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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바람 피운 상대남자를 보고왔어요 그런데도......

달튼 |2011.07.19 22:22
조회 22,308 |추천 70

 

 

안녕하세요 저는 20살 평범한 여대생입니다

이런 데 글을 쓰는 게 처음이라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글쓰는데 재주도 없고 사실 신경써서 글 쓸 생각의 여유도 없어서

글이 좀 횡설수설 하게 되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희집은 부모님과 저, 첫째 여동생과 둘째 남동생 늦둥이 막내 남동생 까지 해서

총 여섯 식구입니다

다른 집하고 다르게 저희집은 아버지가 살림을 하시고 어머니가 사업 하시며 돈을 벌어 오십니다

옛날에는 다른 집하고 똑같이 아버지가 직장엘 다니셨는데

저 초등학교 1학년일 무렵 imf 때문에 아버지가 실직을 하시게 됐죠

 

그러던 제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던 해, 엄마가 사업을 시작하셨습니다

그때까지 아빠는 직장을 못구하셨구요

저희 엄마 대학도 나오시고 젊을 때는 친구들하고 같이 조그만 가게도 하셨다고 합니다

어쨌든 사업 수완이 타고난 사람이었고, 또 주변에서 똑부러진다며 믿고 맡기는 분도 많아서

어려움 없이 주변 사람들한테 자금을 빌려 조그만 사업을 시작하셨습니다

근데 그 사업이 제가 4학년이 되던 무렵 정말 말 그대로 대박이 나게 된거에요

 

처음엔 아빠도 그런 엄마 사업을 도우려 두분이 같이 하시기로 되어있었는데

막 막내 남동생이 태어났고 저희도 아직 어리고 그래서

아빠가 엄마 대신 집안일을 하고 저희를 돌보게 되셨어요

 

아빠가 가정주부가 되신거죠

처음엔 아빠도 적응을 못하시고 당황하는 일이 많으셨지만

여느집 엄마 못지않게 저흴 사랑해주시고 잘 챙겨주셨어요

저희 막내는 어릴 때 앙탈 부리며 울때 엄마~~~~하고 안 울고 아빠~~~~ 하고 울었었어요 ^^;;

 

솔직히 저희 남매 다

엄마보다는 아빠가 더 친숙하고 아빠가 더 편하고 좋았습니다

사업 때문에 매일매일 바빠 얼굴보기도 힘든 엄마가 어린 저희에겐 너무 낯설더라구요

엄마가 서운해 하시는 걸 알아서 아빠가 엄마와 저희 사이를 중재해주시려고도 했는데

엄마가 여장부 스타일이다보니 독선적이고 상당히 위압적인 분이세요

그래서 도저히 그 틈을 메울 수가 없었어요

 

어느날은 열이 막 나고 배가 너무 아팠는데

아빠도 집을 비우시고 엄마만 집에 계셨어요

그래서 비틀거리면서 안방에서 티비보고 있는 엄마한테 가서

"엄마 나 배가 너무 아퍼....죽을 것 같애..." 이랬더니

엄마 굉장히 황당하다는 얼굴로

 

 

"그래서 뭘 어쩌라고?"

이러시더라구요

 

 

저 그때 진짜 아픈 것 보다도 너무 속이 상해서

아빠 돌아오실 때까지 배 움켜쥐고 방에서 숨죽여 울고있었어요 창자가 끊어지게 아픈대도

엄마한테 말하면 또 상처받을 까봐 두려웠었어요

알고보니 맹장....... 조금만 더 늦었으면 위험했다더라구요

 

하여튼 이래서 저희 남매는 다들 엄마가 어렵고 무서웠어요

자연히 아빠 곁에 붙게 됐고 아빠와 더 친밀하게 지내게 되었죠

엄마가 속상해하시고 질투하시는 거 알았지만 도저히 엄마 곁엔 있을 수가 없더라구요

특히 저 맹장사건 이후에는 말이죠 (엄마는 자기가 저렇게 말한 줄도 모르시고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야지 왜 미련하게 참아! 이러셨는데

사실 그 이후로 전 엄마를 용서한 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그러던 어느날 몇 달 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친구랑 약속을 잡고 나가려고 하는데 급한 다른 일이 생겨 못나가게 되었었어요

