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오늘 아침 7시에 써서 메일로 보냈지.
그냥 이건 내가 쓰고 싶어서 쓰는거야. 오빠는 판따윈 뭐하러보냐고 했으니까 아마 볼일은 정말 없겠지
오빠가 6월 초 미국에 가고 나서, 벌써 두달 조금 넘었네.
시간이 참 빨리간다.
우리가 사귄지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왠지 오래된것같아.
매일 만났으니까 매일보고싶었으니까 그렇겠지?
지금까지 날 붙잡아줬던 오빠인데,
이틀동안 연락없더니, 우리 미래를 생각해봤더니 안되겠대...
잊으래...
얼굴보고 이야기하자고 하니까 그럼 눈물나서 안되겠대..
사랑하느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없어..
보고싶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또 없어..
싫어진거냐고 물었더니 역시 대답이 없어...
차라리 싫어졌다면, 감정이 식은거라면 어쩔수없다고 내가 쿨하게 털고 일어나겠다고.
난 후회없이 사랑하고싶었고, 잘해주고 싶었다고.
미국갈때는 잘 남아있으라고, 마음변하지 않는다고 울면서 말하고.
왜 이제 와서 달라졌을까....
차라리 다른 여자가 생긴거라면 미워하면서 잊을 수 있겠지
생각해보니, 나에 대한 마음이 예전같지 않다고 했지.
그건, 설렘이 덜하고 익숙해져서그런게 아닐까.
또 오빠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사람들을 만나서 그런게 아닐까.
변화가 생기고, 주변에 많은 것들이 달라져서...
근데 난 그게 아니다?
여전히 내 주변은 똑같고, 우리동네엔 오빠가 좋아했던 음식점들이 있어.
이제 나는 서울대입구근처는 가지도않을 것 같아.
거기 참치집,김치찌개집, 코업밑에 투썸까지...
하도 같이 다녀서 모두가 우릴 알아보고, 웃어줬는데.
언젠가 내가 가면, 어?혼자오셨어요? 할까봐, 그래서 못가.
눈물이 왈칵 터지면 감당이 안되잖아.
아까 내가 얘기했잖아, 마으에 변화가 생겼다면 나랑 최소한 상의해보는게 나에 대한 예의라고
그래. 난 그게 맞다고 생각해.
하지만 오빠는 부담스러웠나봐. 어떻게 말해야할지 몰랐나봐.
싫다고 해도 그렇게 따라다니더니, 이제와서 가라 그러면 난 가면 되는거야?
그런거야
..?
사랑하는 dj야.
쿨하게 잊고 싶어 근데 그게 안돼. 오빠가내 이름을 바꿔줬고, 또 내 병도 고쳐줬어.
좋은거 입히고, 맛있는데 데려가고, 내마음감싸주고...
근데 이제와서 더 좋은사람만나라고 하면, 널 위한거라고 하면,
난 어쩔까?
처음으로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사람.
오빠가 가난뱅이여도 좋다고 생각했던 사람.
내 첫사람인데, 나는 어떻게 당신을 잊을까?
27살. 적지 않은 나이에 이렇게 절절하게 사랑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준 당신이 없으면,
개명한 이름을 가장 많이, 우리 엄마보다 먼저 불러준 당신이 없으면,
나는 무슨수를 써서 잊어낼까?
기억을 지우는 약이라도 있다면 참 좋을텐데.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서처럼 기억을 지우는 회사가 있다면 좋을텐데.
내 사고방식과 내 삶, 자체를 빛으로 바꾸어버린 사람.
당신이 가면 난 다시 어둠이 될것 같아요.
예전보다 더 캄캄했던 그런 어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