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인생을 살면서 가장 아쉬운 순간이 있는걸 느끼고 이렇게 글을 쓰게 됩니다.
정말 인생 살면서 한두번 올까 말까한 기회인것 같은데 이렇게 보내는게 너무 아쉽기도 하고...
이런 여자 정말 만나기 힘들것 같습니다. 어뜨케 해야할까요 ;
지방대 다니는 그냥 흔한 슴넷남자입니다.
방학을 하고 실습이 있어서 서울로 올라오게 됐습니다.
서울에 대해 아는게 별로 없는 저는 같이 다른병원에서 실습하는 형들과 함께 한양대 앞에서 방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실습을 시작 했는데 우리 학교는 병원에서 한달간 실습을 하는데 3교대로 직원들처럼 하게 됩니다.
이제 졸업반이라 마지막 실습이구요.
전에 실습할 때는 다른학교 실습생들이 없어서 그냥 열심히 일만했습니다 .
하지만 이번 실습엔 실습 시작 하고 2주뒤에 다른 학교가 한달간 실습을 온다는거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학교랑 딱 2주가 실습이 겹쳐서 같이 하는것입니다.
한번도 다른 학교사람들과 같이 실습해본적이 없는 저는 ㅇ ㅏ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습니다.
열심히 실습을 하고 2주가 지났습니다..
서울에 아는사람도 없이 혼자 2주동안 외롭게 살고있었습니다.
그런데 병원에 못보던 애들이 있는겁니다. 드디어 다른학교 실습생들이 왔구나 하고 같이 실습을 시작했습니다.
총 5명이 왔는데 그 학교 학생들도 우리처럼 3교대로 해서 저랑 근무시간이 겹치는 애들이 있었습니다.
여자애들도 있었는데 전 군대를 갔다와서 복학한지라 다들 저보다 어렸습니다.
남자라는게 여자랑 같이 있다보면 관심을 가지지 않겟습니까?
제가 좀 말주변이 없어서 쉽게 친해지지 못하다가 그중에 한명이랑 좀 친해지기 시작 했는데
그 애가 너무 재미있는겁니다. 21살인데 활발하고 말도 잘하고 털털하고 제가 찾던 이상형 이었습니다.
처음 보자마자 저한테 꾸벅 인사를 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 납니다.
출근을 하면 병원 직원들한테 돌아다니며 인사를 모두 하고 오는 모습이 너무 예뻐보였습니다.
전 원래 인사를 잘 안하지만 그 아이랑 같이 근무를 하게 된 날에는 같이 돌아다니며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근무를 하면서 그 아이랑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얼마나 잘 웃는 아이인지 제가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웃어줬습니다.
실습기간중에 생일 날이 있어서 생일선물로 뭘 받고 싶냐고하니까
제가 차고있던 시계를 달라고 하더군요. 이건 비싼거라 안되 다른거 말해봐 라고 하니
인형을 가지고 싶다네요 . 그래서 약속했습니다. 하얗고 큰 곰인형을 사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전 서울에 얼마 와보지 않아서 가본곳이 얼마 없었습니다.
막 24년 살면서 남산 한번 안가봤냐고 가평한번 안가봤냐고 늙었다며 웃으면서 장난치는게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모습이 너무 예뻐보여서 밥시간엔 제가 밥을 사주면 저한테 자기가 먹은 밥값을 꼭 다시 줍니다.
아니야 괜찮아 나중에 너 맛있는거 사먹어 해도 끝까지 제 주머니에 돈을 넣어줍니다.
그래서 저는 그 돈으로 나중에 다시 맛있는걸 사주곤 했습니다.
롯데리아 새우버거를 참 좋아해서 일 끝나면 같이 햄버거를 먹으러 자주 갔었습니다.
그 아이가 사는 집도 저랑 같은 방향이라 출근이랑 퇴근도 항상 같이 하는데 그 시간 마저도 너무 좋았습니다.
실습이 이렇게 금방 끝나가는건 처음이었습니다. 정말 그 아이가 좋아지고 있었습니다.
