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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프로포즈.. 여자친구에게 화가 납니다

HY |2011.05.23 00:13
조회 18,718 |추천 173

아.. 정말 너무 감사드립니다..

 

2년동안 저혼자 품고있던 고민에 많은분들이 진심어린 덧글을 달아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칭찬해주시는분들도 많았는데 저 좋은놈은 아닙니다

 

저희 평범한 커플인만큼 다투기도했고 여자친구도 상처받을때도 있었을겁니다

 

하지만 맹세코 그일에 관해 상처준적은 없고 여자친구의 상처가 너무깊어서

 

지난 2년동안 언급조차 하지않았습니다

 

<여자친구는 그 후에도 종종 이 상처로인해 미안하다는말을 입에 달고살았습니다>

 

이말은 선물을 해주거나 이벤트를 해주면 여자친구가

 

더러움을 용서해줘서 고맙고 더러운여자라서 미안하다고

 

이런식으로 말을 하곤했었습니다

 

 

덧글 하나하나 다 읽어봤습니다

 

대구 지하철참사.. 그분들도 피해자고 성폭행 피해자도 피해자입니다

 

누가 더 큰 피해자냐 따져봐야 이건 의미가 없습니다

 

지하철참사 뿐만아니라 방화범 납치범 살인범.. 가해자는 죽일놈이라고 입을모아 욕하면서

 

왜 성폭행만은 피해자가 손가락질을 당하는가.. 이걸 말하고 싶었던겁니다

 

그리고 여자친구가 과거를 숨기려고 거짓말을 했을수도 있다는것도 봤습니다

 

전 여자친구가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평생을 함께하고싶은 여자를 믿지못하면 세상에 믿을사람이 없지않겠습니까..

 

또 설령 그게 사실이라해도 거짓말을 했다는것에 화가나지 과거때문에 화가나진 않을겁니다

 

저 역시 과거없는놈 아니고 내가 과거있으면서 내여자는 깨끗하길바라는건 모순입니다

 

제가 과거가 없다해도 여자친구에게 순결을 요구하진 않습니다

 

전 과거를 단지 성욕이아닌 사랑으로 인정하기때문에 여자친구의 지난사랑을 인정하겠습니다

 

 

 

 

좋은 조언해주신분들 응원해주신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심리치료는 예전부터 생각은 해봤는데 괜히 효과도없는데 상처만 더 줄까싶어서 말못했습니다

 

저도 함께가서 같이 심리치료를 받아보자고 권유해보겠습니다

 

얼굴도 모르는사람일텐데.. 긴 글 읽어주시고 진심어린 조언과 응원 해주신분들 너무나 감사합니다

 

아직 못나고 부족한 저지만 더 넓은사람이 되서 제 여자친구 상처를 치유하겠습니다

 

꼭 행복한여자로 만들어주겠습니다

 

다시한번 정말 감사드립니다..

 

 

 

 

 

<본문>

 

 

 

전 올해 30이되는 남자입니다

 

얼마전 3년간 교제한 28살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를 했는데..

 

좀 욱하는 일이 있어서 글써봅니다

 

 

 

 

제 여자친구는 성폭행 피해자입니다

 

15살때 사촌의 아들에게.. 촌수로는 5촌으로 알고있고 나이는 여자친구보다 5살 많습니다

 

어렸을적부터 가까이살았는데 7살때부터 2년여간 성추행을 당했다더군요

 

그땐 워낙 어렸을때고 당시엔 지방 외지엔 성교육도 잘 안되있던터라

 

그게 성추행인지도 몰랐답니다

 

기분나쁜감정은 들었지만 그렇게하면 키가큰다는 거짓말에..

 

또래애들보다 왜소했던 여자친구는 그말을 믿고 가만히 있었답니다

 

 

그리고 98년 1월1일..

