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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자를 검열하는 감시사회의 비극

보슬람국가 |2011.08.17 09:35
조회 80 |추천 0

검열자를 검열하는 감시사회의 비극

[기고] "박경신 교수의 용기를 지지한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이사 
 
 
 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6591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최근 어느 네티즌이 블로그에 올린 성기사진에 대하여

정보통신심의규정에 따라 이를 음란물로 간주하고 9인 심의위원 중 6인 위원의

찬성으로 “삭제” 시정요구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박경신 심의위원은 이 사례와 관련하여 문제의 내용이 “성기 이미지”인

것은 맞지만, 통신심의규정의 “사회질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거나 “(일

반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정보는 아니므로 단순히 “성

기 이미지”라는 이유로 삭제조치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의 “검열자일기” 블로그는 비록 방심위에서는 소수의견으로 남았지

만 이러한 논란을 빚은 사진과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면서 독자들의 의견을 묻

고 있는 내용이다.

심의기준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사례별로 의견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사례에 대한 예증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한다. 박경신 교수가 해당 심의대

상의 “성기 이미지”를 그의 블로그에 게시한 이유도 적용된 심의기준에 따른

판단이 적절했는지를 여부를 따져 보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심의대상의 이미지

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게시글의 내용을 심의하는 방통심의위원회가 특정 기준에 따라 삭제나

차단등의 조치를 취한 게시물들이 과연 어떠한 내용이었는지, 방심위의 기준

적용은 적절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시민사회단체들도 여러 차례 정보공개청

구를 한 적이 있으나 방심위는 정보공개법의 조항을 들어 “공개될 경우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법 9조 1항 3

호)거나 “공개될 경우 범죄유발의 가능성이 있어 범죄의 예방을 위하여”(법 9

조 1항 4호) 등등의 이유를 들어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취해왔다.

즉,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문제의 정보를 삭제하거나 차단했으니

, 해당 정보가 과연 그러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시민단체가 해당 심

의대상내용을 보는 행위도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허용할 수 없다

는 것이다. 실로 현대판 교황무오설과 같은 주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방통심의위원회는 통신심의규정을 과거 정보통신부 시절에 만들어진 “정

보통신윤리규정”에서 몇가지 자구만을 수정하여 편법적으로 계속 사용해 오고

있다. 심지어 이 심의규정에는 “건전한 법질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

”라든지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처럼 도대체 판단기

준 자체도 명확히 가늠할 수 없는, 따라서 마구잡이 자의적 규제를 가할 수 있

는 조항들이 수두룩하다. 황당하게도 방통심의위원회는 사실상 초법적인 이런

심의기준의 문제점을 명백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1기 위원의 임기 3년이 지나

고 2기 위원이 들어선 지금까지도 해당 심의기준을 수정하지 않고 있다. “검열

자일기”와 같은 심의내용공개가 꼭 필요한 이유다.

우리가 아는 한 “검열자일기”에 게제되었던 문제의 성기사진은 “전적으로 또는

지배적으로 성적흥미에만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방심위의 심의기준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상적, 철학적, 법리적 내용에 해당하므로 우리 법원의 확립된 기준

에 따르더라도 “음란물”이 아님은 명백하다. 정보의 생산수단과 유통경로를 독

과점하고 있는 기성언론매체가 심의대상 내용물과 심의대상에 대한 논평의 차

이조차 구분하지 못하면서 전문성과 상식과 합리를 운운하는 것을 보는 일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심의기준의 적절성 여부를 따지는데 필수적인 이미지를 제시한 것을 마치 무슨

엄청난 비밀이나 공개한 것처럼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타인에게 누설하거나

직무상 목적 외에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법규정을 들이대며 강변하는 일부 언

론의 사설을 보면 “언론기관의 자유”보다 왜 개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지 절감하게 된다.

또 한가지, 일부 언론은 사설에서 “방송통신위원회법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

원회가 다수결로 내린 결정은 누구나 따라야 할 법적 효력이 생긴다”는 주장을

내세우는데 해당 언론이 들으면 몹시 섭섭하겠지만, 이것은 누구보다도 방심위

스스로가 극구 부인하고 있는 입장이다. 방심위는 지금도 방심위의 “시정요구”

결정은 단지 권고적 효력만을 갖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따라야 할” 행정명

령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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