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착하디 착한 남친과.. 이제 헤어지려고 합니다..

흠.. |2011.07.15 02:25
조회 3,466 |추천 5

 

500일 다되가는 커플입니다.. 4살차이고..

오빠는 회사원이고 저는 아직 대학생이에요.. 5개월은 씨씨로 붙어지냈고

오빠가 졸업하자마자 서울로 올라가서 떨어져 지낸지 8개월이 넘었어요..

근데.. 4번 권태기가 왔어요.. 그것도 오빠는 그대로 인데.. 저만요..

그리고 그 권태기는 거의 100일 주기로 맞춰서 옵니다..;

 

(*이글.. 좀 길어요... ^^; 다 읽지도 않으시고 악플다실 분이라면 읽지말아주세요....;)

 

우선 오빠와 저의 성향을 말씀드리자면..

 오빠는 말이 없고 잘 들어주면서 어떤 상황이든 싫은 내색 한번안하고 잘 받아들이는.. 그리고..자기할일에 늑달같이 달려드느라 다른 사람일에는 신경 못 쓰는 그런 성격이에요..

    한마디로 착하고 우직한 성격이지만.. 어찌보면 좀 답답한 성격이죠..

 저는 조잘조잘 수다떠는 것도 좋아하고 애교많고 어리광도 좀 많은.. 예민하면서도 여리고 투정도 잘부리는 성격이에요.. 예민하기 때문에 사람표정하나만 바뀌어도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말하나에도 온갖 잡생각을 하지만 사람들이 불편해할까봐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겉으로는 애교많고 활발하지만.. 어찌보면 좀 피곤한 성격일수도 있죠..

 

 200일이 다가올즘에..  회사 때문에 장거리 커플이 되고 말았어요 ㅜ

 오빠는 인턴이라 바쁜나머지 연락을 잘 못하고, 공감대 형성도 그전처럼 잘 안되고.. 저는 이해해주려고 하다가 지치는 바람에 권태기가 와버렸죠.. 이때도 제가 너무 힘들어 했구요.. 오빠는 미안해했죠..

 

 여기까지는 그래도 헤어지려는 생각 절대 안 했고 어떻게 하면 연락할까 공감대형성할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관계를 이어나갔죠..

 

그런데 문제는 300일째 였어요..

300일이 다 되어가도 공감대형성은 잘 안 되었어요.. (사실 지금도 안되요..)

같이 도시락준비해서 놀이공원도 다녀와서 좀 나아지겠지 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를 않더군요..

 

그리고 오빠 졸업식날 어머니 아버지를 뵙고나서.. 일이 커졌어요..;

얼음처럼 차갑진 않았지만 오빠와 똑같이 무뚝뚝한 남친 부모님과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지도 못할 정도로 긴장하면서 먹고나왔는 데..

잔뜩 예민해진 저를 혼자 냅두고 부모님을 배웅하러 간다고 하더군요..

금방 올게 하면서.. 그래서 저는 그 말을 믿고 인사만 간단히하고 집으로 들어왔죠..

 

한시간이 지나고 전화를 했는데 안받다가 두세번전화하니까 전화를 받는거에요.

'부모님 잘 가셨어?' 물어보니 '내가 이따 전화할께..(뚝)' 아무런 상황설명도 없이 아무런 문자도 없이..

이런 상황이 한두번이 아니었거든요.. 급한일생기면 문자를 먼저해주던지...

그리고 가뜩이나 예민해져있는 상황에서 짜증과 서운함만 밀려왔어요

 

그래서 그뒤에 한시간동안 전화가 5번인가 왔는데.. 일부로 받지 않았죠..(문자는 안왔구요..)

그런데... 연락을 그렇게 안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그 전화 뒤에 한시간도 아니고...

세시간이 넘어서 집으로 찾아 온거에요..

그렇게 만나서 어디 다녀왔냐고 물어보니..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나요... 약속이 미리 잡혀 있었다면 왜 미리 말 안했냐고 짜증냈겠지만..

