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사랑이란 이름으로 귀중한 유학생활을 버리는 분이 없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바보같은여자 |2011.08.24 22:07
조회 500 |추천 2

제 나이 스물 일곱에 호주로 꿈을 안고 갔습니다.
한국에서 하던 일을 다 접고 이른 나이가 아닌 때에 간 유학이라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language course만 총 1년 했구요.

 

간지 반년 정도 됐을 때,
베트남계 호주에서 자란 남자를 만나게 됐죠.
클럽에서 만났습니다.

노스 라이드쪽에 있는 옵터스에서 재정쪽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딱 봐도 한국인같은 외모에, 한국인을 너무 잘 아는 사람, 여자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클럽에서 만난것 같지 않은 너무 괜찮은 사람이었어요.
예쁘지 않은 외모에..
아니, 못난 외모에 영어가 서툰 저를 정말 공주처럼 대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매일 매일 만났습니다.
일주일에 적으면 5일, 많으면 6일을 함께 지냈습니다.
항상 일이 늦은 시간 끝나는데도 저한테 들러 저녁을 함께 먹고,
아프다고 할 때면, 항상 점심시간에라도 잠시 나와서 약과 죽을 챙겨주는 사람.
제가 학교 마칠때쯤 점심때 나와서 함께 식사하고, 일이 마치면 집에 가기전에 식사 함께 하는..
"니가 호주에서 공부 마치고서, 우리가 같 한국에 가서 살려면,
내가 현대나 기아로 직장을 옮겨서 같이 가는게 낫겠다.." 그렇게 이야기 하던 사람.
"우리가 결혼을 하면 너는 여기에서 살고싶으냐 혹은 한국서 살고 싶으냐.." 를 묻던 사람.
 
부모님과 결혼한 누나 식구들과 함께 살고 있어서,
그리고 누나가 하는 인터넷 사업을 동업까지 하고 있어서,
주말엔 누나의 아들들을 봐주느라 바쁘지만,
항상 저와 함께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저는 이 사람을 1년을 이렇게 만났습니다.

 

항상 제가 과거에 어떤 사람을 만났었는지 궁금해하고,
혹시나 과거의 사람들과 연락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긴 했지만,
저를 사랑해서 그러는거라 굳건히 믿었습니다.
가끔 '내 전 여친들은 다 자기가 첫 남자였는데.. 걔네는 clean 했는데..'
뭐 이런 소리를 하긴 했지만, 진지하게 하는 이야기가 아니니까
넘기자고 생각하며, 그리고 이 사람한테 미안한 마음이 있으니 그냥 넘겼습니다.
저 또한 그 사람을 신뢰했기에, 그 사람에게서 뭔가를 캐려고 하지도 않았구요.
-왜 친구를 한명도 보여주지 않는지.
-왜 가족은 보여주지 않는지.
-왜 집에는 한번도 데려가지 않는지.
-왜 페이스북은 이용하지 않는지.
그런것들이 궁금했지만, 제 영어실력이 그 사람의 주위 사람을 만나더라도
편하게 소통할만큼 완벽하지 않음과, 제가 예쁘지도, 아주 잘나지도 않은 사람이기에,
그냥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믿고 따라가는게 제일 좋은거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저는 1년을 만났습니다.

 

...

1년 어학코스가 끝나고, 저는 잠시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들어와서 3개월을 있었고, 가려던 TAFE을 취소하고, 또한 학생비자도 취소하고,
내가 호주에서 공부는 하고싶으나 어떤 공부를 해야할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다가
어쨌든, 남자친구 때문에 시드니로 돌아는 가야 겠기에,
워킹비자를 받아서 시드니로 돌아갔었습니다.

 

그리고서 워킹비자로, 일도하고 혼자서 공부도 하며,
학교를 이리 저리 알아보고 지냈습니다.
그 사이 그 사람과 제 사이에 결혼 이야기도 심심치않게 나오고 있었구요.

 

그러던 어느날 월요일 아침,
그 사람은 샤워실에서 샤워중이었고,
그 사람 가방에서는 알림이 울리더군요.
그 사람은 폰을 2개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오래된 노키아 개인 전화였고, 나머지 하나는 아이폰3 회사에서 나온거라 더군요.
아이폰은 회사폰이라 쓰지 않는다고, 제게는 번호도 알려주지 않길래,
굳이 그걸 알려고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아서 묻지도 않았던 폰입니다.
가방에서 알람이 울리기에 끄려고 가방을 열어 폰을 꺼냈는데,
알람이 아니고 미스콜이 떠있는데, 딱 봐도 사람 이름이 아니고, 애칭이더군요. "bubble chuchu"
그리고 스크린 화면에 여자사진이 있더군요.

 

