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만끽]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파헤쳐보자!
일주일에 걸쳐 나를 북경에서 모스크바로 데려다준 열차 K19호의 모습이다.
엄청길다 + _+
기차가 그렇듯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많은 객차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객차마다
2명의 차장들이 있어 승객들을 관리한다.
처음오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배정하고 새로운 시트와 수건을 나눠주고
여러가지 불편사항을 도와주는데 그들은 모두 친절했다.
객차안으로 들어가보면 앞뒤로 양쪽 끝에 시계가 있는데 이 시계는 모스크바 시간으로 맞춰져있다.
내 손목시계가 북경의 시간에 맞춰져 있었으니 다섯시간이 느린것!
처음 탑승하면 우선은 북경의 시간대로 생활하고 3일이나 4일째 되는날 부턴
시계를 모스크바 시간으로 맞춰두고 생활하는것이 좋은것 같았다.
아, 객차안의 온도는 보통 23~5도 정도를 왔다갔다 할 정도로 충분히 따뜻해서
뜨거운 라면을 먹을땐 더워서 창문을 열어두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바깥 시베리아의 기온은 영하 30도에 가깝다고 했다.
기차안의 복도는 한사람이 편안히 걸어다닐정도의 폭이었고
왼쪽으로 4인실 방들이 이어져 있다.
객실안의 모습
2층침대가 양쪽으로 놓여져 있다.
어느 자리를 사용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면,
내 생각엔 윗층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것 같다.
아래층은 의자의 등받이를 내리면 침대가 되고 의자를 올리면 짐칸이 있다.
넉넉한 짐칸과 바로일어날 수 있어서 편리하기도 하지만 낮엔 결국 모두의 의자!
즐겁게 놀고서 윗층에서 편히 쉬는게 더 좋은것 같다.
그리고 2층자리는 복도의 천장이 되는 곳에 별도로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자리도 있다.
입구에 걸려있는 티비는 데코레이션이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이건 객차의 입구쪽에 있는 온수기다.
이 온수기를 이용해서 다들 라면을 끓여먹고 녹차나 커피등 음료를 마신다.
아, 시베리아 횡단열차 탑승때 가지고 있으면 편리한 물건들이 몇가지 있는데
첫째는 슬리퍼고 들째는 케이블타이며 셋째로 컵이 필수다.
나는 컵을 따로 준비해 가지 않았는데 매일같이 따뜻한 녹차를 마시던 톰이 정말 부러웠다.
복도에는 220볼트의 콘센트가 있다.
중간에 위아래로 두개씩 총 네개!
내가 타던때는 사람이 별로 없어 마음껏 전자제품을 충전했는데 사람이 많이있다면
충전중엔 거의 방치해 둬야하기 때문에 자기 물건을 잘 관리 해야 할것 같다.
이건 복도에 붙어 있는 기차의 일정표다.
이 표를 보고 기차가 언제 역에 도착하며 그 정차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으니
보는 방법을 숙지해 두는것이 좋다.
방법은 간단하다.
빨간선으로 표시한 19라는 숫자가 '북경-모스크바행' 즉 내가 타고 있는 열차를 나타낸다.
그 옆의 20이 있는 일정표는 아마도 모스크바-북경 이겠지?
그리고 주황색 선은 각 역에 도착하는 도착시간이고 노란선은 그역에서 머무는 정차시간이며
초록선은 기차가 다시 출발하는 시간이니 시간을 정확히 숙지해두고 외출해야한다.
파란선은 우리 기차가 이동하는 방향을 나타낸 것인데 위로 올라갈수록 모스크바에 가까워지게 된다.
모스크바 도착시간은 오후 6시13분!
물론 모든 시간은 모스크바 시간이 기준이다.
여기가 화장실이다.
객차입구 온수기가 있는 곳의 정반대쪽에 있는데 남녀공용이며
좀 좁긴 하지만 넓이 때문에 불편하진 않았다.
다만 보시다시피 물을 받을 수 없게 되어있고 수도가 밑으로 쭉 내려와 있는데
아래쪽의 저 긴부분을 위로 올려야지만 물이 나온다.
이건 구조상 머리를 감을 생각은 할 수가 없다.
세수조차도 정말 불편하다.
나는 열차생활 3일째 되는날 이게 너무 불편해서 자전거 긴급수리용으로 가져왔던
케이블 타이를 연결해 나만의 임시손잡이를 만들었다.
여행의 마지막날에 거울을 보니 수염은 삐죽삐죽나있고 머리도 무진장 떡져있었다.
일주일만에 인간세상으로 나가는데 그래도 사람몰골은 하자 싶어서 나는 큰 PT병을 오려서
물을 받아 부어가며 머리를 감았다. 휴~
케이블 타이로 만든 손잡이는 정말 편리했는데 톰은 굿아이디어라며 좋아했고
대만친구들인 디올과 텅은 나를 베리스마트한 한국인이라고 했다.
