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에 대한 불편한 진실, 해롤드 & 쿠마
국어수업 때 필요한 비평문의 주제를 고심하다가 결국 가장 최근에 본 영화 <해롤드와 쿠마2>를 선택했다. 이것말고도 학급 모든 아이들이 즐기는 대중적인 작품도 많은 것은 사실이나, 이만큼 인종차별 및 자유란 무거운 주제를 유쾌하게 풍자한 영화가 또 있을까 싶기 때문이었다. 영화를 보고난 후 나에게 많은 생각의 변화를 가져다 준 작품이고, 특히 미국과 미국시민의 관계에 있어서 전과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영화 속 주연이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단 한 번도 상영되지 않았던 것으로 미루어보아 확실히 이 영화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문화와는 코드가 잘 맞지 않는게 사실이다.
“한국인 = 일벌레?”, “인도인 = 의사?”
일 잘하는 일벌레 해롤드는 재미교포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직장동료들이 주말 업무를 떠밀 때에도 싫은 소리 한 번 못하는 소심쟁이다. 이런 해롤드의 성장과정이 지난 전편의 내용이었다면, 후속편은 인도계 친구 해롤드의 이야기. 의사집안의 똑똑한 막내아들로 철이 부족한 탓에 의대입학을 희망하는 아버지의 기대를 늘 저버리고 마약에 중독되어 사는 반항아다. 이 두 사람의 캐릭터는 미국인들이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한국인’과 ‘인도인’의 전형적인 모습. 즉 두 사람이 각 인종을 나타내는 일종의 캐릭터가 된 셈이다. 그런데 우리가 한가지 더 집중해야할 곳이 있다. 두 사람 중 어느 누구도 한국인 또는 인도인이 아니라는 것. 극중 모든이가 그들의 피부색을 전제로 하여금 미국인이라고는 생각지 않으며, 그 무의식중의 편견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도 계속 된다. 하지만 그들은 미국에서 태어났고, 미국을 사랑하며, 미국말을 했다.
▲ 같은 유색인종들 사이에서도 펼쳐지는 인종 서열화를 재밌게 풍자한 에피소드였다.
노골적인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풍자, 'KKK'
전편과 후편은 구성면에 있어서 놀라울 정도로 키워드가 같았다. 혹 후편부터 보았다면 나중에라도 꼭 전편을 보길 바란다. 하룻동안의 모험에서 겪는 수가지 에피소드 중의 하나 '인종차별'은 특히 백인우월주의를 풍자하여 영화의 재미를 더하는 양념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 전편에서는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인물을 ‘백인 경찰들’로 설정하면서, 또 후편에서는 백인우월주의단체 ‘kkk’를 직접적으로 출연시키면서. 한가지 더 흥미로운 점은 이런 대목에서만큼은 황인족, 인도인종 뿐만이 아닌 흑인종, 라틴아메리칸까지 다른 유색인종을 등장시켜 그 해학을 더 맛깔나게 버무린다.
약자가 사는 방법, ‘참거나’, ‘반항하거나’
‘소수’는 지구촌과 같은 거대한 바탕 앞에선 항상 턱없이 약자를 대변하는 개념이라서, ‘다수’에게는 언제나 만만하거나 혹은 그래서 더 두려운 존재로 비춰진다. 앞서말했던 ‘일벌레 한국인’의 이미지를 이용한 회사동료들의 텃세 및 부려먹기가 해롤드의 뒤통수를 치는가 하면 쿠마는 공항 수색대에서 ‘인종차별’이라서 겪는 애로사항를 공항 직원에게 역이용하기도 한다. 비행기 안에서 일어난 테러오인사건은 다수가 가지는 소수에 대한 불안감을 가장 잘표현한 장면이기도 했다.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일반적으로 ‘테러리스트’와는 전혀 어울리지않는 황인과 인도인을 ‘북한인’과 ‘아랍인’으로 끼워맞추며 억지를 부렸던 정부의 모습. 대표적인 예를 들었을 때 이는 지난 군부독재시절 중앙정보부의 필요에 의해 우리의 재일교포 유학생들이 간첩이라 불리며 잡혀가곤 했던 것과 같은 상황들을 아주 고능적으로 비꼬고 있는바다.