친구한테 전화를 해야하는데 제 폰 요금을 다 써버려서 전화가 안되더라구요

(아직 미성년자라 청소년 요금을 쓰고 있거든요)

저희 집전화는 여동생이 예전에 친구랑 한밤중에 전화 매일매일 하다가

전화 요금이 20만원 넘게 나온 이후로는 엄마가 선을 끊어버리셔서 사용을 못해요

집엔 저랑 엄마밖에 없었는데 엄마는 그 때 주무시고 계셨죠

휴일없이 일하시는 대신 목요일 오전 오후에는 출근 안하시고 집에서 주무시다가 저녁 쯤에

가게로 나가시거든요

엄마 자고 있는데 전화 한통쯤 쓴다고 뭐라하진 않겠지 싶어서

엄마 핸드폰으로 친구한테 연락하고 다시 안방에 가져다 놓으려는데

문자가 띵똥!하고 오더라구요

딱히 보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그 때 마침 폴더를 닫기 전이라서 문자 내용이 보였습니다

 

 

-뭐해? 아직도 자? 나랑 데이트 가야지-

뭐 대충 이런 내용이었는데 너무 놀라서 발신인을 확인해보니까

김은성(가명) 요렇게 저장돼있더라고요

 

김은성이라는 가명처럼 실제 이름도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리는 이름이어서

저는 단순히 엄마 친구가 보낸 문자인 줄 알았어요 왜 아줌마들 끼리도

자기라고 부르거나 데이트 가자한다거나 그러잖아요 애살 많으신 분들은...

그래서 전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죠

 

근데 그 문자 보고 한 이주일 뒤에?

엄마 퇴근하시고 아빠 외출하시고 같이 들어오신 날이 있었는데

평소에 유순하고 자상하셔서 절대 화내는 일이 없는 우리 아빠가

엄마한테 소리를 지르시면서 들어오시는 거에요

막 당신이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고작 이런 짓 뿐이냐

듣자하니 아빠가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외간남자 차에서 내리는 엄마모습을 보셨대요

엄마는 신경질 내면서

그냥 가게에서 매니저 하는 남자앤데 엊그제 차를 새로 뽑았다면서

사장님 태워 드릴게요 이러길래 그냥 타고 온거라고

그 매니저가 ㅇㅇ이(저)또래인데 지금 아들뻘 되는 애한테 질투하는 거냐며

아빠 되게 한심하게 쳐다보면서 말씀하시더라구요

 

아빠도 엄마가 그렇게 나오니까 아무말씀 못하시고 그냥 혼자 방으로 들어가셨는데

엄마는 베란다에서 한참 서성이다 담배를 피우고 계셨어요

(제 생각엔 그 차 보려고 베란다에서 서성인 것 같아요)

그러다 한 몇분 있다가 저도 방으로 들어갔는데

저랑 여동생이 쓰는 방이 베란다랑 이어져있는 방이라 소리가 다 들리거든요

(칸막이로 거실 베란다하고는 막혀있어요

근데 칸막이가 얇아서 조용히 하면 거실 베란다 소리 다 들림)

마침 자려고 누워있어서 그런지 엄마가 베란다에서 누구랑 통화하는 소리가 다 들렸어요

 

- 어 아무일도 아니야. 괜찮아. 약간 의처증 기가 있어서 그래 (듣다가 여기서 울컥)

자기 잘못아니야 걱정하지마 은성씨.....-

 

은성씨.

 

이 이름 듣는 순간 진짜 정신이 아득해 지는 느낌?

엄마한테 데이트 가자고 조르던 문자 보낸 사람이 여자가 아닌 남자

그것도 밤 늦은 시간에 차로 태워다줄 만큼 친밀한.....

 

진짜 이게 지금 드라마인지 아님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인지 그 순간만큼은

정말 분간이 안가더라구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혹시나 싶어서 그때 방에 같이 있었던 여동생한테 물어보니

여동생은 잠들어서 통화 내용을 못들은 것 같았어요

그래도 맏이라고 동생들한테는 알게하고 싶지 않았어요

 

어느때와 다를 것 없이 아침 차려놓고 밥먹어라 ~~~~ 하고 깨우는 아빠가

미련해보이고 불쌍하고...

