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근처의 회사로 출퇴근하고 있는 직장인 여자입니다..
전 원래 추운 걸 엄청 싫어했는데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 뒤론 겨울이 좋아요
제가 서울역을 자주 지나는 편인데 겨울엔 노숙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거든요.. 추워서.
물론 역 안엔 있지만 밖에는 거의 안 나와있으니까요.
저는 여자라도 겁이 많은 편이 아닙니다.
어두운 곳도 잘 다니고 노숙자들이 다가오면 겁에 질리는 회사 언니들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과민반응하거나 겁내본 적이 없어요. 그냥 인생을 살다 한번 삐끗하면 저렇게도 되나보다 했구요.
근데 저도 사람인지라 불쾌한 경험이 쌓이고 쌓이다보니 겁에 질리기보단 좀 싫어졌어요.
뉴스 기사에 서울역 노숙자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행인 얘기가 있더라구요.
물론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는 건 절대로 안되는 행동이고
기사 내용엔 200원때문에 사람을 찔렀다는 투로 써있기도 했지만 심정은 조금 이해 가더라구요.
제가 만난 분들 중 불쾌하게 구는 유형은 이랬어요.
1. 내 돈은 내 돈, 니 돈도 내 돈..
일말의 미안함이나 부탁의 느낌없이 거의 강탈하는 듯 돈을 달라고 하는 유형이예요.
걷고 있는데 갑자기 불쑥 앞에 서거나 팔을 툭툭 쳐요.
그리고 "아가씨, 나 라면 사먹게 천원만 줘봐." 하거나 "나 면도기 사게 오백원만 줘봐." 이래요.
없다고 하면 위아래로 훑으며 이상한 눈빛으로 실실 웃거나 팔을 치면서 "그래 가라 가" 하는 유형.
이게 무섭지는 않은데 지나쳐서 걸으면서도 기분이 나빠요.
2. 막무가내
막무가내로 돈을 달라고 하는데 진짜 현금이 없고 카드밖에 없다고 해도 정말 얼굴이 닿을 정도까지
계속 걸어오면서 위협하듯 돈을 달라고 해요.
"아~ 동생아! 너 그러는 거 아니다? 어?" 하면서 계속계속 걸어와서 제 앞에서 위협하구요.
절대 몸에 터치는 안해요. 경찰이 올 수도 있으니까요. 그냥 계속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오면서 위협만..
저번에 이런 유형한테 쩔쩔 매니까 옆에 남자분이 천원을 쥐어주면서 "이제 됐죠? 가세요 빨리" 이랬어요.
그랬더니 그 분한테도 그렇게 위협하더라구요.
근데 남자분이고 인상쓰면서 "가시라구요!" 하니까 가더라구요.
이런 유형은 여자한테 일부러 더 그러는 경향도 있어요.
3. 욕하는 사람
진짜 쉬지 않고 욕을 고래고래 해요.
특정 누구에게 하는 건 아니고 그냥 아무한테나 눈맞추면서 "이런 X같은 새끼들!! X발 새끼들!!!! " 이런?
엄청 무섭거나 하진 않고 시비를 걸거나 하는 건 아닌데 자꾸 욕듣는거니까 불편하긴 하죠.
4. 노상방뇨
옆에 누가 있어도 상관 않고 바로 바지 내리고 노상방뇨를 해요. 물론 직원이나 경찰 제지가 있긴 한데
그래도 너무 많이 그러니까 다 막을 수 있는 건 아니고 옆에 여자를 인식하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만
여자분들이 옆에 서있다가 물소리에 보고 놀라하는 걸 자주 봤어요. 저도 처음엔 진짜 놀랐구요.
5. 여기저기 낮잠
웃통 벗고 걸어다니는 길에 누워 술병들과 함께 다같이 낮잠 타임을 갖고 계신분들이 많아요.
에스컬레이터 주변에도 몇 분 있어서 올라갈때 살짝 부담스럽고 불편한 기분.
이건 외국관광객들이 좀 놀라는 눈치였구요.
누워서 자는 건 막을 수 없지만 옷 벗고 자는 건 좀 하지 말아줬으면..
이 외에도 말로 성희롱을 하거나 지나가는 애를 넘어뜨리거나 돈을 달라고 끝까지 쫓아오기도 해요.
서울역엔 경찰분들 참 많고 수시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런 수고에 감사하면서도 너무 불편할땐 이 상황에 누가 조치를 좀 해줬음 좋겠다 싶기도 하구요.
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언제 범죄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기도 해요.
방법이 없는 건 알겠지만 가끔은 깨끗하고 치안 나빠보이지 않는 서울역도 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