드디어 디올과 텅이 등장했군!!
이들은 내가 열차에서 사귄 또다른 친구들이다.
둘은 대만인으로 30대 초반의 직장인들이었는데 겨울휴가로 러시아를 여행중이라고 했다.
가운데 체게바라의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디올이고
큰 양철컵을 들고 있는 사람이 텅이다.
(사실 텅의 영어이름은 Tom이었지만 우리의 톰과 이름이 같으니 여기선 잠시 그들식발음이었던 텅이라고 하겠다.)
디올은 영어도 무척 잘했고 섬세했다.
이들은 대학때 만난 친구들이라고 했는데 사실 디올이 텅보다
좀더 나이가 어렸지만 친구 처럼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나이를 모르고 보았다면 행동이나 그의 분위기에서
오히려 디올이 형이라고 생각했을것 같다.
정거장에서 간식거리를 고르고 있는 디올과 텅이다.
그들은 뭔가 파이같이 생긴걸 샀는데 좀 많이 사는가 싶더만 알고보니
톰과 나에게 나눠줄 것도 함께 사고 있었다.
고마워 디올&텅 맛있게 잘먹었어 :)
사실 파이의 맛은 그냥 그랬지만 이때까지 우리는 별로 친해지지 않았었는데
우리를 신경써 주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다.
답례로 나는 톰에게서 획득한 초콜릿을 주었다. + _+
(물론 톰에게 양해를 구하고, 우리의 게임은 어디까지나 재미였다.)
객차에는 우리들 말고도 몇몇 사람들이 더 있었지만 대부분이 중간중간에 타고 내리길 반복했고
북경에서 모스크바까지 가는 사람은 우리가 유일했기때문에 나와 톰과 텅, 그리고 디올은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텅은 정말 재미있는 친구였다.
그는 톰의 이름인 Tom wood가 타이거 우즈와 비슷하다며 그를 타이거우드라고 불렀고
곧 아프리카로 떠나게될 나를 타이거 푸드라고 불렀다.
"이봐 텅, 난 야생동물들에게 잡아먹히지 않을거야, 그리고 아프리카엔 타이거가 없다구"
"Ah!! I'm sorry ilon food :)"
"- _-;; kk "
이건 여행을 떠나기전 선배가 내게준 홍삼이다.
혼자서 먹으라고 하셨지만 다리가 아픈 톰에게도 조금 나눠 주었는데
매일 라면과 빵을 먹다 속이 부대낄때 먹어주면 왠지 밥을 먹은듯 기분이 좋았다 + _+
진규선배 고마워요~!
겨울의 바이칼 호수는 꽁꽁 얼어 있었는데 그 두깨가 1m가 넘는단다.
바이칼 호수는 시베리아횡단열차의 명물중 하나였는데 그 크기가 얼마나 큰지
톰은 잉글랜드를 들어다 놓으면 그냥 빠져버릴 것이라고 했다.
여름이라면 바이칼호수를 기준으로 기차표를 두구간으로 나누어
바이칼과 알흔섬을 구경하는것도 정말 좋을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춥다..
수평선이 보이는 바이칼 호수
호수의 얼음위에 하얀눈이 덮혀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톰은 'boring'을 외쳤지만 난 따분할 시간이 없었다.
시베리아의 멋진 평원과 러시아의 시골마을 풍경과 우거진 숲들은 봐도봐도 지루하지 않아서
나는 하루에도 몇시간씩이나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 풍경을 감상하다 친구들과 함께 밥을먹고 저녁엔 어김없이 카드게임을 하고
조금 책을 읽고는 다시 풍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어쩌면 길수도 있는 기차여행은 내게 너무나 짧기만 했고 모스크바에 도착하는 날이 되자
우리들은 큰 아쉬움에 말이 없어졌다.
나는 멋진추억을 만들고 좋은친구가 되어주었던 그들에게 '장명루'를 선물해 주었는데
톰은 이게 무척 마음에 들었던지 정말 이쁘다며 혹시 가족이 수공예 쪽 일을 하느냐고 물어 보았다.
"고마워 하지만 그렇진 않아, 이건 한국의 전통팔찌인 장명루라는 건데 받는사람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어, 너의 여행이 안전하고 항상 행운이 가득하길 바랄게 :) "
"와! 넌 이것 때문에 겜블러가 될 수 있었던거야?"
"음.. 어쩌면? ㅋ"
"정말 정말 고마워 :) "
나야말로 그들에게 정말 정말 고마웠다.
사진을 못 찍은게 정말 아쉽다.
모스크바에 도착하자 디올의 친구들이 마중을 나와있었는데 나는 그들의 도움으로
쉽게 지하철 표를 살 수있었고 무사히 나의 숙소로 오게 되었다.
잊지 못할거야 e-mail 보낼게 안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