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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솔직하게요.

shade |2011.07.20 23:37
조회 298 |추천 0

일단 기본정보예요

 

27남 / 키작고 과체중 / 못생긴편 / 담배 일일 1~2갑 / 술 연 2~5회 소량

 

세부항복은 그냥 지울게요.. 좀 그러네요...

 

 

전 살면서 누군가에게 진지하게 고백을 딱 한번 해봤어요. 그에 대해서예요.

 

17살의 전 처음으로 컴퓨터를 가지게 되어서 밤 12시~1시부터 2~5시까지 디아블로 2를 열심히 하던 그냥 게임광이었고, 낮에는 학교를 다니는 고등학생이었고, 저녁엔 2~4시간정도 운동을 하는 청소년이었어요.

 

그리고 17세 4월 말쯤, 세이클럽이라는 채팅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채팅에 맛을 들이게 되었죠. 당연히 게임하는 시간은 줄고, 주말에 친구들과 놀러다니는 시간도 많이 줄었어요. 이름도 얼굴도 나이도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건 뭔가 신기하고 재미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이유를 알 수 없이 그냥 슬퍼지곤 했어요. 솔직히 채팅하다 알게 된 사람들 중에 지금도 연락하는 친구도 한명 있고요.

 

사건의 발단은 2001년 8~9월쯤이었을거예요.

 

어느채팅방에 갔는데, 왠 여자와 남자가 대화를 하는데 분위기가 이상하더라고요.. 남자가 여자한테 치근대는 것 같았는데 괜히 마음에 안 들었어요. 그래서 편을 들어주고, 그러다가 친구등록, MSN메신저 아이디교환까지 하게 됐어요. 이땐 채팅보단 동호회활동을 많이 하던 시기여서 채팅은 사이트에서 알게 된 사람들끼리만 가끔 했었던지라, 모르는 사람들이 얘기하는 채팅방은 오랜만이었는데 이상하게 대화가 잘 통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요. 그리고 평소와 같이 생활했어요. 제가 활동하던 동호회 이름은 Love is... 라고.. 그냥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이 많았던 동호회라고 생각해요. 같이 게임하던 형들도, 체육관 사부님도 가입시켰죠. 이 여자애도 가입시켰고요.. 그 동호회에선 인터넷상이긴 해도 서로서로 챙겨주고 아껴줬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지내다가 그 해 11월쯤, 이 여자애가 접속을 안하면 궁금해하고 불안해하는 날 알게 됐어요. 왜 그런지 몰라서 괜히 주고받은 메일도 자꾸 읽어보고, 무슨 일 있는 건 아닐까 걱정하게 되더라고요. 학교에서도 괜히 폭력적으로 변하고.. 그 당시 학교에선 그냥 얌전하고 평범한 학생이어거든요. 수업은 가끔 빼먹긴 했지만..... 그러다가 다음해 18세가 되던 2월의 마지막날... 아마 맞을거예요. 세이클럽은 이상한 쪽지나 채팅방 초대가 많이 온다는 이유로 주로 MSN을 사용하던 중에 메신저 채팅창 상으로 고백하게 됐어요. 이상하게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고, 정말 아무것도 없고 아무도 없는 텅 빈 공간에 혼자 있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혀서 ... 그냥 참을 수 없게 되어버려서요. 그리고 그 여자, 그사람에게서 좋다는 답을 받았죠. 그 사람도 내가 좋다는 답이었어요. 너무 좋아서 채팅이 끝나고 그대로 침대로 달려가서 베게를 끌어안고 드러누웠어요. 왠지모르게 온 몸의 힘이 모두 빠져버리고, 알 수 없이 한없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져서 그대로 잠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날부터 밤마다 늦도록 전화기를 붙잡고 살았죠. 전화요금이 거의 백만원이 나와 부모님께 맞기도 하고 혼도 엄청 많이 났었어요. 그러다 처음으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죠. 뭐 지금도 똑같지만 나를 꾸밀줄 모르는 난 막 뭐입을지 고민도 하고 피곤하다는 여동생에게 찡얼거리며 뭘 입어야 어울리는지 묻기도 하고.. 괜히 머리도 길렀어요. 지금 생각하는건 머리가 짧은게 저한텐 어울린다는 결론이지만요. 그렇게 처음으로 합성동 터미널에서 아침에 만났어요. 그 사람이 제가 사는 지역의 근처로 와 준거죠. 뭐 제가 가겠다고 할땐 싫다고 하기도 했고, 전 용돈같은거 별로 못 받아봐서 저도 부담이 됐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바보같았지만요.

