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저는, 어린이집 선생님 입니다.

난 선생님 |2011.07.21 01:47
조회 969 |추천 5

안녕하세요? 이렇게 글을 써 보는 건 처음인,

그저 평범하고, 다른사람들 보다 조금 더 아이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대학교에서 또 현장에서 몸으로 마음으로 배운 평범한 교사입니다.

 

최근 한 뉴스에서 어린이집 선생님의 휴가문제로 방영된 적이 있었습니다.

 

"어린이집의 휴원(휴가기간)으로 인해 맞벌이 부부들이 아이들을 맞겨 둘 곳이 없다."

가 주를 이루는 내용이더군요.

교사의 입장에서는 참 안타깝기도 하고, 또한 너무 부모님의 시선에 맞춘 편파적인 시각의 방송이 아니었나 하며 속상한 마음을 감 출 수 없는 뉴스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어린이집의 휴원기간으로 인해 맞벌이 부부들의 고충을 이해합니다.

아이들을 부탁할 곳을 찾으셔야 하고 또 심적, 비용적 측면들이 발생합니다.

모든 방송매체가 이런 시선에서 저희를 바라볼 때 어린이집의 휴가는 참 불편한 현실일것입니다.

 

어린이집이 휴가없이 주말, 공휴일을 쉰다면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이 좀 더 탄력을 받게 될 것이고 경제성장 및 저출산에 대한 해결방안으로서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밑바탕이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것들은 어찌보면 사용자로서의 시선이아닐런지요?

 

하지만 보육교사로서, 또한 근로자로서 저희는 어떠할까요?

 

혹, 아이들과 놀아주고, 2~3시 되면 차량으로 하원시키고, 일 하고 퇴근하는 직종으로 알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현재 나라에서 지정한 법정인원은 교사 1인당

만 1세(3세) 5명, 만2세(4세) 7명, 만3세(5세) 14명, 만 4,5세(6세) 20명입니다.

하지만 몇몇 비 양심적인 원장님들께서는 법정인원을 초과해 영, 유아들을 추가로 배치하시기도 하죠.

 

이 아이들,

아침에 등원해서 아프진 않은지, 표정은 밝은지, 유의사항은 없는지 꼼꼼히 체크하고

싸움이 일어나지는 않는지, 화장실은 가고 싶어하는것은 아닌지, 개별적인 도움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교사가 하는 행동과 말이 영, 유아에게 미칠 지대한 영향들을 알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려 노력합니다.

 

점심시간에는 흘린 밥 닦아주랴, 천천히 먹는 아이들 밥 먹여주랴, 화장실 가면 대소변 다 살펴주랴,

밥먹으랴, 밥 먹는 예절 알려주랴, 도시락 뒷정리 하랴, 양치하랴.. 정신이 하나도 없답니다.

교사의 식사시간은 어디로 갔는지..

항상 급하게 먹고 체하고.. 때문에 소화기관의 문제를 달고 있기도 합니다.

(참고로 점심시간은 휴게시간이라 명명되어있어 법정근로 9시간 중 휴게시간 1시간이 이 시간이랍니다.)

 

아이들만 두고 교사가 화장실을 비울 수 없으니 방광염이 흔한 직종이기도 하지요.

항상 말을 많이 해 따뜻한 물을 달고 살아야 하지만,

혹여나 교사가 가져온 물에 아이들이 손을 데지나 않을까 하여 교실에는 반입도 하고 있지 않는답니다.

 

오전 시간이 모두 지나고 오후시간이 되면 오전 시간이 반복되고,

차량으로 하원시켜주면 청소와 오후 종일반 아이들이 남아있답니다.

 

다른반 선생님께 우리반 아이들을 맞겨두고 청소를 합니다.

교실바닥, 책상, 교구장, 책장.. 한시간도 부족한 청소를 최대한 빨리 끝내고

다른반 선생님께서 청소하셔야 하시니 제가 다른반 아이들과 저희반 아이들을 데리고 있답니다.

 

종일반이 모일시간이 되면 종일반에 모든 아이들을 부탁드리고,

(종일반의 경우 교사가 돌아가며 수업을 대부분진행합니다.

또한 맞벌이 부부들의 아이들 보다는 집에 한 부모님이 계심에도 불구하고 저녁 7시 넘어서까지 원에 남아있기도 합니다.)

 

일지쓰고, 서류하고, 관찰일지쓰고, 

다음날 이야기나누기 수업, 교재 및 교구 만들기, 활동지 만들기해야하죠,

개별적인 연락이 필요한 유아는 부모님께 연락해 오늘 이런일이 있었다, 저런일이 있었다

전화도 드려야 하죠.

