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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삼촌에게 그럼 과자를 먹으라는 우리 숙모

16녀 |2011.05.25 18:51
조회 233 |추천 1

안녕하세요. 16세 여학생이예요.

음슴체로 이야기할 주제는 아니지만 이런 말투는 제가 어색해서.. 음슴체로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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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삼촌이 2년전에 결혼했음. 아마 삼촌나이 38~39살쯤이었을 것임. 어렸을적부터 막연히 삼촌은

그냥 삼촌이고 우리 아빠 동생이니까 결혼도 안 할것 같았는데 결혼하니까 신기했음. 그냥 신기했음.

 

결혼이라는 건 축하해줘야 할 일이고 기뻐해줘야 하는게 가족으로서의 도리 맞겠지만, 난 삼촌이 데려온

여자가 싫었음. 숙모라고 불러야하지만 정말 그렇게 부르기도 싫었음. 숙모는 약간 모자란 사람이었음.

이런거 가지고 싫다 그러면 욕 먹어야겠지만 난 정말 힘들게 커온 우리 삼촌의 아내가 될 사람이 그렇다는게 싫었음. 우리 삼촌 5살때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할아버지가 방황하시면서 우리 아빠가 삼촌이랑 고모 다 키웠음. 우리 아빠는 9살이란 나이에 집안일을 다 도맡아 해야 했고 우리 삼촌은 할머니 얼굴도 기억 못 함. 이런 말하면 좀 그렇지만 우리 할아버지도 나이 드시기 전까지는 술 먹고 다니시고 그랬음. 그래도 우리 삼촌 삐뚤어진적 한 번 없이 정말 바르게 컸음.

 

난 능력녀 숙모바라는게 아님. 그냥 우리 삼촌 평생 같이 함께 할 마음 착하고 평범한 여자였으면 됐음. 솔직히 우리집도 돈 많은게 아니라서 돈 많은건 바라지도 않음. 그래도 결혼할때까지는 그래도 우리 삼촌이 선택한 여자인데.. 좋은 사람이겠지 했음. 그리고 숙모가 우리집 사람이 된 뒤로 첫번째 설날이 옴.

 

삼촌이랑 숙모가 우리집에 왔음. 할아버지도 나 어렸을때 돌아가셔서 큰집은 우리집임. 근데 살아계셨을때도 우리집에 살아서 어차피 우리집으로 오긴 했음. 내 밑으로 남동생이 있는데 삼촌이랑 남동생이랑 성당에 가고 아빠는 차 끌고 장보러 나감. 엄마랑 나랑 숙모가 남음. 엄마가 간단하게 고기를 구워왔음. 멀리서 왔으니 배라도 채우라고 왔음. 난 고기에 눈이 뒤집혀서 흡입함. 숙모도 잘 먹음. 근데 이상함. 분명 삼촌은 숙모가 고기를 못 먹는다고 했음. 근데 잘 먹음.

 

다 먹고 치웠음. 이 날은 별 다른 일이 없음.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건 그 다음 날임.

본격적으로 음식을 차려야하는 날임. 어제 장 봐온걸로 엄마가 열심히 전부치고 고기굽고 나물 무치고 바쁨. 나도 옆에서 설거지하고 엄마 수발을 들어줌. 하지만 숙모는 티비를 보며 깔깔거림.

 

앞에서 모자란 사람이라고 해서 지체장애인같은 분을 떠올리는 분도 계실것 같은데, 그런건 아님.

나도 뭐가 모자라다고 하는건진 모르겠음. 내가 볼때는 개념이 모자람.

 

다시 말하지만 내가 어렸을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삼촌 결혼식때 시부모 역할 우리 엄마아빠가 해 줌.

상견례도 나와 동생은 집안에 방치하고 엄마 아빠가 나감. 그럼 우리 엄마 아빠는 그 숙모한테 시부모 같은 사람이 아님? 시어머니가 열심히 전부치고 나물무치고 하는데 티비보며 깔깔거리는 며느리를 내가 어떻게 생각해야함? 나도 일하고 있는데? 난 이때부터 숙모가 싫어짐. 뭣보다 우리 삼촌이 나한테 준 초콜릿을 숙모가 뺏어먹음 ㅠㅠ.. 내 초콜릿.. 왜 뺏어감

 

아무튼 우리집에 와서 머무르는 3일동안 정말 그 숙모란 사람은 손가락하나 까딱 안 함.

난 삼촌이 결혼한다길래 이제 우리 엄마 혼자 고생 안 해도 되겠구나 좋아했음. 근데 우리 엄마 더 고생함. 상전이 하나 더 늘었음. 평소에 엄마 말 지지리도 안 듣는 나도 명절때는 도와주는데 도대체 그 숙모란 사람은 뭔가 하는 생각이 들었음.

 

그래도 여기까지만 해도 참을 수 있었음. 모자란 사람이라잖아.

 

하지만 엄마 아빠 밤 늦게 나와 내 동생 자는 줄 알고 이야기 하는거 들어보면 그 숙모란 사람은 가관임.

우선, 집에 가면 삼촌 밥을 안 줌. 21세기에 그런 구시대적 사고방식을 유지하고 있냐고 욕하려는 워리어들은 잠깐 대기하셈. 우리 가족도 밥은 자기가 차려먹음. 대신 우리가족은 맞벌이임. 하지만 숙모는 전업주부이고 우리 삼촌은 이틀에 한 번 집에 들어감. 솔직히 신혼 아님?? 신혼이니까 아내가 차려주는 맛있는 밥을 먹고 싶은게 남편의 로망 아님?? 하지만 집안은 개판 텅빈 밥통 널려있는 과자봉지.

 

가관임. 나도 내가 그리 깔끔한 여자라 말할 자신은 없는데 이건 아님.

 

삼촌이 배고프다니까 과자를 사먹으라는 여자임.

 

자기가 마리 앙뚜아네트임?? 밥할줄 모르면 친정에서 배워오라고. 나도 밥할줄 아는데 왜 모름?

다시 말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모자란 사람이 아님.

 

우리 아빠는 술을 드시면서 말했음.

 

내가 그새끼 그렇게 결혼하지 말라그랬는데 결국 하더니 지금 이게 무슨 꼴이냐, 이렇게 살려고 결혼한거냐.

 

솔직히 우리 아빠한테는 삼촌이 아들이나 다름없을것임. 아들이 결혼해서 그렇게 산다고 생각해보셈.

피가 거꾸로 안 솟을 아버지가 어디있음? 삼촌이 왜 밥이 없냐고하니까 그 여자는 쪼르르 친정으로 달려가서 미주알고주알 일러바쳤다고 함. 그런데 그 집안도 웃김. 우리한테 전화를 해서 따짐.

 

아무튼 그 후로도 사건이 펑펑 터지더니 그 집에서 이혼하자고 말했다고 함.

그리고 위자료를 내놓으라고 함.

 

우리가 위자료를 내놓아야 함?

 

 

ㅠㅠ.. 속상해서 그냥 풀어봤음. 위자료 이야기가 작년에 들은거라 그 후로는 잘 모르겠음.

근데 우리 삼촌 올 설에 안 올라옴.. 아빠가 올라오지 말라고 함.. ㅠㅠ.. 어떻게 되가는지는 나도 궁금함.

 

나는 지금 톡커님들한테 우리 집안에서 위자료를 내놓을만한 구실이 있는지 질문하고 싶음 ㅠㅠ

우리집 그 쪽에서 몇천만원 요구하면 못 내줌.. 요즘 우리집도 힘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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