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이 사랑을 하게 되면,
더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가 되어 시간이 흘러간다고는 하지만
헤어지고 나서는 덜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가 되어 되려 힘들어 한다고 들었다.
이번 사랑에서는 분명히 내가 너를 더 좋아했던 약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니가 덜 좋아한 약자가 되어 훨씬 더 힘들어 해줬으면 좋겠다.
사귀는 동안에 나는 정말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숨죽여가며 너를 만났다.
그 덕분에 우리는 다툼이 거의 없었고, 큰 아픔 없이 한결같이 쭉 만나왔다.
힘든 너를 위로하고, 기분이 좋지 않은 너의 짜증을 온몸으로 받아가면서
그렇게 나는 너의 모든걸 사랑하고 이해하려 애썼고, 분명 그렇게 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연애 하면서 어느순간부터 너가 나에 대해 싫어지는 점이 많아졌고,
나는 그것 하나하나 고쳐가려 애쓰다
'얘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깨닫고, 지쳐서 주저앉고
결국 잠깐동안 잡은 손을 놓았다.
한동안 자기일에 전념하며,
예전, 너의 싫증에서 왔던 그 권태기를 견뎌왔듯.
그렇게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가 다시 만나면.
그러면 다시 우리는 친구와 연인 사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로 더 예쁘게 사랑할 줄 알았다.
그러나 다시 만난 너는
'친구와 연인 사이'에서 이제 우린 '친구'로 치우쳐 있다는 말로
우리의 끝을 언급했다.
나는 아니였다.
나에게 있어서 너는 친구가 아니였다.
보고싶고, 생각나고, 설레는 연인이였지
절대 친구가 아니였다.
나에게 그렇게 말하는 너를 붙잡기에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아서.
이별을 예감하고 이별을 받아들이기 위해 나온 자리였기 때문에.
"나 역시 그런것 같다." 고 이별에 동의하긴 했지만
나에게 너는 절대 친구가 아니였다.
풍파 없이 잔잔하게만 지내왔던 우리라서,
오히려 애인이라는 느낌보다 '친구' 라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게 아닐까.
그래서 섭섭했던 것, 화났던 것. 모두 너에게 표현하지 않고
숨죽여울며 주먹 움켜쥐며 꾹꾹 눌러담고 혼자서만 삭혔던 내 바보같은 짓들에 원망도 한다.
사람 좋아하는 너가,
새로운 사람 많이 만날 자리에 있기 때문에.
나 때문에 힘들어 할 겨를 없이 사람들 만나며 재밌게 살아갈 걸 안다.
그렇지만 그렇게 빨리 니 가슴속에서 잊혀지는게 너무 싫다.
차라리 미움이나 원망만 가득차서 너가 싫어진다면 좋을텐데.
그런 마음은 들지 않아, 좋은 친구로 남자고 바보처럼 약속해버려서
너가 나를 잊고 사람들 속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걸 내 눈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거
너무 끔찍하고 무섭다.
너무 못된 미운 말이라는 건 알지만.
나는 니가 정말 많이 힘들었으면 좋겠다.
그리움에 몸서리치며. 과거에서 발버둥치며.
내가 지금 그렇듯.
너 역시 그렇게 힘들었으면 좋겠다.
너를 전격적으로 무조건적으로 이해하고, 너의 모든걸 좋아하고 사랑했던 나에게 익숙해져
다른 여자와 만났을때 너와 맞지않는 모든 점들이 트러블로 이어져서
아 그때 걔랑 헤어지지 말걸. 이라고 후회하는 너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다시 돌아가야지.
하고
마음먹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