처음 본 그사람은 그냥 천사같았어요. 서로의 사진교환도 없었고, 그냥 목소리만 알고 있을 뿐이었지만..

그냥 길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다 멀리서 '저애다' 싶었고, 그사람이었어요.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함께 있었던 기억들 중에선 선명히 기억나는게 많지 않아요. 그냥 몽롱한 기분이었거든요. 한없이 편안해지고 행복하다는 느낌이 이런거라는 생각만 들 뿐...

네, 전 함께있던 그 시간에 죄를 많이 지었어요. 어린 나이지만, 이게 사랑이라고 확신했고, 또 그당시 즐겨보던 연애소설에선 사랑하는 사람 사이엔 성행위를 하니까,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거죠. 그사람은 아마 괴로웠을거예요. 실제로 하진 못했지만요... 난 짐승인가봐요. 안하겠다고 하고도 또 참지도 못하고요.. 그게 한 5~6번정도 그랬을거예요.

그것 말고는.. 함께 공원 벤치에 그냥 앉아있기도 하고, 그사람이 내 침대에 누워서 자는동안 조용한 클래식, 혼자 즐겨듣던 피아노독주곡 같은 것을 낮은 소리로 틀어놓고 그사람이 깰까 베란다에 혼자 나와서 바람을 쐬기도 하고, 함께 게임방에 가서 테트리스를 하기도 하고, 제가 냉면을 좋아해서 냉면을 먹으러 가기도 하고, 전 매운걸 전혀 못 먹지만 그사람은 떡볶이를 좋아해서 떡볶이를 먹으러 가기도 하고요.. 공원에서 집까지 한시간정도 걷기도 하고요.. 화장품 냄새를 싫어하는 나 때문에  기본적이라는 분도 못 바르고 가방에 넣어둔 그 사람에게 그런거 들고다니지말라고 짜증을 내기도 하고, 구두신으면 발 아프니 그냥 운동화를 신으라고도 짜증도 내고요. 생리통이 심한 그 사람때문에 인터넷과 가지고있는 백과사전, 생물학 도서를 다 뒤져서 찾은 내용으로 카페인섭취하지말고 배와 하체가 따듯해야 하니 치마보단 바지를 입고 치마를 입게되면 속바지는 꼭 입으라는 둥, 찬 음식 먹지말고 아프면 조금씩 움직여주는게 오히려 낫다든지.. 이런 얘기도 하고... 밤늦게까지 통화하다 전화를 켜 둔 채로 잠든 그사람의 낮은 숨소리를 듣다가 잠들기도 하고, 제가 먼저 잠들기도 하고요.. 가끔은 서로 자냐고 묻고, 그 말에 깜짝 놀라서 안잔다고 얘기하지만 무슨얘기했는지 모르기도 하고요.

한번은 그사람과 침대에서 그냥 잠만 잔 적이 있어요. 팔베게를 해 주고 자다가 저녁 늦게야 일어났는데, 그사람 집으로 갈 방법이 없는거예요. 그때 어머니가 퇴근하셔서 엄청 혼이 나고, 어머니께서 터미널까지가는데 옆으로 버스가 지나가더군요. 막 빌었어요. 꼭 집에 들여보내야 한다고. 그래서 노포동까지 가서 심야버스를 태워 보냈죠. 그사람도 많이 혼났다고 하고, 저도 많이 혼났어요. 그때 무기력함을 느끼고 나이가 되면 운전면허를 따야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었고요.

그냥 그렇게 지냈어요. 물론 전 정말 행복했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19세가 되고, 약속을 했죠. 우리 열심히 공부해서 같은학교를 가자고. 저는 거짓말쟁이였어요. 공부같은거 안했거든요. 공부하기로 약속 한 다음부턴 연락도 조금 뜸해지고.. 그사람은 열심히 했을거라 생각해요. 착한 사람이니까요. 약속을 지키려고.. 정말 열심히 했을텐데.. 그리고 10월쯤이었던 것 같아요. 그 사람이 헤어지자고 했어요. 전 당연히, 보내주는게 배려라고 생각해서 알았다고 했죠. 아프거나 슬프진 않았어요. 그냥 믿어지지 않았고,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고 평소와같이 저녁엔 운동하러도 다녀왔죠. 그리고 그날 24시가 지나고 새벽이었을거예요. 잠들면 잘 깨어나지 못하는데 왠지모르게 울리는 진동소리에 일어나서 전화를 받았죠. 미안하다고, 헤어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그 사람의 전화. 처음 고백했던 날과 같은 마음이었어요. 온 몸에 힘이 풀리고, 터져오를듯이 가득 찬 느낌.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날이었죠. 그 때에 제가 많이 소홀했나봐요. 수능을 앞두고 있는데도 매일 놀기만 하고, 집에 컴퓨터가 버젓이 있는데도 독서실간다는 핑계로 게임방에서 밤새 게임을 하고...

