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구상 예술품에 취미를 들인 백만장자가 있었다. 그는 괴상한 추상화나 뭘 말하는지 알기 힘든 조각품 따위를 비싼 값에 사들였다. 그는 자기 집 정원을 그런 조각품들로 전시했다. 그따위 알아볼 수도 없는 것에 돈을 쓴느 백만장자를 그 부인은 탐탁찮게 여겼다. 부인은 항상 백만장자의 미술품 취미를 조롱했다.
어느날 밤. 정원에서 파티가 열렸을 때, 부인은 칵테일에 취해, 백만장자의 예술품 수집에 대해 욕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부인은 웃으며 이런저런 조롱을 하다가, 정원에 놓은 조각품을 손가락질 했다. 그 조각품은 석고상에 구멍이 하나 뻥뚤려 있는 알 수 없는 모양의 작품이었다. 부인은 조각품을 비웃기 위해 구멍에 자기 머리를 집어 넣었다 빼었다.
그런데, 그러던 중. 그만 머리가 구멍에 꼭 끼이게 되었다. 아무리 힘을 써도 구멍에서 머리를 빼낼 수가 없었다. 이리저리 기울여 보기도 하고, 몸을 비비 꼬기도 했지만, 도저히 머리가 빠지지 않았다. 부인은 당황해 발을 동동 굴렀다.
남편은 기름을 이리저리 발라보기도 하고, 여러사람이 붙잡고 조각품과 부인을 동시에 당겨보기도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와중에 부인은 화장실에 가고 싶어져서 안절부절 하게 되었다.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할게 두려웠던 부인은 남편에게 소리질렀다.
"이 따위 돌덩어리를 사들이는 정신나간 짓을 할 때 부터 알아봤지. 이런 돌 따위 다 깨 부숴버리고 날 좀 꺼내줘요. 도대체 나예요? 돌덩어리예요?"
부인이 씩씩거리면서 소리를 지르자, 남편은 한참동안 고심했다. 마침내, 남자는 창고에서 소방용 도끼를 가져 오게 시켰다. 남편은 안타깝다는 표정을 한동안 짓더니, 굳게 결심한 듯 눈을 지긋이 감았다 떴다. 그가 도끼를 쳐들며 말했다.
"뭐, 사람이 귀 한쪽이 없어도 큰 지장은 없겠지."
해설:아내보다는 조각품이 먼저라는 소리.
즉 조각품을 부순다는게 아니라 아내의 귀를 잘라버리겠다는 소리이다
2
마츠타니 미요코(松谷みよ子)의
현대민화고(現代民話考)에 실린 이야기.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옛날.
당시 집은 마루가 있고 부엌이 밖에 있는 구조였다.
(우리나라 전통가옥의 그것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택시기사 부인이 5살이 된 아이를 남기고 죽었다.
아버지는 일 때문에 집을 비우고 있는 시간이 길어,
옆집사람에게 아이를 맡기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택시기사라는 일이 정시에 끝나는 일도 아니고,
늦게 들어오는 일이 많아,
친절하게 보살펴 주고 있던 옆집사람도
점차 인내심의 한계를 느껴,
아이를 혼자 두고 집에 돌아가는 일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아이는 외로워서
아버지가 돌아올 때까지 부모님의 이름을 부르며 울고 있었다.
어느 날, 아이의 울음소리 멈추고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옆집사람은 아버지가 이제야 일찍 오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나중에서야 "아빠, 이제 왔어요?" 하고 소리가 들렸다.
그런 날이 계속 되자,
옆집사람은 몰래 아이를 보러갔는데,
놀랍게도 아이는 어두운 방에서 혼자 웃으면서 놀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것처럼…….
다음날, 옆집사람은 아버지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했다.
아버지는 아이에게 물었다.
"밤에 누구랑 이야기하는 거니?"
아이는 해맑게 웃으면 대답했다.
"응응, 울고 있으면 엄마가 와!"
아이의 대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 아버지가 다시 물었다.
"그래서 어머니가 어디서 오는데?"
그러자 아이는 마루를 가리키며.
"마루에서 엄마가 기어 나와!"
해설:아버지가 아내를 죽이고 마루에 유기한것.
3
어릴적 아주 좋아했던 여자 아이가 있었습니다.내가 자주 가는 공원에서 처음 만난 그 여자 아이는 아버지와 어머니 두분이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할머니와 함께 공원으로 놀러 나왔다고 했습니다. 나와 소녀는 곧 친해져서 매일같이 만나서 같이 놀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순정 만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전개라 죄송합니다만 나는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만나던 날, 그녀는 펑펑 울면서 사랑스러운 새끼손가락을 걸고 언젠가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한 후,
만화에서 보았다며 같이 타임캡슐을 묻자고 말했습니다.
쓰레기 버리는 곳에서 주운 유리병을 잘 씻어서 공원의 한 귀퉁이 벚꽃나무 아래에 깊이 깊이 파 묻었습니다.
「두 사람만의 추억이야」
그녀는 오른쪽 눈을 찡긋하며 그렇게 말했습니다.
「누구한테도 말하면 안돼. 비밀이니까」
……그래, 확실해. 틀림없어.
이제는 꽤나 오래전 일이 되어버렸지만 확실히 이 벚꽃나무 아래에 깊이 깊이 유리병을 묻었습니다.
지금은 그녀도 어딘가 먼 곳으로 가 버린 것 같아서 감동적인 재회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만
그 날 이후 한번도 오지 못했던 이 장소에는 많은 추억들이 느껴졌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 유리병을 찾아내고 싶은 마음으로 삽을 가지고 푹푹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파자 깊은 땅속에서 간신히 얼굴을 내민 유리병.
