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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선 26세 젊은이가 `전재산 절반` 4조원 뚝 떼 내놓는데…

대모달 |2011.04.19 20:40
조회 112 |추천 0

[매일경제신문 2011-04-18]

 

국세청이 집계한 2009년 소득공제 대상 기부금 총액은 9조6107억원. 이 중 개인 기부는 6조1500억원으로 64%를 차지했다. 당시 법인 기부는 3조4600억원으로 36%였다. 특히 2006년 기부금 8조1408억원 중 법인과 개인 기부금이 각각 2조7956억원, 5조3452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법인과 개인 기부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대기업들도 매년 적지 않은 돈을 기부하고 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10조원을 올린 2009년 1182억원을 기부금 명목으로 냈다. 2007년에는 1924억원, 2008년에는 1507억원을 기부금으로 냈다. 2010년 손익계산서에는 기부금이 별도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상당한 규모였다는 후문이다. 통상 삼성전자 다음으로 기업 기부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진 SK텔레콤도 2009년 707억원, 2010년 1230억원을 기부금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일반 국민이나 법인과 달리 대기업 총수나 CEO 개인의 기부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예컨대 삼성그룹은 지난달 일본 대지진과 관련해 80억원 상당 기부를 했지만 이건희 회장 개인 기부는 드러나지 않았다. 삼성사회봉사단이 이사회를 통해 결정한 내용을 계열사별로 할당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처럼 한국적 기부문화에서 찾을 수 있는 특징은 대기업 총수 가족을 비롯한 거부(巨富)들이 개인적인 기부를 꺼린다는 점이다.

그 대신 경영하고 있는 기업 명의로 기부를 함으로써 '생색'을 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2006년 기준으로 개인 기부가 2274억달러, 75%로 압도적으로 많고, 기업 기부는 141억달러(4%)에 그친다. 나머지는 재단기부(13%), 유산기부(8%) 등이다.

미국에서 개인 기부가 이처럼 높은 비중을 보이는 것은 기부는 '법인'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인' 돈으로 한다는 게 미국인들에게 상식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을 만든 스물여섯 살 마크 저커버그는 전 재산 중 절반인 약 4조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에선 기업 명의로 기부하려면 당연히 주주들에게 동의를 얻어야 하고, 개인 기부와 기업명은 철저히 분리하고 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아니라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외국처럼 법인이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 기부가 활성화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기업 측은 오너 일가 개인 기부가 많지 않은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우선 대기업 오너들 재산 대부분이 계열사 주식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경영권 확보를 위한 방어 본능이 강하기 때문에 계열사 주식을 현금화해 기부에 나서기를 꺼린다.

상속을 앞두고 있다면 이 같은 경향이 더욱 뚜렷해진다. 전문가들은 주식과 배당이 주수입원인 기업 오너들이 자식들에게 기업을 승계시키기 위해 주식 지분을 건드리지 않는 게 재계 '불문율'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상당수 대기업 오너들은 기존 지분을 처분하기는커녕 배당으로 받은 돈을 다시 자사주를 사는 데 쓰기도 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총수 일가가 함부로 보유한 주식을 팔아 기부하다가는 자칫 경영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갖고 있다"며 "SK 소버린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개인이 거액을 기부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부를 과시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대기업들은 별도로 재단을 설립하고 필요 시 총수가 사재를 출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최석진 삼성사회봉사단 부장은 "대지진을 겪은 일본에서도 그룹 총수들 기부는 없었고, 조직단체로 하고 있다"며 "기부 관행은 나라마다 제각각인 역사와 사회적인 환경을 감안해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매일경제신문 전병득·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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