그리고 수능시험 치는 날, 전 수능을 멋지게 망쳤어요. 그날 새벽까지 놀다가 수능시험을 들어가서 너무 졸려서.. 언어영역은 40분정도에 끝내고 자버리고, 수리는 자신도 흥미도 없어서 다 대충찍고 15분정도만에 자버리고, 수리II는 과학문제만 풀고 사회는 찍고 자고, 외국어만 정신이 조금 들어서 풀었죠. 수능시험을 다 보고, 그사람에게 시험 잘 봤냐는 연락 한번쯤은 했어야 하는데.. 그냥 내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생각에 지금도 제일 의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선배와, 체육관 동생들, 친동생과 노래방에 가서 정신없이 놀았어요. 근데 그때 그사람에게 연락이 오더라고요.. 받았죠. 근데.. 그사람이 그냥 우는거예요. 그사람도 시험을 망쳤나봐요. 무어라 말을 하긴 했는데 우는중이어서인지 하나도 알아들을수가 없었어요. 그사람의전화라서 일부러 건물 옥상까지 뛰어올라가서 조용한곳에서 받았는데도 말이예요. 그리고 전 한동안 폐인처럼 지냈어요. 그러다 11월 말인가, 12월 중순인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입시원서를 쓸 때가 다 되었을때, 그사람에게 헤어지자는 연락이 왔어요. 솔직히, 처음과는 다르게, 정말 전화기 붙들고 엉엉 울었어요. 제발 그러지말라고, 니가 없으면 못산다고, 아는말을 죄다 하면서 매달렸지만, 싫다 그러더군요.. 그래서, 결국엔 막장이 되어버렸어요. 어차피 못잡을거면 아예 모르는 사이가 되어버리자는 생각에 아는욕은 다 하고, 막말을 해버렸죠. 그리고도 밤새도록 울었어요. 그러고 입시 원서를 넣었죠. 집 사정이 나쁘진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좋은 편도 아니라서 학비 부담에 국립대만 원서를 냈어요. 부모님은 무조건 4년제를 가야한다고 하셔서 4년제 지방국립대를 넣었죠. 솔직히, 그땐 그냥 인형처럼 지냈어요. 하라는대로, 하라는 것만 수동적으로 하고.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죠. 대학 합격 통지가 왔을때도, 부모님이 그렇게 좋아하셨는데도 그냥 '네'라고만 대답하고, 원서 등록하러 갈 생각도 안해서 결국 아버지가 휴가를 내셔서는 차에 태우시고는 저를 데리고 가셔서 3군데 다 아버지가 직접 하셨어요. 그리고 2004년 1월, 그나마 제 의지로 선택한, 집에서 가장 먼 거리의 대학에서 OT를 한다고 해서 갔죠. 거기 가서도 뭐.. 제대로 기억나는게 없어요. 단지 같은 방에있었던 사람들 중 처음인가 두번째로 말을 했고, 진한 경상도 사투리에 하나둘씩 흥미를 느끼며 말문을 열었다는 것, 자갈밭에서 포복을 하는데 나중에 우리반이 된 여자애가 5등을 했었다는 것, 종이컵에 소주를 가득 따라서는 열잔을넘게 원샷을 했었다는 것, 그리고, 다시 담배를 피고 있었다는 것...

아 빼먹었네요. 집에선 모르게 하루 한두개긴 했지만 15세 후반쯤 담배를 피다 그사람이 담배를 싫다고 해서 안핀다고 하고 18~19세엔 담배를 안폈었거든요.

