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일봉)
파업중인 유성기업이 3일 연속 급등, 2일 연속 상한가 중입니다.
자동차 부품주 중 소외 받았던 종목인데
이번에 회사의 power가 부각되서 매수세가 급증해서죠.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이번 파업과 유성기업에 대해 공부를 해봤는데
몇가지 생각해볼꺼리들이 있는 것 같네요.
#1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연봉은 7000만원이다?
동아일보는 5월 23일자 신문에서
"유성기업에 따르면 노조원의 평균연봉은
퇴직금과 복리후생비를 합쳐, 7000만원 수준.."이라 전했다.
우리는 여기서부터 '연봉도 많이 받으면서 왠 파업?'
이라고 생각하며 일부 '귀족 노조의 배부른 파업'을 떠올린다.
그래서 파업의 진짜 이유는 궁금하지 않고 그저
7000만원이란 숫자가 맘에 걸리고 파업은 부당해 보인다.
연봉 7000만원은 꼭 거짓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하지만 - '퇴직금과 복리후생비를 합쳐' - 이 부분.
물론 퇴직금이 연봉에 붙어있는 회사도 있지만
우리는 일반적으로 연봉을 말할때 퇴직금은 빼고 말한다.
상식적으로 직장인들 중에서 퇴직금 포함해서 연봉 말하는 사람?
없다.
유성기업의 2010년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근로자의 평균 근속년수는 15.74년,
1인당 연평균 급여는 5710만 9000원이다.
연봉 7000만원은 근속 25년 가량 직원 중, 주야, 주말 특근을
하루도 빠지지 않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액수라고 한다.
그리고 이는 낮은 기본급에 '시급제'를 더해 운영되어 왔다.
그런데 사실 연봉 7000만원은 중요한게 아니다.
이익이 많이 나는 기업의 근로자로써, 연봉 높을수도 있다.
높은 연봉 받으면서, 기업의 상황에 대한 고려없이
그래도 더 받겠다고, 더 달라고 요구하면 부당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의 연봉은 그렇게 높지 않을뿐더러
사측에 '연봉인상' 을 요구한게 아니다.
현재 거의 24시간 2교대제로 이루어져 있는 시스템을
(-오전8시~오후 6시/오후9시~익일 오전 6시- 2교대 근무)
주간연속 2교대제로 바꾸자는 것이었다.
(오전8시~24시까지 16시간을 2교대로 근무)
갑자기 바꾸자는 것도 아니었다.
2009년, 2011년 1월부터 바꾸기로 이미 협의를 한 상태였고
이에 대한 세부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노사측이 의견 조율을 하지 못하여
노조측의 파업과 회사측의 직장폐쇄가 발생한 것이다.
협의 과정에서 '임금유지'에 초점을 맞춘 노조와
'생산성 유지'에 초점을 맞춘 사측의 입장 중
어느 것이 더 타당한지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그러나 이 파업은 적어도 '귀족노조의 배부른 파업' 이 아니다.
#2 파업은 항상 불법 파업이다?
파업은 합당한 절차를 거칠 경우 합법적인 행위이며 기본권리다.
유성기업의 파업 또한 절차를 거친 파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파업 자체에 대한 입장차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리고 개별 파업에 대한 타당성의 판단 또한 다를 수 있다.
그래도 파업은 어떤 방식으로든 무언가 불편함을 초래한다.
그러나 파업이 '최후의 수단' 이라는 점에서,
적어도 우리는 파업 때문에 불편함을 겪을 때 비난 이전에
'파업의 이유'를 알아야 한다.
우선 무엇을 말하는지 듣고, 욕을 하더라도 해야한다.
그런데 우리 머릿속에는
파업은 항상 불법이고, 항상 폭력적이고, 항상 노조 탓 같다.
그래서 우리에게 항상 파업은 무조건 나쁘다.
물론 몇몇 강성노조들, 몇몇 합리적이지 못한 파업들이
이런 이미지를 만든 탓도 있겠지만, 꼭 그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이유도 모르면서,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무조건 욕하는 것은 분명 '틀린' 거다.
reasonable한 찬성과 반대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론은 분명 파업의 이유를 알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
#3 증권 찌라시 vs. 가판 뉴스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는 오늘 반등에 성공했지만
어제까지 하락세였다.
증권가 뉴스에선
'유성기업 사태 영향 일시적, 단기적 조정일 뿐'
이란 분석이 계속 나왔다.
물론 파업 조기진압 가능성이 높단 점도 이유의 하나 였으나
유성기업 자체는 '상업용 자동차'와 'SUV' 부품 생산을 하며
비상장 계열사들이 다른 차종 부품 생산을 주로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연일 가판 뉴스에서는
'자동차 올스톱', '1조원 이상 손실 초래' 등을 언급했다.
어느쪽이 옳은가를 따지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시장의 안과밖에서 모순되는 뉴스가 나왔으며,
이는 분명 각각의 이익을 위해 생산된 뉴스고
이에 따라 여론은 만들어졌다.
#4 조기 진압 필수? 조기 해결 필수!
업계에서는 조기 진압을 계속적으로 요구했고,
정부는 이에 따라 공권력의 투입 2시간만에 노조를 해산시켰다.
조기 해결을 부르짖어야지. 조기 진압을 요구하다니.
'토론'을 통한 해결이 아닌 '힘'을 통한 해결.
편안함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닌데. 근본적인 해결책도 아니고.
강자가 힘으로 약자를 누르는 것은 언제나 마음이 아프다.
#5 유성기업의 비밀
유성기업은 3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 기업이다.
그러나 그 3년중 2008, 2010년엔 당기 순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유성기업이 보유한 와이엔티파워텍(지주비율 60%),
유성피엠공업(100%), 중국법인 유백안려활새환유한공사(45%) 등
비상장 계열사 덕분이다.
자사는 영업손실이 나도
지분법 이익 대거 유입으로 순이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매우 특이한 케이스다.
그런데 몇년 연속 영업손실인 기업이
우리나라 완제품 자동차 업계를 쥐락펴락 한다?
유성기업의 영업손실은
현대, 기아차의 '단가 인하 압력'을 피하기 위해서 인 듯하다.
대기업은 하청기업의 영업이익이 높을경우
추가적인 단가 인하 요구를 한다고 한다.
따라서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인다.
편법적인 것 같긴 하지만, 얼마나 쪼아댔으면 이렇게까지 했을까.
이런 점에 대해 유성기업을 욕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기업 생태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인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