 

가까이살아서 왕래가 잦았던 친척이었는데 여자친구네집이 곧 이사를 가게되어

 

다같이 새해 해돋이나 보러가자고 그래서 12월 31일에 식구들끼리 다 모였답니다

 

새벽에 출발했으나 여자친구는 감기때문에 열도많이나고 가기 힘들었던지라 혼자 남았답니다

 

근데 그놈도 무슨 이유를 댔는지 안가고 남았고 그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모든힘을 짜내서 저항은 했으나 아픈몸으로 어떻게 성인남자를 이기겠습니까

 

그놈은 여자친구에게 '너만 입다물면 무덤까지 아무도 모른다 어짜피 말해야 손해보는건 너다' 라고했고

 

여자친구는 그 말이 맞다고 생각을 했답니다

 

학교에서 어떤 선생이란게 주변에 결혼하고 성폭행으로 이혼녀됐다고.. 몸관리 잘하란소릴 했었대요

 

도대체 어떤 빌어먹을 교사가 중학생들에게 '성폭행은 이혼감이다 더러운거다'라고 가르친답니까

 

여자친구 부모님은 아직까지 이 사실을 모릅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들은건 1주년기념일에 같이 여행을 갔을때였습니다

 

저도 남자인지라 사랑하는여자와 단 둘이 여행을가게되니 욕심이 생겼었습니다

 

저녁에 분위기를 잡는데 여자친구가 자꾸 회피하더군요

 

왜그러냐고하니까 울면서 밀쳐내는거 꼭 안아주며 기다리겠다고 했더니 한참을 울다 이야기해줬습니다

 

그러고선 숨겨서 미안하다고 용서해달라고..

 

화가났습니다 짐승같았던 저한테도 화가나고

 

여자친구를 상처입힌 그놈한테는 미칠듯 화가나고

 

그걸 용서받을 일이라고 생각하는 여자친구에게도 화가났습니다

 

여자친구에게 그건 니탓이아니라고.. 미안할필요도 용서받을이유도없다고 말했으나

 

여자친구는 그 후에도 종종 이 상처로인해 미안하다는말을 입에 달고살았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거의 고쳐졌다고 생각했는데.. 지난주 토요일 제가 프로포즈를 했습니다

 

언젠가부터 이여자와 남은평생을 함께하고싶다고 생각이 들었고

 

능력이되면, 돈을 좀 모으면 바로 프로포즈하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프로포즈 후 여자친구가 울면서 그러더군요

 

자기같은거 용서해줘서 고맙다고 평생 잊지않고 보답하겠다고..

 

너무 화가났습니다 그치만 내가 화를내면 이유가 어쨌든 상처받을까봐 그냥 다독여줬습니다

 

도대체 뭐가 여자친구를 이렇게까지 만든건지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제 여자친구는 정말로 순결한사람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사람들이 막연하게 성폭행 피해자들은 더럽다, 처신을 못해서 당한거다

 

이런 말들할때 화가납니다

 

누가 평범한 가정집에 도둑이들었다고 집주인을 탓합니까?

 

대구 지하철참사.. 하필이면 그시간에 지하철타고있던 그사람들의 잘못입니까?

 

제 여자친구는요?

 

단둘이 집에있었던 잘못입니까? 만약 그놈도 안가는걸 알았으면 여자친구는 몸이야 어떻든

 

무리해서라도 해돋이보러 갔을겁니다 7살때 기억이 아직까지 있습니다

 

이런저런 말도안되는 이유를 붙여서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게 너무 싫습니다

 

이런사람들이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게요.

 

이래서 우리나라는 의식이 바뀌지않는한 선진국되려면 한참멀었구나 싶기도하고요

 

 

 

 

 

제가 여자친구에게 어떻게 해주어야 마음을 치료해줄수 있을까요?

 

어떻게해야 그게 자신의탓이 아니고 용서받을일도 아니라고 생각을 할수있을까요?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려면 사정을 다 말해야하는데

 

그건 여자친구에게 너무 큰 상처가 될것같아서 물어볼수가 없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현명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추천수173
반대수2
베플아...|2011.05.23 21:57
글쓴님 조낸 멋잇다... 지금처럼 평생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랑해주시면 될듯
베플能事|2011.05.24 00:40
참 탐나는 남자로세. 정말 여자친구를 생각할 줄 안다면 여자친구분이 그 문제에 대해 죄책감 가지며 힘들어 하거든 옆에서 아무 말 않고 그냥 안아주고 받아주시오. 그것이 그 여자친구 분에게는 최고의 위로가 될 테니까. 딱 지금처럼만 여자친구분을 사랑해 주시길 바랍니다.
베플ㅎㅎ|2011.05.24 00:02
진짜 사랑이란게저런걸까..너무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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