엄마는 물론이고 그런 아빠 모습조차 보고 싶지 않아서

침대에서 꾸물꾸물 거리고 있으니까

엄마는 아무 관심 없다는 듯이 식탁에 앉아 식사하고 있는데

우리 아빠 내 침대로 와서 '우리 큰공주님 식사 하셔야지요' 하시는데......

이제 스물 다된 딸한테 여전히 공주님이라고 하는 우리 아빠가 진짜 너무 불쌍해서...

 

외가는 물론이고 친가식구들한테도 무능력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 받고

다른 회사에 몇번이나 스카웃 제의 들어왔어도 절대 다른 사람들한테 자랑하시지도 않고

우리 다 키우기 전까진 애들 곁에 있어주고 싶다며 그 제의 다 거절하신 우리 아빠....

다른 애들은 학부모 참관 수업이나 운동회, 재롱잔치때 엄마랑 같이 오는데

항상 바쁜 엄마대신 늘 같이 와주셨으면서도 혹여나 엄마대신 아빠 온거 부끄러워할까봐

늘 뒤에 숨어계시던 우리 아빠

 

진짜 그런 아빠 배신한 엄마가 너무너무 미웠지만

그래도 제가 알고있는 증거만으로는 속단하기 이르다는 생각이 들어서

억지로 아닐거라고, 아닐거라고 믿고 지냈습니다.

 

그렇게 다시 한달 정도가 지나고

제 막내 남동생 초등학교 학예회 하는 날이었어요

남동생네 반은 뮤지컬? 꽁트 같은 것을 했는데 저희 막내가 주인공이었죠

그래서 저희 막내는 기대가 정말정말 컸고

다른 친척들까지 학예회에 오기로 되어있었어요

마침 토요일에 학예회를 하기 때문에 저랑 아직 중고생인 두 동생들도 같이 가기로 되어있었구요

아빠도 모처럼 가족들 다 모일 생각에 즐거우셨어요

엄마 일이야 엄마가 하루쯤 빼면 또 빠질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우린 당연히 엄마가

일을 빠지고 올거라고 생각했죠

저나 제 두 동생들 어릴 때는 아직 기반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을 때라 엄마가 일을 빼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나름 안정되어있는 상태고 어쨌든 엄마는 사장님이니까요

무엇보다 우리 막내는 엄마한테 처음으로 자기 멋진 모습을 보여줄 생각에

학예회 일주일 전부터 '누나! 엄마가 이거 좋아할까? 나 마지막에 꽃던지는 거 엄마한테 던질까?'

했었어요 근데

 

근데 그 전날도 아니고 그 당일날 아침에

갑자기 지방 체인점에 일이 생겼다면서 가봐야할 것 같다고 하시는 거에요

아빠 저 여동생 남동생.... 다 놀라고 당황스럽고

아빠가 하다못해 엄마한테 한마디 하시니까

다 애들 먹여살릴 돈 벌려고 하는건데 왜 못알아주냐 나야말로 섭섭하다

하며 따박따박 따지고 드시는데 뭐라 더 할말도 없고....

차마 학예회 준비에 들뜬 막내에게만은 어떻게 말할 수가 없어서 말을 하질 못했어요

 

그리고 학예회날 친척들은 다 엄만 어디갔냐고 물어보시고

무대 올라간 막내는 무대 위에서 한참 엄마 찾다가

엄마 안보이니까 당황해서 대사도 몇개 까먹고

다른 애들은 무대 내려와서 엄마들이 달려와서 안아주는데

우리 막내 그제서야 엄마 안온 거 알고 세상이 떠나가라 우는데.....

정말 그건 섭섭한 정도가 아니고.... 진짜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그런데........