대학 기숙사를 쓰라는 부모님께 반항을 하고 자취를 했어요. 그냥 혼자있고 싶었거든요. 2월 중순 쯤 자취방으로 짐을 옮기고, 부모님이 집으로 내려가시자 마자 짐을 풀고 정리도 안하고 자버렸어요. 그리고 개강 전까지 그냥 방에서 매일 울고 술마시고 울고 술마시면서 지내는데 2월말쯤 그사람에게 연락이 왔어요. 친구로 지내자고.. 그때라도 알았다고 할 것을... 다시 사귈거 아니면 관두자고... 장난치냐며 또 험한 말을 내밷았죠. 그리고 전화를 끊고.. 2일하고 반나절정도였던 것 같아요. 냉장고에 있던 우유 두개와 편의점에서 사왔던 양주 세병 외엔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그냥 계속 울기만 했어요. 그러다가 개강을 했죠. 무슨생각이었는지 개강 일주일만 강의실 다니고, 저녁마다 대학 동기들과 놀러다니고 그 후로는 학교도 안 나갔어요. 매일 놀기만 하고요. 5월쯤인가 그사람에게 연락이 왔어요. 잘 지내냐고... 이쁘게 파마도 하고 염색도 한 모습으로 사진도 보내줬고요.. 이쁘냐고 묻더군요.. 그냥 이쁘다고, 잘 지내라고 하고 끊어버렸어요. 바보같지요.. 일주일정도, 그 사진 보면서 혼자서.. 너무 이쁘다고, 그남자랑 잘 지내라고.. 그남자가 널 힘들게하면 그남자 죽여버리겠다고.. 그렇게 지내다가 여름방학이 왔죠. 뭐 학교를 안나가서 항상 방학같이 지냈지만요.. 어느날 연락이 왔어요. 그사람이 너무 힘들게 한다고... 달래줬어야 했는데.. 그나마 내가 편해서, 그때까진 날 믿고있어서 내게 연락했을텐데... 또 나쁜 말만 한 것 같아요. 기억이 안 나는걸요.. 혼자 방에서 화냈어요. 냉장고를 걷어차고, 에어컨도 부수고, 문도 다 부수고.. 수리비가 얼마였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2달정도는 쌀을 못 샀던 것 같아요. 그러고 그냥 그렇게 지냈죠. 그땐 참 문란하게 지냈어요. 2004년, 20세에만 4명의 이성과 어울리고, 매일 술먹고 밤마다 놀러다니고, 자취방에서 기다리는 이성이 있는데 밖에서 다른 이성과 놀기도 하고.. 쓰레기같네요. 뭐 인정하지만요. 2004년엔 스페셜포스라는 게임을 한창 했었죠. 밖에선 그냥 정상인처럼 생활했어요. 거짓 웃음도 그때부터 연습한거고요.

그리고 2005년 2월경 또다른 이성과 술자리에서 알게 되고, 3월경 사귀기로 했어요. 사귀자는 연락이 와서.. 솔직히 미안한 마음이 있었거든요. 난 그사람을 잊지도 못했는데 내게 진지하게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는게, 그리고 진지하게 다가온 사람과 사귄다는게(그 사람을 K라고 할게요).. 그래서 일주일정도 생각해보자고 하고 연락 안하려고 했는데.. 3일정도 지나니까 다시 연락이 온 거예요. 전 그때 입영통지서를 받은 상태였고, 그것까지 얘기했어요. 근데 K는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자더군요. K도 2004년에 대구에서 한번 본 적이 있는데, 그땐 몇년 사귄남자친구가 있었어요. 2004년 겨울쯤 헤어졌다고 하더군요. 제가 아는 K는 정말 극도로 내성적 아이였는데 이정도로 얘기 하는 걸 보면 어쩌면 날 정말 좋아하고 아껴줄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K를 만나는 순간에도 그사람 생각이 계속 났었지만요. 그러다가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K의 자취방에서 몇달 같이 보내게 되었어요. 함께 있을땐 슬프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그랬는지도몰라요. 이용한거겠죠. 노리고 한게 아니더라도 잘못은 잘못이니까요. 책에서 본 대로, 그대로 행동했어요. 관계 후엔 안아주면서 사랑한다 말하고... 말뿐이었을지도 모르지만요. 만약 K가 이 글을 본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네요. 미안하다고요.

여튼, 그렇게 지내다 입대 3일전이 됐어요. K는 방학을 했고, 우리 집으로 왔죠. 동생은 다른지역에서 대학을 다니고, 동생의 방에서 부모님 몰래 지내던 K는 입대전날 부모님께 소개했어요. 여자친구라고. 그리고 입대일 아침, K는 울었고, 저는 부모님과 논산훈련소로 갔어요. K는 같이 못 가겠다고 해서 집에 있으라고 했죠. 입대 전, K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같이 갈 걸 그랬다고. 그러면서 우는 K를 달래고, 기다려주면 좋겠지만 굳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고 하고, 전화를 끊고 입대했죠.

