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랑은 이제 4번째 다시 사귀는 중입니다.
그 동안 제 남자친구한테 받은 상처 새지도 못할 지경입니다.
처음 사귈 때는 전여친이랑 자고 오더니 무릎꿇고 빌길래 받아줬습니다.
두번째 사귈 때는 마음이 식었다 하더군요.
깨끗하게 놔주었습니다.
세번째 다시 만날 때 저밖에 없다 사랑한다 온갖 감언이설 늘어놓더군요.
정말로 미친듯이 잘해줬고 자기 사생활을 모두 다 오픈하길래 믿어주었습니다.
그러더니 조금씩 또 제가 간절한 존재로 남아있지 않자 딴 여자랑 놀았는데 그 여자 별로였던 모양입니다.
그거 저한테 들키곤 겨우 그 정도에 우리가 깨질 사이냐는 드립 치길래 또 받아줬습니다.
제가 병신인 거 저도 압니다.
한 번만 믿어보자 한 번만 믿어보자 그랬던 게 벌써 2년 째 힘든 연애에 접어들었습니다.
지금 제가 느끼는 감정은 남친을 죽여버리고 싶은 증오심과 정이 혼재돼 있는 상태입니다.
지금 제 남자친구는 술도 끊고 하루종일 저 만나러 다니며 절 졸졸 쫓아다닙니다.
다른 여자 수없이 만나봐도 제가 아니면 자기가 망가지는 걸 드디어 깨달았답니다.
예쁜 여자 많이 만나봐도 제 옆에 있을 떄 느끼는 행복함과 편안함이 제일이랍니다.
선물도 허구헌날 해 주고 연락도 미친 듯이 해주면서 저한테 정말 잘해줍니다.
그런데 제 마음이 그 동안 너무 다쳤나 봅니다.
하루에도 수십번 죽을 꺼 같이 마음이 우울합니다.
요즘은 악기와 독기로 오빠랑 사귀고 있습니다.
제가 화나면 눈치를 보는 오빠를 보면 묘한 쾌감을 느낍니다.
죽일 듯이 밉고 사랑한다면 그 사람 행복하길 바란다는 말 누가 했나요?
제가 나서서 불행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제 계획은 이래요.
지금처럼 잘해주고 억지웃음 지어주고 하다가
오빠 친구들 앞에서 잔인하게 차줄 겁니다.
2년쨰 접어들어 오빠 친구들 다 아는데 오빠가 마초 끼가 있어서 여자한테 붙잡여 사는 듯한 모습 보여주기 정말 싫어하거든요.
그래서 오빠 친구들이 처음에 오빠가 저한테 잘해주는 거 보고 경악했습니다.
자기 자존심이 생명같은 사람이니 그 앞에서 잔인하게 차주고 말할 껍니다.
사실은 오빠 몰래 딴 남자 생겼고,
그 남자랑 잤고,
오빠한테 신의를 지킬라 했는데 자고 나니까 그 남자 너무 좋아져서 오빠 곁에 더 이상 못 있겠다
한글자한글자 또박또박 말해줄 껍니다.
제가 그 동안 받았던 상처들 똑같이 돌려줄 껍니다.
뻔뻔하게 저한테 그러더군요.
자기 정말 정신 차렸고 절 너무 사랑하고 충실하겠다고.
저한테 느끼는 감정들 너무 소중해서 절 지켜주고 싶다고.
저 몰래 쓰는 일기에도 써놨더군요.
절 너무 사랑한다고.
그러니 자신에게 저도 신의를 보여줬음 좋겠다고.
하, 제 신의와 순정은 이미 다 받쳐서 줄 게 남아있지 않다는 거 모르더라구요.
근데 그 일기 보고 감동을 받기는 커녕 아, 그래도 복수할 기회가 남아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더군요.
지금 제 옆에 자고 있는 오빠 보면서 이 글 씁니다.
죽어버릴 듯이 큰 자존심의 상처 오빠한테 남길 수 있는 기회라도 있어서 다행이네요 참.
죽을 듯이 아팠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