혼자 근무를 하게 되면 심심할까봐 제가 항상 같이 했습니다.
밤샘근무가 있어도 그 아이 근무시간에 맞춰서 같이 나가기 위해 피곤해도 피곤하지않은척
근무를 같이 하고싶어서 나갔습니다. 아니 같이 있고 싶어서 나갔습니다.
그렇게 친하게 지내며 이야기 하던 도중 군대 이야기가 나왔는데 군대에 대하여 되게 잘 알고 있는겁니다.
그래서 어뜨케 그렇게 잘알아 하고 물어봤더니 남자친구가 군대에 있다는 겁니다.
ㅇ ㅏ ... 남자친구가 있구나 ...
그래 이렇게 예쁘고 착한 애가 남자친구가 없을리가 있나 ... 생각했습니다.
정말 아쉬웠습니다. 솔직히 저도 여자친구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얼마 사귀진 않고 실습을나와버려서
서로 얼굴을 본 날보다 못본날이 훨씬 많습니다. 실습하느라 바빠서 서로 연락도 못했구요.
전에 4년동안 사귀었던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한동안 여자 못만나다가 만나게 된 사람입니다.
하지만 전 제가 여자친구가 있는걸 그 아이에게 숨겼습니다.
일부러 군대에 있으면 여자친구랑 시들시들해져서 헤어진다더라...
내 후임들도 일병말 상병 초 때는 다들 헤어진다더라 ....
이런식으로 말하면서 은근히 속으로 남자친구와 헤어지길 바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기는 안 그럴꺼라면서 웃으면서 한달에 한번씩 면회도 가고있고 편지도 자주 써주고 한답니다.
정말 인생 살면서 다른 남자가 그렇게 부러웠던적은 처음입니다 .
그래 꼭 둘이 헤어지지 말고 오래 사귀어서 남자친구 전역할때까지 기다리라고...
그렇게 말했습니다. 속은 쓰린데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그 남자친구는 잘 모르지만 이렇게 착하고 예쁜 여자친구를 둔 복받은 사람인것 같았습니다.
남자친구가 있는것을 알게 되면서도 그 아이가 너무 좋았습니다.
이렇게 실습이 끝나가며 마지막으로 겹치는 근무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근무 날도 어김없이 즐겁게 이야기를 하며 보냈습니다.
근무가 끝나고 또 롯데리아를 갔습니다. 같이 밥을 먹으면서 그 아이가 그러는 겁니다.
오빠 이제 이렇게 보는거 마지막이네요
ㅇ ㅏ 저는 겉으로 태연하게 응 마지막이네! 하며 아무렇지 않은척 속은 슬프지만 아무렇지 않게 햄버거를 먹었습니다.
그렇게 지하철역에서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보냈습니다.
같이 있던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는데 제가 그렇게 한사람을 좋아해본적은 처음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엔 그 아이 혼자 밤샘근무를 하고있습니다.
항상 같이 근무를 하다가 그 아이 혼자 근무 하고 있을 생각을 하니 슬프네요.
그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저 혼자 이렇게 생각하는거라 생각하니 더 우울한것 같습니다.
오늘이면 전 마지막 근무를 마치고 다시지방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정말 이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쉽네요.
집으로 내려가서 마지막 으로 하얗고 큰 곰인형을 그 아이네 집으로 보내주고 잊으려 합니다.
서울에 아는사람 없이 올라와서 혼자 지내던 나에게 2주동안 정말 즐겁게 해주고 웃게해줘서 고마워
정말 너같은 아이는 이세상 살면서 찾아보기 힘들꺼야
남자친구 꼭 잘 챙겨서 전역 할때까지 헤어지지말고 예쁘게 사랑 키워나가야해
언젠가 나중에 서로 직업이 생기고 같은 직종에서 일하게 되면 볼 날이 있겠지 ?
그때까지 건강하게 아프지말고 지금같은 웃음 잃지 말고 지내야해 2주동안 정말 고마웠어
보고싶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