 

 

며칠 후 그 날 세탁당번이 저였어요 저희집은 아빠 힘드실까봐 웬만한 집안일은 당번으로 나눠서 해요

(엄마랑 막내만 빼구요)

원래 남동생들이 칠칠 맞아서 주머니에 뭘 넣어두고 그대로 빨래통에 던져두는 일이 많거든요

그래서 항상 세탁기 돌리기 전에 주머니 체크하는 게 제 버릇이에요

남동생들 옷 주머니 뒤져보고 나서  엄마 자켓 주머니도 혹시나 싶어 뒤져봤어요

근데 그 주머니에 종이 쪽지 같은게 잡히길래 돈인가? 싶어서 꺼내봤더니

 

남이섬티켓이었어요

 

엄마가 출장 가신다고 한 날 입었던 그 자켓이 맞았어요

참고로 출장 가신다고 한 그 토요일엔 하룻밤 주무시고 오셨고

(경남 어디라고 했는데 잘 기억이 안나요. 쨌든 너무 밤이 깊어 그냥 가게에서 밤 새다 오신댔음)

일요일은 가게에 두어시간 있다가 집에 오셔서 계속 쉬셨고

월요일은 가게에 계속 계셨어요 저 아는 언니가 엄마 가게에서 알바하는데

 

- 오늘 사장님 계속 나 지켜보고 계셔서 부담스러움 니가 엄마랑 데이트 좀 하구와 ㅜㅜ- 요렇게

문자를 보냈기 때문에 거의 확실해요

 

그럼 제 동생 학예회날 남이섬을 가셨다는 거잖아요

그게 그 은성씬지 뭔지랑 간거든 아니든 어쨌든 거짓말 하신거잖아요

그 티켓보는 순간 진짜 눈이 뒤집어질 것 같은데 이걸 아빠한테 말해야하나 제선에서 처리해야하나

그런데도 아직 끝까지 결정적인 증거는 못잡았으니까

괜시리 집에 분란만들 필요는 없겠다 싶었어요

일단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냥 무대뽀로 엄마 가게에 찾아갔어요

아까 앞에 말했던 알바한다는 저 아는 언니 빼고는 제가 사장님 딸인거 사람들 잘 몰라요

언니한텐 일단 아무말 하지 말아달라고 미리 문자로 부탁하고 가게에 찾아갔어요

사실 매니저라는 그 사람 얼굴 확인해보고 싶었어요

엄마말로는 내 또래라는데 그럼 엄마는 내 또래 남자랑 사귀고 있는건가......

 

가게 들어서자마자 언니가 자리 안내해주는 척 하면서 저한테 다가오길래

매니저가 누구냐? 물었더니 저기 저 사람이래요

딱보니 키도 크고 잘생기긴 했더라구요

좀 선이 굵고 쌍커풀이 짙고 남자답게 생긴? 제 또래라고 했는데 저보다 열살은 많아보였구요

(그래도 엄마보단 스무살이나 어리겠죠)

 

그 순간 아빠 얼굴이 언뜻 스쳐지나가는데

눈이 훼까닥 돌아가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뭐가됐든 정공법으로 승부하기로 했어요

아니면 아닌거지만 이건 분명히 맞을 것 같았으니까요

 

언니한테 매니저 불러달라고 부탁했어요

전 구석에 칸막이 쳐져있어 밖에선 잘 안보이고 소리도 잘 안들리는 자리로 일부러 가서 앉았어요

언니한테는 저쪽에 손님이 부르신다 이렇게 이야기해달라구 했구요

 

조금 기다리니까 매니저가 왔어요 혹시 몰라 명찰 확인했어요

김은성. 이건 뭐 아닐 수도 없겠구나 싶더라구요

매니저 와서 무슨일이십니까 손님? 하자마자 저 바로 기다릴 틈도 없이

ㅁㅁㅁ씨 아시죠? 이랬어요 우리 엄마 이름요

 

그러니까 그 남자 "아 저희 사장님요. 아시는 분 되십니까?"

