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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 군대보낸 경험있는 누나분들께 여쭤볼게요.

히메님 |2011.06.01 07:23
조회 1,089 |추천 0

 

안녕하세요 22살 여대생입니다.

 

이 글은 뭐 톡 노리고 쓴 글이 아니기 때문에 음슴체 안쓰고 편하게 적을게요.

 

 

 

 

제목처럼 제 동생이 엊그제 군대를 갔어요.

연년생이라 부모님께서 아마 등록금 부담이 크셨을겁니다.

차라리 제가 남자고 동생이 여자였다면 좀 나았을테지만.. 연년생 분들은 공감하실거에요.

 

전 남자친구도 없고 친하게 지내는 남자애들도 없어서 남자친구 군대보낸 친구들 얘기만 들었을땐

뭐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제 동생이 갈 거라는 건 알았어도 그게 그렇게 와닿지가 않더라구요.

입대 날짜가 정해지고 나서 동생은 미친듯이 여행다니고 친가, 외가 쪽에도 한번씩 들러

인사드리고 오더라구요.

 

 

제가 고등학교 들어가고부터 전 학교 학원 독서실만 다니느라 동생 얼굴도 주말 아침에만 겨우 볼 뿐 그리 살갑게 친한 사이는 아니었어요. 그전까지는 뭐.. 다들 알다시피 치고박고 서로 주먹 발차기에 온갖 쌍욕....... 네 뭐 여기까지만 할게요 ^^;

 

저는 학교생활은 그리 성실하게 하진 않았어도 제 꿈이 있고 목표가 있고, 성적도 왠만큼 나와줘서 부모님이 제게 그리 간섭은 안하셨습니다. 저부터도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 걱정말라고 했구요.

그런데 동생은 제가 하도 드세게 날뛰어서인지 어릴 때부터 순종적인 아이였어요.

시키는 거 꼬박꼬박 하고, 학교도 학원도 지각 한번 하지 않고 저완 다르게 개근상도 받고..

하지만 성적도 그리 좋지 않고 사춘기 땐 은근히 자기 고집 내세우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막상 대학도 잘 못 가서 부모님이 여러가지로 실망하셨구요.

아빠가 붙잡고 얘기 하니, 자기는 꿈도 없고 잘할 수 있는 것도 없어서 그냥 이대로 살겠답니다.

아빠로서는 억장이 무너지셨겠지요. 하나뿐인 아들이 저런 소리를 하니...

 

저는 지방캠퍼스를 다니고 있어서 동생과 얘기할 기회는 더 적어졌고,

엄마도 뒤늦게 대학가서 외박에 술먹느라 바쁜 동생을 그저 내버려두고 계시더라구요.

군대 가기전에 노는거니... 하시면서.

동생은 서울 근처에 있는 대학이라 집에서 통학하고 가끔 학교에서 술마시면 근처 친구들 자취방에서 자고 다음날 아침에 기어들어오더라구요

 

 

그래서 엄마도 동생 군대 빼줄 생각이나 이런건 안하셨어요.

해병대 지원도 조금은 바라셨던 것 같은데, 동생이 못버틸것 같다더군요. 그저 당신의 아들,

군대가서 철 들고 생각도 좀 변해서 왔으면 하시더군요.

저도 같은 생각이었구요.

 

그래서 군대 가는거 별 생각, 별 느낌 없었는데

이게 진짜 막상 그 앞에서 경례 붙이며 잘 갔다오겠다고 뒤도 안돌아보고 가버리는데

정말 느낌이 묘하더라구요. 아쉬움도, 안타까움도 없었는데 뭔가 뭉클하면서, 코끝이 찡해오더군요.

집에가면 가끔 제가 맛있는 것도 사주고, 집에서 간단히 치킨에 맥주도 사주면서 그러던 동생이

적어도 5개월동안은 못보겠구나, 진짜 가는구나, 싶으니까 울컥하더라구요.

엄마도 옆에서 눈물 억지로억지로 참고 본인 감정 추스르는 게 보였구요..

 

 

입대 날 사실 전 갈 생각이 없었습니다. 제 수업도 있고, 그냥 뭐 엄마아빠랑 같이 가면 되지 했는데, 엄마는 그래도 누나가 같이 가줘야지 하셨어요. 그래도 난 안갈꺼라고 잘갓다오라며 그 전주 주말에, 니옷 잘입을게 잘갔다와라~ 이말만 남기고 학교로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그날 일이 너무 바빠서 못가신다네요. 어떻게든 빼고 가려 했는데 일이 많아서 안되겠다고...