혹 그날 다친 유아라도 있으면 죄인이라도 된 양 죄송해 하고, 또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구요.

(모기물린것까지 예민하게 받아들이시는 부모님들도 있답니다.)

 

시기가 되면 부모참여수업, 계절별 환경판 및 모빌교체, 행사준비 등 눈코뜰새가 없답니다.

 

또한 교사가 아프면 우리 아이들 맞겨둘 곳이 없기에 열 40도에도 근무합니다.

(의사선생님이 정신나갔나고 하기도 하더군요.)

은행볼일, 병원다녀오기? 원장님의 눈치 아닌 눈치를 살펴보게 되죠.

갑자기 난 교통사고, 다가올 결혼, 임신.. 모두 교사의 입장에선 부담스럽기만하죠.

(어린이집교사이기 때문에 임신에 대해 더욱 부담스럽다고 하시더라구요.)

대체교사는 없지, 어린이집은 운영되어야 하지.. 결국 모든 일들이 동료교사에게 부담지어지니까요.

 

승급교육 등 꼭 들어야 하는 교육들.

하루일과 마무리하기도 전 다른 선생님들께 제 일을 나누어 드리고 평균적으로 오후 6시~10시까지

수업을 듣는답니다.

 

제가 왜 이렇게 장황히 설명드렸을까요?

 

*하루 12시간에 가까운(또는 뛰어넘는) 일하는 시간에 비해 월급은 턱없이 낮습니다.

시간외 수당(토요일도 순번제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없습니다.

저희도 호봉표 라는것이 있지만 국가의 직접적 지원이 없는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 원장의 재량으로

호봉을 조정하죠. 또한 경력이 높아지면 호봉이 높아져 이직이 힘들어 개인저인 사유로 이직을 해야한다면  다시 호봉을 낮추어 계약을 하기도 한답니다. 경력이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이기도 하지요.

또한 나라에서 지원되는 지원금은 몇 만원에서 몇십만원까지 지역따라 차등으로 주어집니다.

 

*월 100만원 남짓의 월급으로 저희는 성과급, 휴가(연차, 월차), 휴가비 지원이 없습니다.

물론 법적으로 존재하긴 합니다만(휴가비 지원을 제외),

나의 자리를 보충해 줄 수 있는 대체교사가 없습니다.

사용하지 못한 휴가에 대한 휴가수당 또한 지급되지 않습니다.

 

*주 40시간으로 조정되었다지만, 실제적으로 지켜지는 어린이집? 거의 희박합니다.

 

이렇게 힘든 시간들을 매일매일 아이들을 바라보고 웃을 수 있다는 즐거움으로 지내고 있지만,

교사도 사람으로서, 근로자로서 휴가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수는 없는 부분이기도합니다.

 

일주일의 방학. 아니 휴가. (저희는 방학이라는 단어를 써도 안된답니다.)

어떻게 보면 현재상황에서 유일하게 핑계아닌 핑계를 대며 쉴 수 있는 일주일이기도 합니다.

 

유치원에서 부터 초, 중, 고, 대학까지의 방학에는 다들 큰 불평없이 수긍해 주시면서

 

어찌 어린이집에만 그렇게 구청에 신고하겠다, 불법이다. 를 외쳐주시는지.

보육교사의 근로관계는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 법령을 적용받으며 이에 연차 등휴가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에 따른 휴가를 보장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왜 저희는 의무만 지게하시고 권리는 주지 않으시는지.

 

법이 제일 먼저 바뀌면 하다못해 근로기준법과 합일이라도 되면 정말 행복하겠어요.

그때까지는 저희도 사람으로서, 근로자로서, 또 다른 맞벌이 부부로서 이해해 주시면 안될지..

(어린이집 교사이기 때문에 입학식, 졸업식, 운동회 등 모두 참여하지 못해요.)

 

혹자는 "힘들면 그만두면 되지 않느냐?"

라고 하시기도 하지만 그런 마음을 가지고 계신분들이 있다면 이미 다른일을 하고 계실 것 입니다.

만약 이 일에 있어 "힘드니까 그냥 그만둬야지~" 라고 생각하시며 책임감 없이 아이들을 대하신 분들이 태반이라면 우리의 미래도 걱정해야 할 것 입니다.

 

턱없이 부족한 월급에, 복리후생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무늬만 좋은 선생님. 3D직업이라고도 하지요.)

아이들과 함께하고 웃을 수 있어 행복한 교사, 또한 교사들이라 생각됩니다.

교사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두서없는 글이지만 시간내어 이렇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5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