이러는데

제가 거기다 다짜고짜

저 ㅁㅁㅁ씨 딸인데요. 이랬어요

 

얼굴 확 굳더라구요

그 사람이랑 얼굴 맞대고 있기도 역겹고 화가 나서

더 볼것도 없겠다 싶어서 그 남이섬 티켓 꺼내서 식탁위에 던졌어요

혹시나 싶기도 했어요 만약에 엄마가 이 사람이랑 남이섬에 간게 아니라면

아니 이 남이섬 티켓 자체가 엄마 것이 아니라면

그래도 배째라 모드로 나가기로 했어요

 

그 남자 얼굴 표정 죽상되는 거 보자마자

 

나 지금 이것만 갖고 당신 찾아온 거 아니에요. 나 당신 아는 그 사장님 딸이에요. 사장님 성격알죠? 철두철미하고 꼼꼼한거. 나 다른 거 다 엄마 안닮았는데 그것만 엄마 닮았어요. 내가 갖고 있는 증거 한두개 아닌데 그 중에 가장 약한 거 지금 꺼낸거에요.

 

대충 이런 식으로 이야길 했어요

뻥카날린거죠. 뭐 없는데 그냥 던져본거에요 제발 이 사람이

단순하고 무식하기 그지없는 인간이라서 이 미끼를 덥석 물어줬음 좋겠다 이 생각 뿐이었어요

근데 표정만 죽상 띄우고 아무말도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이거 아직 아무도 몰라요 그러니까 이쯤에서 그만하세요

오십넘은 아줌마한테 매달리기엔 그쪽이 너무 아깝잖아요?

 

하고 혼자 분에 못이겨 눈물이 흐를 것 같은데

그 모습 보이기 싫어서 티켓만 챙겨서 다시 그 자리 나왔어요

이쯤되니까 거의 확실하더라구요 그남자랑 엄마 사이........

 

 

아직 아빠한테는 아무 말도 못했어요

대충 그 남자한테 뻥카 날리고 협박만 하고 오긴 했는데

이게 맞는 방법인지...... 이러고 그냥 손놓고 있어도 되는지

 

제가 그러고 와서도 엄마는 새벽에 가끔 베란다에서 그 남자랑 통화하는 것 같아요

우리가 잠든 줄 아셨나봐요 그리고 그 벽을 통해서 소리가 들린다는 사실도 모르실테니까요

 

제가 그 뻥카 날리고 온지 사나흘 지나서 통화하는 걸 들었는데

남자가 헤어지자는 걸 엄마가 억지로 잡는 듯한 내용이었어요

언뜻언뜻 들리는 걸 짐작하는 거라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래요

증거 수집할려고 벽에 대고 녹음하려 하니까 진짜 간신히 희미하게 들리긴 하는데

애초에 그 남자랑 엄마 사이 대충 짐작하지 않고서는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을 통화 내용이라

녹음 되어있어도 쓸모없을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그 남자는 엄마 가게를 그만 뒀어요

전 헤어진 건 줄 알았거든요?

근데 알고보니 강남 쪽에 낸 엄마 가게 분점에

매니저가 아닌 지배인 자격으로 가 있는 거더라구요

엄마랑 헤어졌다면 당연히 이럴 순 없겠죠

 

그렇다고 그남자를 다시 찾아갈 힘은 저한테 없어요

아까 녹음했다는 것 처럼 자잘한 증거들 모으려고 했지만

그 남자한테 무슨 말 들은 건지 엄마도 예전처럼 허술하지만도 않아요

폰 다 잠금 걸려있고 주머니 뒤져도 나올만한 게 없어요

차타고 들어오지도 않구요

 

그나마 다행인건 그 남자가 엄마한테 제 이야기는 아직 안한 것 같아요

엄마가 저한테 하는 행동에 딱히 달라진 걸 못느끼겠거든요

엄마 성격상 만약 제가 알고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다면 절대로 지금처럼

아무렇지 않게 저를 대하시진 못할거에요

 

하긴 엄마한테 제 이야기를 했다면 아빠한테도 알려질거란걸 자기도 알았겠죠

그래서 엄마랑 인연 끊는 척 가게 그만두는 것 처럼 해놓고서는

강남에 지배인으로 가있고........

 

지금 집에서 이 사실 아는 건 저 뿐이에요

동생들한테도 지금 아무 이야기 안했구요

아빤 변함없이 자상하시고.. 속없이 엄마한테 당하기만 하고

다 알고 있는 저로서는 속이 터져 나갈것만 같아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빠한테 이야기해야 하나요?

 

 

추천수70
반대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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