들어오는 여기 이야기가 남이야기가 아니라는걸 느꼈죠..
속상해서 눈물을 한바가지 흘리면서 피곤하다는 핑계로 도배 안 도와 드리고 방에 혼자 누워 엄청 울었더랬죠. 친가 허락 받을때 아빠가 그냥 그집들어가 살으라고, 너한테 해줄말도 해줄거도 하나도 없다고 그렇게 말씀하셨던거보다 더 서러운거예요... 그러다가 생각에 잠기고 또 잠이 들었네요 .
일어나서 밥을 한끼도 안 챙겨먹었더니 목도 아프고 속도 상하고 배도 아픈거 같고 .. 임산부가 밥 한끼 안 먹고 있으니 걱정하시는 거 뻔히 알면서도 저 속상하고 음식 목에 안 넘어가서 독한 마음먹고 오늘 우리집 가서 잔다하고 그냥 나왔네요. 집에 돌아와서 생각하니 또 억울하고 톡에도 비슷한 글 있나 찾아봐도 뭐 다 가지각색의 사연이고 ㅜㅜ 딱히 제 마음 풀곳없어 두서없이 적어요.
그러고 보니 1층의 그집 제가 살고있는 투룸보다 작아 제가 갖고 가는 짐 추스려 넣으면 겨우 넣을 수 있을거 같아요.
큰방이라 해봤자 여기 작은방정도.. 침대방으로 좋지만 아가가 생기면 아가랑 생활 할 공간이 없어요 . 햇빛도 잘 안들구요 ㅠㅠ 무엇보다 추워요.. 여름엔 시원하겠지만, 전 추위 엄청 타거든요. 당장 오늘도 갔다가 추워서 덜덜 떨다 왔구요. 아가 나오면 가을 접어들어 쌀쌀할텐데.. 걱정도 되고, 그집에서 겨울은 또 어찌나나...ㅜㅜ 에휴, 벌써 이런이나 하고앉아있네요
부모님께 말씀드려보라고 저도 들었지만, 제가 들어도 아닌건 부모님 입장에서도 아닌거 아닌가요? 쌩돈 쓰는거 같아 전 너무 싫고, 차라리 그 돈으로 제 빚을 갚았으면 하는 바램도 없잖아 있구요.
시아버님 말씀대로 그게 정석인가.. 다 필요없고 둘이서 잘 살면 안되는건가ㅜㅜ 집에와서도 또 혼자 끙끙 속상해 하면서 예랑이한테 화내고 혼자 울고 있네요 . 밥먹어야하는데 숟가락 들기도 짜증나요.
그냥 다 때려치우고만 싶고,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