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4도어 쿠페 디자인이 대세일까?
왜 요즘 쿠페 디자인이 인기인가 하고 혼자서 생각해 봤습니다. 승용차나 SUV까지 장르를 막론하고 쿠페스러운 디자인이 많이 보이죠. 기본적으로 스포티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겠지만 메이커 입장에서는 안전빵이기 때문에 4도어 쿠페 디자인을 선호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4도어 쿠페가 요즘 자동차 디자인의 대세 같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쿠페스러움이 자동차 스타일링의 새 트렌드라고 할 수 있겠죠. 현재로 봐서 공식적인 ‘4도어 쿠페’를 표방하는 모델은 벤츠 CLS와 폭스바겐 CC 뿐인데, 최근에 나온 상당수의 세단이 쿠페와 같은 날렵함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BMW X6 같은 모델은 크로스오버임에도 비슷한 스타일링을 추구하고 있죠.
사실 4도어 쿠페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전적으로 쿠페는 2도어 보디를 가리키고 세단은 4도어로 통용되는 것이 일반적이죠. 그럼에도 메이커들은 4도어 쿠페, 쿠페스러운 세단 등으로 자사의 모델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요즘 와서 4도어 쿠페가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2008년 경제 위기 이전의 트렌드가 스포티였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친환경이라는 대명제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스포티는 여전히 요즘 차 만들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죠.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차를 원하지만 반대로 운동 성능이 좋고 스타일링도 날렵한 자동차를 좋아합니다. 스타일링의 스포티함은 경제성과는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으니 메이커들에게 부담이 적은 게 아닐까 싶네요.
메이커들에게 부담이 적다는 실패의 확률이 적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상대적으로 볼륨이 적은 진짜 쿠페 또는 스포츠카를 개발하는 것은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있죠. 지금은 일단 팔릴 만한 모델을 빠르게 업그레이드하는 게 우선입니다. 하지만 4도어 쿠페는 그런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세단 베이스의 4도어 쿠페는 소위 말하는 ‘안전빵’입니다. 세단이 베이스기 때문에 코스트도 적게 들면서도 새로운 차종을 라인업에 추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4도어 쿠페는 쿠페의 스포티한 스타일링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버젓한 4개의 문이 있는 세단입니다. 넉넉한 2열도 당연히 있고 승하차도 쉽죠. 결국 4도어 쿠페는 여러 고객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차종이 됩니다. 그런 말이 있죠. “쿠페를 사고 싶을 때는 돈이 없고 살 만한 여력이 생겼을 때는 나이가 많다” 주변만 봐도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어쩔 수 없이 세단을 사는 경우를 흔하게 보죠. 하지만 4도어 쿠페라면 얘기가 좀 다르지 않을까요. 실제로 제 아는 연세 많으신 지인도 4도어 쿠페를 사셨더라구요.
4도어 쿠페의 시작은 2003년 데뷔한 벤츠 CLS인데, 그 전에 비스무리한 개념의 마쯔다 RX-8이 있긴 했죠. 물론 RX-8은 뒷문이 쪽문이라 이 범주에 넣기가 좀 애매하긴 합니다. 어쨌든 4도어 쿠페 또는 쿠페스러운 디자인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긴 한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