‘트윙키(twinkie)’는 되기싫어
작품 주제와는 비교적 동떨어진 이야기지만, 우리는 따분하기만한 한국계 미국인들의 커뮤니티 모임이 내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트윙키는 되기싫다’며 매번 참석하고 마는 헤롤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트윙키’란 겉은 노랗지만 속은 하얗다는 동양계 미국인들 사이에서 거론되는 일종의 은어인데, 지난날 십대팬들, 그리고 가요계에서 큰 이슈가되었던 ‘박재범 사건’을 보았을 때 여느 별다를게 없는 다른 은어와는 확실히 심각성이 없지않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화차이를 조금도 고려하지않고 결국 그를 그룹에서 탈퇴시킨 J기획사의 섣부른 결정을 다시한번 더 떠올릴 수 있었다.
착한시민이 되려고 정부를 믿을 필요는 없어, ‘조지 부시’
전편에서 해롤드와 쿠마를 절정단계에서 결말까지 사건을 종결짓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던 인물이 마약에 취한 닐 패트릭 해리스였다면, 후편에서 이 인물의 스케일은 약간 크다. 다름아닌 마약에 흠뻑빠진 조지부시. 사건이 절정단계에 이르기전 두 주인공은 그와 몇분동안 담화를 나누게 되는데, 정부로부터 당해온 갖가지 곤혹들을 겪은 후로부터 당췌 정부를 믿을 엄두가 나질 않는다는 해롤드의 말에 부시가 한 대답, 바로 ‘착한시민이 되고자 정부를 믿을필요는 없다’. 정부에 대해 맹목적인 비난을 피해가며 아니라 미국을 위한, 미국에 의한, 미국의 영화라는 틀 안에서 최대한의 단결을 선망하는 뉘앙스를 풍기는 말이다.
진정한 “자유를 쫓는 것”
어느 영화에나 부주제는 있는 법. 인종차별이 제작자가 보여주고자했던 노골적인 비판의 대상이었다면, 두 작품 아래 숨겨져있는 더 아름다운 키워드는 ‘자유’. 시리즈 각 편을 살펴보았을 때 후속편의 “관티나모 감옥으로부터의 탈출”이라는 자유의 상징물은 전편 “햄버거를 쫓는 것”만큼 더 재미있을 수는 없었다는 비평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전편의 화이트 캐슬에 다다랐을 때의 쿠마의 말이 꽤나 인상깊은데, ‘갖가지 모양, 토핑, 그리고 소스로 만들어진 수백가지 종류의 햄버거. 그 땅이 곧 미국인데, 우리 부모님들은 이 햄버거를 먹기위해 갖가지 배고픔과 박해를 견디셨다.’는 내용의 대목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정체성과 행복을 되찾는 일이란게 그렇게 거창하거나 어렵고 복잡한 일만은 아니란 걸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헤롤드와 쿠마 시리즈, 세 번째 편을 기약하며
한국에서는 단 한번도 상영되지 않은 영화일뿐더러 기존에 내가 검색하여 참고할 수 있는 자료들이 턱없이 부족해서 영화를 몇 번이고 더 보며 글을 썼던 것 같다. 10대가 보기에는 약간 선정적인 장면들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그만큼 더 조목조목 터지는 ‘블랙 코미디’가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었던 것 같다. 시기상으로 봤을 때 내년 즈음이면 3편이 개봉된다한다. 아직 정확한 스토리라인은 알려진 바 없지만 세 번째 편이 나옴은 곧 하나의 ‘시리즈 물’이 된다는 말이기에 두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던 나로서는 기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영화 속 한국계와 인도계 배우들의 개성이 미국 내에서도 뚜렷하게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릴까.
흑흑 아직 어린 십대에요. 글솜씨 부족하고 두서없더라도 이해해주세요.
배우 존조 짱팬이라 첨부사진이 지극히 존조 위주네요, 2편에는 칼펜 비중이 약간~은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저번 부산국제영화제때 오셨던걸로 기억하는데 ㅠㅠ 유부남에유 저남자가 ㅠㅠ
과제였기도 했지만 쓰는데 시간이 엄청 걸렸어요 보시다시피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