훈련병으로 지내던 중, K에게서 힘들다고, 헤어지자고 편지가 왔어요. 이땐 그사람과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그냥 슬프다는 생각. 결국 그사람생각으로 이어지긴 했지만, 헤어지지말자고 편지를 했고 답장은 오지 않았어요. 그렇게 헤어지고.. 그 후로는 그냥저냥 살았어요. 2006년쯤, 그리고 2007년쯤 그사람에게 연락이 한번씩 오긴 했지만... 계속 연락이 되진 않았어요. 2006년엔 그사람만 생각하면 아직 눈물부터 나던 시기였고, 2007년엔 일부러 차갑게 대했거든요. 매번 후회했지만요.

매년 그사람의 생일엔 제가 아는 번호로 문자를 하고 있어요. 생일 축하한다고... 혹시 집착같아서 무서워할까봐 연락하지 말까 했지만... 일년에 한번인데.. 그냥, 아직 잊지 못했다고 알려주고 싶기도 하고요.

그사람이 헤어지자고 해서 매달리던 날, 그날 더럽고 추악한 말들을 뱉어내던 중에 단 하나의 진심은, 10년간 기다리겠다는 것.. 앞으로 10년간 기다리겠다는 것이었으니까요.. 10년 후엔 정말 널 잊어내겠다고..

추잡하죠.. 나이처먹고 집착하고.. 그러면서 할짓 다 하고.. 무려 직업도 있네요.. 월급도 받아가면서..

 

3년 남았어요... 2009년까진 그래도 문자하면 한개의 답장은 왔었는데, 번호가 바뀌면 번호 바꿨다는 문자도 왔었는데... 이젠 그런것도 없어요. 그래서 그냥 마지막으로 알고있는 번호에 문자를 하고 있어요..

아마 바꿨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제가 더 미쳐버릴 것 같아서요..

내 생일엔, 연락같은거 온 적 없지만요.. 상관없어요. 그 날 이후로 생일은 저주스러운 날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이렇게 아프지 않았을거고, 그사람 알게 될 일도 없었을 테니까요.

차라리 17세로 돌아가고 싶고요.. 다시 돌아가면, 그사람에게 잘 할 자신은 없지만 실수하지 않으려 노력할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가장 큰건... 다시 17세로 돌아가면, 그사람을 사랑하지 않을거예요. 아니, 마음이 자라기 전까진 사랑같은거 하지 않을거예요.

 

바보같아요. 이 글을 누가 보는진 모르겠지만.. 참 추잡하죠.. 나란인간은 이런가봐요. 추잡하고 비겁하고 겁쟁이에 참으로 더럽죠.. 다른사람들에겐 강한 척, 멀쩡한 척 하지만 속은 정상적이지못한.. 위선자예요.

 

이게 나예요. 힘드네요. 17~21세까진 형들 누나들한테 애늙은이같다는 얘기도 많이 듣고, 여러 사람들에게서 '너는 다른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다.'라는 얘기도 항상 들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난폭하고 이기적이고 무슨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믿을수가 없다 라는 얘기만 듣고 있어요.

 

나 스스로는, 바꿔야겠다 생각하고 바꿔가고 있긴 하지만, 나를 위해서가 아닌, 순전히 다른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예요. 저도 착해져보고 싶어서요. 착하게, 좋은사람으로 살아보고 싶어서요.

 

죄송합니다. 너무 힘들어서 그냥 끄적여봤어요. 거짓은 없어요. 빠진 내용은 있지만요. 중심에서 벗어난 내용도 없고요...

 

그리고, shade, 샤데 혹은 셰이드는 잘 지내고 있어요. 혹시나 날 아는 사람들..............

한창 세이클럽을 할때 불리던 별명들.. 캐릭군,비밀군, 샤데, 셰이드, 블루..등등.. 혹시나 내가 전혀 연락하지 않아서 잊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전혀 잊지 않았어요. 내 마음정리가 더 급하다고 생각해서 연락하지 않은 것 뿐, 전화번호가 바뀌지 않았다면 서로 연락하던 사람들의 번호는 200개가량 저장되어있는걸요. 나중에, 언젠가 정리가 다 되면, 다시 예전의 비밀이로 돌아가서, 밝은아이로 돌아가서 연락드릴게요.

 

제가 모르는분들, 저를 모르는분들께는 죄송해요.. 그냥, 누군가 많이 보는 곳에 제 마음을 털어놓고 싶었어요. 용서해주시길 바랄게요..

 

그래도 직장인이라 내일 출근때문에 자야겠네요. '그 날' 이후로 잠이 너무 많아져버려서요..

 

참 생각을 알 수 없을 인삿말이긴 하지만...

 

모두들 행복하시고, 건강히 잘 지내셔야 해요.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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