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기름값이 묘하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으로 촉발된 석유가격의 비대칭성(유가가 오를때는 기름값이 빨리 오르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리는 것)논란이 묘하게 시작해 묘하게 끝났다. 민관합동으로 구성된 석유가격태스크포스(석유TF)는 5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석달의 활동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나 국민들의 의구심을 풀어주기는커녕 정유사의 '누명'을 벗겨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석유TF의 한 관계자는 "올릴 때는 (유가 상승폭보다) 더 오르진 않고 내릴 때는 (유가하락분에 비해) 찔끔 내린다"는 알쏭달쏭한 말로 요약했다.
1.정유사 가격결정방식 바꾸기 어려운 현실
2010년 기준 국내 휘발유가격은 정유사 단계의 국제휘발유가(36.7%)와 유통비·이윤(2.9%), 주유소 단계의 영업비·마진(4.2%), 카드수수료(1.5%), 정부의 세금·부과금(54.7%)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정유사의 국제휘발유가가 원유가격이 아닌 싱가포르의 국제제품가격을 기준으로 이 한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석유제품은 통상 30~45일전 선적한 원유로 생산해 국제유가 상승기에는 시가보다 저렴하게 도입한 원유로 생산된다.
또한 국내 정유사의 생산비용과 큰 관련없이 판매가격이 결정돼 비용절감을 통한 가격인하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원유가 방식이 검토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석유TF는 "경쟁이 충분해야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연산품(원유 정제시 휘발유,경유, 등유 등) 특성상 원가산정이 어렵고, 적정이윤 등에 대한 객관적 평가기준 마련과 상시 모니터링에 한계가 있다"며 " 근본적으로는 국내 석유제품시장 개설을 통해 국내 수급요인을 반영하는 국내가격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가격 비대칭성 다수 확인되나 항상 그렇지는 않다.
석유TF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조사에서 비대칭성을 다수 발견했다. 1997년 1월∼2007년 5월기간 중 정유사 가격은 원유가, 국제제품가와 비대칭됐다. 2008년 5월∼2010년 12월, 2009년 1월 ∼2011년 2월 두 구간에서도 정유사 가격은 국제제품가와 비대칭했다. 특히 주유소 가격은 분석기간과 상관없이 국제유가에 모두 비대칭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의 분석기간인 2009년 1∼2011년 2월의 경우를 보자.
국제휘발유가격이 1원 등락했을때 국내정유사공급가격의 변화는 첫주 조정액은 상승(0.478원) 하락(0.151원), 4주간 누적조정액은 상승(0.684원), 하락(0.410원)을 보였다. 1원이 변동했을때 오름폭이 하락폭보다 더 큰 것이다. 또한 2010년 기준 정유사 가격은 국제휘발유보다 L당 38원(주평균 0.73원) 주유소 가격은 L당 29원(주평균 0.54원) 더 인상됐다. 석유TF는 그러나 주별이 아닌 월별로 분석하면 정유사와 주유소가 가격을 더 올리거나 덜 내린 시기(정유사, 주유소 이익), 가격을 덜 올리거나 더 내린 시기(정유사, 주유소 손실)가 혼재한다고 했다.
3.유통구조 문제도 비대칭성 원인이 되고있다.
석유TF는 비대칭성이 발생되는 원인에 대해 정유4사의 과점구조, 정유사-주유소간 수직적인 유통구조 등으로 가격경쟁이 제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유사는 통상 판매실적을 월별로 집계하는데 월말에 판매물량을 늘리기 위해 공급가격을 일시적으로 급락시키고 월초에 재인상되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주유소간 경쟁정도에 따라 가격이 충분히 인하, 또는 인상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석유TF의 한 관계자는 "주유소는 정유사에 대금결제시 일정기간 경과 후 판매단가를 정산한다"면서 "소비자 판매시 실제 구입단가를 알 수 없으므로 판매가격을 높게 산정하려는 유인이 발생한다"고 했다. 또한 "석유제품 가격 상승시에는 소비자들이 저렴한 주유소를 찾으려는 노력이 크나, 가격 하락시에는 미미해 이때는 주유소 가격의 하방경직성을 초래한다"고 했다.
4.내수가가 수출가보다 높기 때문이다.
정부와 일각에서는 동일제품에 대해 내수판매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높아 내수가격을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주장해왔다. 2009년 4월∼2011년 1월 중 휘발유 기준 국제가격은 606원이며, 수출가는 617원, 내수가는 688원(내수가는 수출가에 비해 71원 더 높다.) 정유업계는 수출가는 관세·수입부과금 환급(리터당 30원 가량), 유통비용, 품질규격 차이 등으로 내수가에 비해 낮게 책정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석유TF는 "수출가는 내수가격에 비해 낮게 책정되나 분석자료의 한계로 가격차의 적정성에 대한 판단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내수판매시 유통비용이 수출시 유통비용보다 L당 40원정도 높다면 수출-내수가격 격차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