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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인접하다고 촉촉하진 않은 부산 남자. 서울에 가다. Day 1

최익준 |2011.08.21 14:38
조회 171 |추천 0

 

 

 

 

 

친구 L은 중국에서 일주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음.

그리고 달력을 확인했을 것임. 8월 18일. 그는 아주 아주 아주 중요한 손님을 맞으러 가야 함.

 

그날은 바로 제가 서울로 올라가기로 한 날이었음.

 

부산에서 부랴부랴 짐을 챙겼음.

내가 챙기는 짐은 서울에서 3박 4일 동안 놀러 다닐 짐이었고,

 

" 이것도 챙겨가 혹시 모르니까…."

 

엄마가 챙겨주시는 짐은 아들을 3박 4일 ‘영어캠프’로 떠나보내는 짐이었음.

 

다시말해 영어캠프 간다고 구라치고 서울 놀러간다는 소리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나의 어머니

왜이렇게 눈물이 나죠…ㅜ

 

 

 

착한 초중고 이하 미취학 아동, 혹은 성숙한 대학생 여러분들 역시 따라하지 말기로 약속하기.부끄

 

 

 

 

 

이 중간에 아주 아주 낭비스럽고 낭패스러운 일이 하나 있었는데, ‘ 거짓말 치다가 혀 씹은 일 ’로 정리하기로 하고 빠르게 넘어가겠음.

 

 

난 거짓말 하다가 혀를 씹어 2700원을 탕진하고 원래 김해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 할 수 있었음.

 

 

그런데 시간이 5분 밖에 안남아서, 터미널 안에 김밥집에서 김밥 두줄(한줄에 천 몇백원이었더라….)을 잽싸게 사서 차에 올랐음. 

 

대충 표값이랑 김밥 값 잔돈을 주섬주섬 챙기면서… 김밥 요새 왜이렇게 비싸… 햄을 두개씩 넣어주는 건가 ? 하고 호일을 척 뜯었음.

 

김밥에 왜 햄이 없…. 

 

 

 

 

이하 ㄱ밥을 먹고 척박해진 세상 인심에 염증을 느끼며 잠을 청했음.

 

 

 

 

 

꼬박 서울 까지 가는데 5시간이 걸렸음.

도착하니까 5시 32분 쯤이었음.

 

그 무거운 짐을 들고, 서울 고속 터미널에서 내렸는데. 느낌이 쎄했음.

폰을 꺼내서 카톡을 켰음.

 

" 야 다와가는 것 같아. 막 고층 빌딩도 보인다 ? ㅋㅋㅋㅋ " (오후 4시 50분.     1) 

" 서울 고속 터미널이래 ㅋㅋㅋㅋ 버선 발로 나와있냐 ? 맨발도 인정 ㅋ "(오후 5시 30분.     1)

 

아나 이런….

 

전화부터 했음. 안받음. 전화를 했음. 안받음.

 

 아나 이런 … 중국에서 시간 개념 상실하고 온 경우가 다있나.

혹시 시차 적응 때문에 그런가 ? 중국이랑 우리나라랑 시차가 얼마 차이나더라 ?  …1시간….

 

 

 

 

엎친데 덮친격

adding insult to injury

                  넌 진짜 죽었다 L . 뭐 같은 뜻으로 쓰고 있었음.

 

 

비가 오기 시작했음

 

 

 

 

 

 

 

 

 

나는 근처 커피 숍에 들어가서 아메리카노를 시켰음.

그 와중에 부산말 안쓰려고 무진장 노력했음.

"아메리카노로 주세요."

"아이스요 ? "

"아니요"

 

저번에 서울에 왔었을때는, 막 어디서든 사투리 쓰면 막 " 아 지방에서 오셨나봐요 ? " 이러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서울말을 썼나보구나 ^ 하고 흐뭇해 하고 있었음

 

"…지방에서 오셨나봐요 ? "

"…."

씁쓸한 표정으로 커피를 건네받는데, 왠지 약이 올랐음

"빨대는요 ?"

 

사실 먹고 가는 거라 그 머그잔에 주는데, 빨대가 왜 필요하겠음… 그냥  점원 너가 세심하게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이 분명 있어. 서울 사는데 사투리 쓰는 서울 사람도 있을 꺼고, 나처럼 머그 잔에 줘도 빨대가 필요한 사람도 있는 거임 !

 

하고 있었는데, 아주 친절하게

 

" 더 뜨거우실텐데…. " 하는 목소리와 함께 빨대를 건네주었음

 

흥이다.

 

 

의자에 척 앉아 빨대로 딱 아메리카노를 빨아당겼음….

 

순식간에 혓바닥 다 데이고, 혼자 화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진짜 주먹만 꽈악 쥐었다 폈다 했슴.

 

너무 모든걸 잘 알아서 얄미웠음.

 

 

 

 L은 그 후에 꼬박 한시간이 지나서야 전화가 왔음

전화를 받자마자, L보다 더 빠르게 말했음

 

" 너 이제 일어났지….부재중 통화 일곱통과, 메시지 세개, 음성메시지 한개를 발견했냐 ? "

" 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빨리 튀어와라 진짜…. "

 

 

 

 

 

1시간 뒤에 난 ‘이촌’가는 설명을 빠짐없이 듣고, 이촌에서 L을 만나게 됨

짐은 한보따리고, 벌써 맥이 다 빠져있었지만, 서울 여행은 이제 시작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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