물었습니다. 누구냐고.
제가 한국에 잠시 들어갔을때, 그 사람은 친척들 보러 간다고 베트남에 갔었는데,
사촌동생이 베트남에서 유명한 가수라며 스크린사진을 설정 해줬다더군요.
물었습니다. 그럼 전화온 사람은 누구냐고.
오래된 친구랍니다. 자기도 왜 그 친구가 전화 했는지 모르겠다더군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그럼 아이폰에 있는 폰 앨범 보여달라고.
베트남 여자 가수면, 앨범에 없지 않겠냐고..
그 사람이 직장에 전화해서 day off 내더군요.
그리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렇더군요.
너를 만났을 때, 이미 3년 사귄 홍콩계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그 때 그 여자와 크게 싸워서, 다른 여자를 만나보자 생각하던중 너를 만났고,
너를 만난지 한달정도 될 때까지 원래 여자친구와 연락도 하지 않았는데,
원래 여친이 전화가 와서 다시 잘 됐다.
물론, 그 여자는 너에 대해 모른다.
그냥 가볍게 너를 만나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너랑 관계가 이렇게 될 지 몰랐고, 멈출 수가 없었다.
너를 만나기 전, 바람을 한번 폈었는데, 원래 여친한테 들켰고,
여친이 떠날 줄 알았는데 안 떠나더라.
여친이 너무 감정적으로 약한 사람이라, 한달을 울기만 하며 잡더라.
그래서 그 바람핀 여자랑은 깊은 관계가 아니라서, 여친한테 돌아갔었다.
원래 여친이나 너 중에서, 한명이 이걸 알아낼 때까지 본인 스스로는 이야기 못하니까,
누구 하나가 찾아내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난 널 더 사랑하고, 너랑 있는게 더 행복하다.
그래서 지난 1년 정말 매일 너를 만났고,
그 여친은 이미 4년을 만나와서 이미 오래된 연인같은 느낌이고,
관계도 거의 하지 않는다. 하고싶지 않다.
하지만, 난 걔한테 헤어지자고 할 수 없다. 난 원래 그런 이야기를 못한다.
걔네 어머니가 심장병이 있어서 아마 곧 걔가 자기를 떠날 것 같으니,
니가 조금만 더 세컨으로 있어줘라. 그 진짜 여친이 자기를 떠날 때 까지.

 

...
전 이 일이 터지고도 2주일을 아무렇지 않게 이 사람과 지냈습니다.
마음은 쓰리고, 아프며, 제 스스로가 한심해서 견딜수가 없는데도,
내가 단 한번도 의심조차 해본적 없는 사람이.
나를 그렇게 사랑해주던 사람이.
내 사람이 지난 1년동안 나한테 했던게 사랑이 아니었다는걸 인정하는게 힘들더군요.
가족도. 친구도. 소속된 학교도 없는 시점에서.
그곳에 그 사람이 항상 드나들었던 제 집에,
그 사람이 저를 매일 매일 데리고 다녔던 시드니에 더 있는것 자체가 힘들었습니다.

 

돌아오기 몇일 전, 그 사람한테 물었습니다.
나랑 만나고, 나랑 밥먹고, 나랑 같이 있다가,
저녁시간에 잠시 나가서, 가족들이랑 그 여친을 만나 저녁을 먹고,
다시 밤에는 나를 보러 오는거..
어떻게 그럴수 있었냐고. 그게 가능하냐고.
... 아무렇지 않았답니다.
제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를 해보려해도 정말 할 수 없는 일인데..
화가 났습니다.

 

그 사람 폰에서 전화번호 리스트를 복사해서,
전체 문자를 보냈습니다.
'난 이 사람 1년된 여자친구인데, 다른 여자가 있는 걸 알았으니,
혹시 당신이 이 사람의 다른 여자라면 나한테 전화 하라고..'

놀랍게도, 그 사람의 전여친이 전화가 왔더군요.
호주에서 태어난 한국여자였습니다.
반년정도 만나다가 그 사람이 다른 홍콩 여자를 만나는걸 보고 헤어졌다더군요.
아주 질이 나쁜 놈 이라면서..

 

그 사람의 진짜 여친의 친한 친구라는 여자도 연락이 와서,
이번에 처음이 아니라며, 믿을수가 없다고 화를 내고..

 

마지막엔 그 사람의 진짜 여친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독립적이지 못한 약한 여자라더니, 정말 그런것 같았습니다.
그 여자가 말하길..
자기랑 같이 사는 삼촌네 식구들도 제 문자를 받아서,
그 여자가 일터에서 쓰러질까봐 데릴러 왔었다고 하더군요.
식구들이 자기를 못나가게 해서 만날수가 없다고..
하지만 지금 그 사람이 자기한테 빌러 오고 있으니 좀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그래서 간단히 이야기만 해줬습니다.
바람핀 남자 한번 눈 감아준 여자는 두번도 그럴수 있다는걸 알기에.
또한, 그 사람이 어떻게 그 여자를 잡을지 뻔히 보이기에.

 

...
저는 한국으로 돌아온 지 한달이 조금 넘었습니다.
아직도 저는 하루에도 서른번도 더 넘게 괴롭히는 기억들 때문에
잊으려고 노력하고. 노력하고. 노력하며 지냅니다.

한.. 3주 전쯤 그 여친의 친한 친구라는 여자한테서 문자가 왔습니다.
아직도 그 사람이 자기 친구를 괴롭힌다고.
'너만 원하면 내가 지금 가족들이랑 살고있는 집에서 기꺼이 나와서, 너랑 살겠다고'
빌고 있다더군요.

 

그래도..
한 때는 제가 사랑했던.
나를 사랑했던 남자가.
누군가한테 빌지않고.
당당하게 사랑받고 사랑하면서 지냈으면 좋겠는데..
바람 피우면서 본인 스스로의 인생에게 미안한 초라한 인생을 살지 않고.
멋진 삶을 살아가길 원하는데..
그래서 맘이 더 아픕니다.

 

...
좋은 스포츠카와 좋은 벤츠 자가용을 타고 다니며.
한국어를 어느정도 할 줄 아는.
한국 여자를 배려하는 방법을 아는.
한국에 관심을 많이 가진.
번듯한 직장을 가진.
그런 아시아계 호주인인 남자가.
저 같은 별로 볼 것 없는 여자한테 과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 사람은 제게 이야기 하더군요.
'만약 니가 시드니를 떠나면, 자기는 분명 또 바람 필꺼라고.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꺼라고.
아마 한국 여자를 만날꺼라고.'

 

부디 저같은.. 어리석고 어리석어서
귀중한 유학생활을 버리는 분이 없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추천수2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