그때부터 걱정이 되더군요. 안그래도 맘 여린 울엄마, 혼자 어떻게 보내고 돌아올지...

 

그래서 입대 전날 나 올라갈거라고 말하니까, 수업도 있는데 뭘 오냐면서, 다음에 마미랑 면회나 같이 가자시더군요. 애써 강한 척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엄마 혼자 애 잘 보내고 올수 있겠냐고, 그냥 내 말대로 하자며 가겠다고 우겼습니다.

그랬더니 "너 피곤할까봐 그렇지..."  라 하시더군요. 으이구...

 

그래서 그전날 도서관에서 폭풍과제로 밤을 새고, 새벽같이 올라갔습니다.

엄마가 딱 봐도 침착한 척하면서, 묘하게 들떠 계신 것 같았습니다. 불안을 감추려다 보니 그러신것 같았습니다. 알던 길을 잊어버리고, 끼어드는 앞차에 짜증을 내시고..

막상 가보니 다른 사람들은 온 가족에, 여자친구에 동네친구들까지 대인원으로 온 사람들이 수두룩 하더라구요. 갈비집을 가서도 엄마는 계속 딸내미 없었으면 엄마랑 아들이랑 단 둘이 너무 초라했겠다며 애써 웃으셨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보내고 엄마 어깨에 손을 두르고 올라오는데 계속 하늘 보며 한숨 쉬시고,

고개를 떨구시고, 걸려오는 아빠 전화를 저더러 받게 하더라구요. 참 마음 아프더군요. 끝까지 울지는 않으시더라구요.

알다시피 장녀라 애교가 그리 많이 없습니다. 엄마아빠한테 살갑게 구는 딸내미도 아니었구요.

 

계속 제게, "와줘서 고마워, 만약 엄마만 있었다면 혼자 돌아갈 생각하니 엄두가 안나네. 엄마 생각해서 와준 거 다 알아. 고마워, 고마워 딸래미."

하시더군요.

 

 

참 기분이 이상합니다... 아직 그래서 글이 두서가 없네요 ㅠㅠ

 

제가 대학가기 전부터 아빠는 일 때문에 지방에 내려가계시고,

엄마 혼자 서울에서 동생과 저 키우며 직장 다니시구, 저마저 대학을 지방으로 가서

엄마랑 동생 단둘이 지냈는데 이젠 동생마저 군대를 가버렸으니

엄마 혼자 서울 집에서 지내셔야 합니다.

 

사실 그래서 중간에 휴학하고 싶었어도 못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빨리 서울 본캠으로 와서

집에서 학교 다녀야 했거든요. 그게 엄마가 유일하게 서울에서 버티시는 이유였으니까..

 

 

그 날 집에서 자고 다음날 일찍 내려올까도 했지만, 다음날 밀린 과제가 있어 집에서 잠깐 자다가

그 날로 학교로 내려왔는데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지금도 무겁습니다.

엄마 혼자 울지는 않을지, 잠은 잘 자고 있을지, 처리해야할 일도 있다던데 일은 제대로 손에 잡히실지..

 

 

나중에야 익숙해져서 그러려니해도, 처음에는 많이 힘드실텐데 저라도 옆에 있어드려야 맞는건데

곧 시험이기도 하고, 방학하고는 계절학기도 할 생각인데 이게 또 걱정입니다.

그래서 아직 신청만 하고 고민중이네요.

 

 

 

 

정말 잡다한 서론이 길었는데......... 아 제가 봐도 정말 무슨말인지 모르게 막 지껄여놨네요..

 

이럴 때 제가 어떻게 해드려야 맞는걸까요.

제가 어떻게 해드려야 엄마가 마음이 편하실까요.

어떻게 해야.. 동생의 빈자리를 못느끼시게 할 수 있을까요.

 

남동생 군대 보낸 언니들이라면 좋은 해결책을 내주실 것 같아 과제 하다말고 이 새벽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엄마의 쓸쓸한 뒷모습이 계속 마음에 걸립니다.

아침마다 그래도 회사가기 전에 아들 아침은 챙겨야 된다며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밥을 하시던

엄마가, 그 빈자리.. 외로움을 어찌 버티실까요.

 

안그래도 바깥으로 나돌아다니느라 바쁜 딸 아들내미에 저희가 집에 들어갈 때까지 엄마 혼자 빈집을 지킬 때도 많이 외로워하셨는데.... 엄마 심심하다고 엄마랑 놀자고 빨리 들어오라고...

 

 

 

 

 

 

아 진짜 어떡해야 될지를 모르겠어요 이 글 쓰면서도 자꾸 울컥하게 되네요...

 

 

 

 

 

좋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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