우연히 만났답니다... 만나서 술도 마시고 얘기도 나눴답니다..

머.. 졸업식이니까.. 이해하려해도 이해가 안되는 걸요..

이걸로 터트려서 '우리가 커플이 맞긴하냐'며 몇시간동안 얘기하고 울고불고

헤어질 뻔한거 오빠가 무릎꿇기까지 하면서 저를 달랬습니다..

 
이때부터 시작으로..

 

400일 그리고 지금 500일까지 .. 변한거 하나없습니다..

공감대 형성은 커녕 전화도 그대로구요.. 적응됬나 싶어도 답답함은 그대로고..

 

오빠가 좋아하는 야구.. 운동은 커녕 다이어트에도 관심없던 제가 먼저 보러가자고 야구장가자고 했고.. 그 배트로 야구공 치는 거 있죠 그거 치러가자고 했습니다..

오빠가 좋아하는 컴퓨터쪽... 기껏해야 오피스나 한글만 작성할 줄 알고 인터넷만 할 줄 알았던 제가 IT기사에 불을 켜고 보기 시작했구요.. 스마트폰도 한 몫하긴 했지만요..

오빠가 다녀온 군대.. 당연히 관심없는 여자인 제가 먼저.. 거기서 갈굼당하지 않았냐고 물어보고

여자들이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 싫어한다는데 거기서는 축구같은 거 안했냐 물어봤어요..

오빠가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도 이쁜여자없냐 운을 띄우고 이것저것 물어봐도 별로 그다지 시원하게 털어놓는 것도 없습니다.

 

 

그래요.. 그것뿐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관심없던 오빠 여전히 관심없고..(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제목도 모르고..)

내가 좋아하는 쇼핑.. 관심없던 오빠 같이 쇼핑가면 여전히 표정이 나빠집니다.(사달라고한것도 아닌데..)

내가 좋아하는 여행.. 여전히 이것저것 제한이 많아서 힘들겠다고 얘기하고.. (돈 내라고 하지않았는데..)내가 몇일 조르면 그제서야 가고.. 루트도 다 짜놓고 졸라야 가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다니는 학교생활... 말하지 않으면 관심있게 물어보기는 커녕 재밌었던 얘기를 말해도 그래.. 하고 맙니다.. 사람맥빠지게...재미없으면 없다고 하던가..

친구랑 힘든일을 얘기해도 너가 오해한걸 꺼라고 잘 풀라고만 얘기하고...

위로 걱정.. 절대 자기일 아니면 안해요..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이번에.. 제 자취방이 1층인데.. 밤에 어떤 사람이 창문을 여는 '끽 끽-' 하는 소리에 깨어나 안 좋은 직감에 벌떡 일어나니.. 뭔가 툭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가 들렸어요.. 닫혀있던 창문은 열려있었구요..

오해였다고해도.. 그것때문에 심장이 벌렁거려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걱정할까봐 아무한테도 말 안하다가 오빠한테만 살짝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조심해야지' 라고 합니다.. 그냥 그 말만..

'근데 나 진짜 무서워서 잠도 제대로 못잤어' 라고 하니

'주인아저씨한테 씨씨티비 달아달라해' 라고.. 무미건조하게 얘기합니다...

 

...

 

정말.. 이런 무미건조함에 지칩니다.. 공감대 형성하는데 지칩니다..

이것이 오빠의 최선의 감정표현이고, 내가 좋아하는것을 정말 싫어한다 해도..

오빠의 나와 관계에서 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겨우 메신저이지만..서운한것을 다 털어놓은 후, 이것이 최선이면....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빠 생각정리되고 더이상 우리관계가 나아지지않을거 같으면 이것이 최선이었다고 말해달라고 했습니다.. 그제서야 우리 관계가 정리되는거라고..

그 전에는 우린 사귀는것도 아니고 헤어진 것도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너무 잔인한걸까요..

헤어지지 않고 잡고 있는 것도 힘들고

헤어지는것도 너무 많이 힙듭니다..

 

 

 

 

 

 

 

 

추천수5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