흙으로 새까맣게 된 손으로 잡는 순간 그 유리병속에 무엇을 넣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나자신을 알아차렸습니다.
누군가 차가운 양손으로 내 심장을 잡는 기분 속에서 갑자기 미지근한 바람이 내 목덜미를 스쳐 갔습니다.
유리병에 잔뜩 묻은 흙을 손수건으로 대강 닦고 뚜껑을 열어보니 바싹 말라 미이라가 되어버린
태아의 시체가 하나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왜 내가 이사를 해야만 했는지 생각해냈습니다.
해설:태아의 시체는 그녀와 '나'의 아이, 이사를 간것은 '나'가 그녀를 범했기 때문이다.
4
「길 좀 가르쳐 주세요」
늦은 저녁 골목길에서 키가 큰 여자가 말을 걸어왔다.
다리가 이상할 정도로 가늘고 걸음이 휘청휘청한게 어딘가 음침한 분위기가 풍긴다.
마찬가지로 손도 나뭇가지처럼 가늘고 새빨간 핸드백을 어깨에 걸치고 있다.
한숨인지 호흡인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며 숨을 쉬고 있는데
분명히 나에게 묻고 있으면서도 시선은 완전히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아아… 그, 그럼 어디로 가시려구···?」
위험한 사람 같다.
나는 대강대강 대답해버리고 빨리 그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장미 아파트 203동 701호」
「······」
거기는 내가 사는 아파트의 주소였다.
방번호까지 딱 맞다.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나는 뭔가 기분나쁜 일에 관련될 거 같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자 여자는 허리를 구부려서 머리가 땅에 닿도록 인사를 하고
다시 흔들흔들 골목 안쪽으로 사라져 갔다.
「소름끼쳐…」
나는 일부러 길을 빙빙 둘러가서 아파트로 돌아왔다.
아파트 문이 제대로 잠겨있는 것을 확인하고 재빨리 문을 열었다.
깜깜한 방안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길 좀 가르쳐 주세요」
5
나는 지금 고속도로.
빨리 가야만 한다. 아내가 지금 들어오지 않으면 굉장히 화를 낼것이다.
3일 내내 일이 너무 많아 외박을 했더니 오늘은 꼭 들어오라고 화를 냈다.
하긴…신혼인데 너무 무리했나…
나름 빨리 들어가는 것이지만 11시. 늦은 시간이다.기다리고 있을텐데…
빨리 가서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고 둘만의 시간을 갖자는 생각에 조금 더 속도를 내는데 앞에서 조깅하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이 밤중에 왠 조깅이람…이 사람도 나처럼 집에 빨리 들어가야 하는건가…
어느새 옆에서 같이 속도를 맞추고 있다. 손을 흔든다.
태워달라는 건가?
잠시 태워줄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역시 빨리 들어가는 것이 좋을것같다.
조금 더 속도를 내자 더이상 따라오지 않는다.
텅빈 고속도로 위를 달리면서 생각해보았다.
뭔가 이상한것 같은데…
해설:고속도로위에 달리는 차와 어떻게 속도를 맞출 수 있을까.
6
집에 가족들이 모두 일이 있어서 나가고 나혼자 남아있다.
아아…심심하다.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보아도 전부 오늘따라 일이 있다고 한다.
컴퓨터 게임을 조금 하다가 꺼버렸다. 할것이 없다. 문득 침대맡에 있는 거울이 보인다.
장난삼아 가위바위보를 한번 해본다.
이런, 내가 졌다.
7
2시간전쯤에, 나는 숨바꼭질을 하고있었다.
다섯명과 우리가 자주 노는 곳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문득 재미있는 생각이 났다.
누가 술래를 할지 정하는 과정에서, 나는 스스로 자청해서 술래를 했다.
아이들은 술래가 정해지자마자 숨을 곳을 찾기 위해 달아났고, 나는 나무앞에 서서 열을 셋다.
나무위에 숨은 아이, 주변의 바위에 숨은 아이, 미처 열을 세기전에 다 숨지 못해 들킨 아이, 풀 속에 숨은 아이…
그렇게 다 찾고 나서 우리는 조금 놀다가 집으로 갔다.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누군가가 찾아왔다.
그 아이의 엄마였다.
한참 찾아다니다 못찾은 모양이였다.
그제서야 조금 죄책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엄마가 혼자 키우는 아이라 아무래도 놀림감이 되는 아이였기에 별 생각없이 한짓인데…
온 마을 사람들이 이곳 저곳 다 찾아보았지만, 아무데서도 그 아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조금 마을 분위기가 수선스러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그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기억하고 있다.
10년 만이던가…그일이 있은 후로 뜻하지 않게 이사를 가게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그일을.
이상하게 오늘따라 그일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우리가 놀던 그 곳으로 가보았다. 혹시나 해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역시 없었다. 하지만 '이왕 이렇게 온거 조금더 둘러보고 가자'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고, 주위를 거닐다 우연히 흉가 하나를 보게되었다. 그러고 보니 그때도 이흉가가 있었던것같다.이게 아직까지 있다니…
나도 모르게 흉가안으로 들어갔다.흉가안은 의외로 깨끗했다. 누군가가 자주 왔다갔는지 지저분하게 쌓인 먼지 위에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가구들도 꽤나 많이 남아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다 장롱을 열어보게 되었다.
안에 무언가 어린아이형태의 무언가가 있다.
'이제야 찾아주는구나…'
그 무언가가 조금씩 움직이는 것 같다.
해설:'나'는 장난으로 따돌림당하는 아이를 찾지 않았습니다. 위글에서도 찾은 아이는 4명뿐이구요. 아이는 장롱안에 숨어서 찾아주기만을 기다리다가 죽은겁니다.
출처-심닷
글쓴이-캔디맛쏘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