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격하게 제목을 달았네요. 닉넴에서도 보이듯이 여자입니다.
여자라서 군대에 대한 모든 걸 알 수 없다는 건 이해해 주세요. 하지만 저도 제 오빠를 군에 보냈습니다.
솔직히 매일 싸웠지만 그래도 휴가 나온거 보면 얻어맞거나 하지는 않는 거 같아서 진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병장 달았겠지만요.
이번 통칭 '해병대 사태' 보고 여러가지 이유와 논란과 여론이 나오더군요. 네이트판에서도 여러 얘기가 나오길래 보다가 쏘쿨오빠님의 기수열외 나는 이해한다 라는 말을 보고 조금 끓어 올라서 이렇게 글 남깁니다.
http://pann.nate.com/talk/311973122 쏘쿨오빠님의 글 <기수열외 나는 이해한다>
다시 한번 더 말하지만 제목이 좀 격합니다만 본문에서는 절대 쏘쿨오빠님께 어떠한 인신공격 등의 모욕을 하지 않고 조곤조곤 반박하겠습니다.
기수열외가 악습이고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맞다고 하시면서 한편으론 그게 이상향이라고 하셨습니다. 기수열외라는 문화를 없애는 게 왜 이상향입니까?
혈기왕성한 20대 남자들이 모이고 전시 체제 하에 운영되는 군대라서? 그러면 팔레스타인과 전쟁을 치루던 이스라엘은 어떻습니까? 그 쪽 역시 혈기왕성한 20대 청년들 과 전시 라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합니다. 하지만 그곳은 널리 알려지다시피 군대문화의 선진국 중 하나입니다.
쏘쿨오빠님의 말씀대로라면 이스라엘 역시 기수열외니 뭐니 하면서 별별 사건이 일어나야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하나 더 나이를 20+a 나 먹었다면 이유없이 사람을 괴롭히는 건 어린애나 할 짓이라는 건 알지 않습니까? 군대라고 해서 이유없이 병사를 괴롭히는 게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학교나 회사에서는 신경쓰고 일원이 동참한다면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고 하셨는데 군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군대도 신경만 제대로 쓴다면 기수열외나 기타 등등 내무부조리를 없앨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군대 안간 여자라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무부조리에 대해 말은 계속 나오지만 없앨 수 없는 이유는 원인이 없어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즉 유식하게 말하자면 삭초제근을 하지 못한거죠. 잡초 뿌리가 남아 있는데 땅을 뚫고 올라온 잡초 이파리만 뽑는다고 잡초가 없어진 게 아니란 말이죠.
원인은 정말 단순합니다. 쏘쿨오빠님께선 이미 아시면서도 외면하시구요. 뭐냐고요? 없애면 귀찮아지니까, 나 귀찮은 거보다 내무부조리 묵인하는 게 더 좋다는 생각과 그에 따라 지금까지 내무부조리를 묵인해 온 말단 병사들과 행정관, 소대장, 부대장, 그 이상 높으신 분들 등등.
즉 신경쓰지 않고, 일원이 동참하지 않았기 때문인 겁니다. 의욕이 없는데 뽑아라고 밖에서 백날 소리쳐 봤자 뽑아 집니까 그게?
그리고 쏘쿨오빠님의 가식적이라는 말씀은 맞습니다. 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평범한 사람들인지라 테레사 수녀님만큼 인도주의적이지 않고, 공자님만큼 도덕적이진 못하고, 컴퓨터만큼 논리적이진 못합니다. 올바른 사고는 생각도 못하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수열외에 분노하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쏘쿨오빠님 보시기엔 가식적이겠지요. 맞습니다. 다들 가식적인 면 하나쯤은 있습니다. 하지만 가식적이라고 해서 분노하지 않는다면 더더욱 큰 일은 커녕 주변 일에도 분노하지 않겠죠.
일본 속담에서 "악취가 나면 뚜껑을 덮어라" 라는 말이 있습니다. 악취가 나니까 뚜껑만 덮다보면 악취는 더 심해지겠죠. 악취가 나면 가식적이든 그렇지 않든 일단 악취 나는 통부터 갖다 버려야겠죠. 그게 맞는 이치 아닌가요?
왕따나 이지메는 딱히 잘못한거 없어도 흔히 말하는 철없는 일진들이 쎈척하느라 약한놈 표적으로 삼아서 괴롭히고 그 괴롭히는 무리에 참가해서 어느정도 먹이사슬에서 위에 서려는
진짜 철없는 애들이 하는짓이 바로 집단이 소수를 괴롭히는 왕따,이지메이고 군대에서 일어나는 저런 기수열외같은 애들은 정말 군생활 잘하면 절대 안일어나
라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에는 기수열외를 왕따, 이지메 정도로 순화해서 알고 계신듯 합니다만 언론보도를 보다보면 훨씬 심각한 일입니다. 위문이나 방문 등의 허가를 받지 않으면 들어올 수 없는 민간인 통제구역인 군대에 민간인이 들어와 있는 것처럼 열외된 병사를 취급하는 게 기수열외의 정의라고 하더군요. 아예 기수열외된 병사는 아군 병사가 아닌 것 처럼 취급한다는 겁니다.
아군 병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대하는데 군 생활 잘한다고 기수열외 풀어주고 인정할 리가 없잖습니까? 집단따돌림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인겁니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를 생각하시면 편하겠네요.
기수열외된 병사는 말하자면 카스트의 최하위 중 최하위인 불가촉 천민이나 마찬가지 인겁니다. 팔을 꺾어버리든 열외 병사의 물건을 훔치든 아무 제제 받지 않는다구요.
근데 20대 남자들 모아놓고 24시간 살게하면서 계급사회유지시키는 군대라는곳은
이상향으로 어찌 할 수 있는곳이 아니야
어찌보면 가장 근본적인 잘못은
그런 기수열외 당할정도로
정신상태안좋은 사람들까지 전부 의무적으로 군생활시키는 우리나라 병역법이
참 허술하다는거야
죄송합니다만 허술하진 않습니다. 높으신 분들이 잘 써먹는 레퍼토리 중 Track.00 인력이 없어서와 Track.01 돈이 없어서 때문에 시스템에 의해 걸러지지 않고 배속받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의 기사에 따르면 심리 상담과 검사로 걸러지는 관심 병사는 전체의 0.1% 정도라고 하더군요.
즉 근본적인 잘못은 인력과 자금난을 해결하지 못한 것에서 나왔지 법이 허술한 것이 문제인 것은 아닙니다.
총을 쏜 상병을 동정하면 안 된다는 말씀에는 십분 공감합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사람을 죽였다는 건 용서받을 수 없으니까요. 똑같은 이유에서 기수열외 역시 용서받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계급타령, 뭉쳐야 산다 타령, 전우타령 하던 해병대에서 내무반에서 몇 사람 딱 찍어서 넌 우리 군 소속이 아니고 민간인이야 라고 하는 게 이해받고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닌겁니다.
쏘쿨오빠님께서도 결론에서 계급사회인 군대에서~ 라고 하시네요. 그리고 계급 그렇게 중시하는 군대에서 계급에서 한 병사를 제외시켜서 굴렸고요.
기수열외에 제가 분노하는 이유는 이것 때문입니다. 계급, 선후임 그렇게 중시하는 군대에서 공개하극상이나 다름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단 한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두서없는 말이었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들, 남친, 형, 오빠, 남동생을 군대로 보낸 모든 분들 힘내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제 오빠도 이제 전역까지 1달 정도 남았네요. 오면 또 피터지게 싸우겠죠.....그래도 몸 건강하게 돌아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어라 이거 쓰는 새에 쏘쿨오빠님 글 삭제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