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좋아하다가 고백할라는 찰나 어떤 여자랑 그 남자랑 사귀게 됐어요...
그래서 정말 비참하고 아쉽고 슬펐었는데 문제는 제가 그 여자랑도 친했어요...
그 여잔 정말 착하고 순진하고 뭔가 맹하고 그래서 저보다 나이가 한 살 많은데도 제가 막 밥도 사주고 커피도 사주고 그랬어요..
그래서 그 남자가 행복해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여자도 착했으니까 둘이 잘 되라고 빌어주면서 셋이서 같이 만나서 밥도 먹고 그랬거든요...
근데 둘이 사귀고 나서 얼마 안 가 여자는 러시아로 유학 떠났구요... 둘이 국제연애를 그렇게 1년 반 정도 했어요...
이 여자는 정말 집이 부유하고 알바도 부모님이 못하게 하시고 집에서 정말 금이야 옥이야 키워졌구요...
솔직히 시샘 안나는 건 아닌데 그렇게 올곧게 자라서 이렇게 착하구나 싶어서 제가 잘 챙겨줬어요...
근데 자꾸 저도 힘들어 미칠것같은데 정말 말도 안되는 얘기로 조카 힘들다고 저한테 의지하는데 그게 너무 짜증났어요..
진짜 힘들다면서 남한테 의지하고 기대고 남이 관심가져주는 거? 그런 걸 바라는 게 너무 싫었어요..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ㅇㅇ야, 나 러시아에서 한국올라고 비행기탈라 그러는데 여권에 문제가 생겨서 두시간동안 엄청 커다란 여행가방 끌고
공항 언덕 끌면서 돌아다녔어.. 진짜 유학생활하면서 이렇게 한국까지 왔다갔다하는거 너무 힘들다..ㅠ '
근데 전 이 소리 듣는 그 시기에 수동카트 캐디하면서 30키로짜라 카트끌고 골프백 두개 손으로 직접 끌면서
하루에 잔디밭 12키로 언덕 넘고 달리고 오르고 구르면서 일하고 있었어요 ㅡㅡ....
그리고 돈도 진짜.. 조카 많으면서,..(그냥 카드들고 다니면서 아이팟이든 뭐든 백화점에서 몇십만원짜리 걍 긁어요ㅋ)
저한테 빌붙어요... 한국 가는데 밥 사달라,,, 러시아갔다 일주일도 안되서 신장에 문제가 생겨서 수술하러 한국간다...
나 죽으면 내 장례식에 와줄수 있겠냐.. 혹시 모르니까 오랜만에 만나자.. 나 커피 한 잔만 사주렴..ㅠ
이런식으로요.
물론 이땐 다 씹고 신장 그거 두 개라서 죽을 확률은 드물테니 너무 걱정하지마... 수술 잘 견뎌.. 이렇게만 대답했어요..
그러다가 나중에 진짜 너무너무 빡쳐서.. ㅋㅋㅋ
알바얘기가 나왔는데 언니는 그럼 알바같은 거 러시아에서 해봤겠네. 우왕 새롭겠다,
난 알바랑 직장 다니면서 진짜 학교랑 학원 이런 거랑
내가 돈 벌면서 일하는 사회생활이랑 다른 거 뼈저리게 느꼈다고... 진짜 내 몫 하나 하는 거 이런 거구나 싶었다고...
이렇게 얘기가 나왔는데 그걸 또 이렇게 대답하더라구요..
'우와.. 부럽다.. 너 대단하다.. 난 부모님이 걱정하셔서 알바 못하게 하는데ㅜ...
그래도 학교 생활도 사회생활이니까 힘들게 하고 있어..^^'
ㅡㅡ... 아 정말.. 저보고 맨날 별 것도 아닌 것 가지고 부럽다 부럽다 대단하다 이러는데
이것때문에 심기 불편하면서도 뭐라고 못했음... 그리고 제가 좀 칭찬에 약함...
그냥 눈치가 없겠거니.. 세상물정을 정말 모르는가보다.. 싶었죠..
그래서 또 착하게 대답했어요..
'그래도 배우고 싶은 거 배우려고 들어간 거잖아... 그것만 해도 얼마나 복받은건데 그거 힘들다고 하면 나중에 다른 거
뭐 어떡할려고 해..
그렇게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 수두룩하니까 남이 못누리는 거 누린다고 생각하고 맘편히 다니면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은데.'
참고로 둘 다 그림을 그리는데 이 언니가 사실 그림을 정말 못그려요... 근데 전 당시 미술학원에서 탑이었음 ㅡㅡ...
전 사정상 대학 등록금도 없어서 못다니고 뼈빠지게 일하고 알바하는데
이 언닌 나중에 듣자하니 러시아 학교에 돈주고 입학한거였음.
진짜 맨날 바빠죽겠다면서 그림그리는데 그림 많이 느는 것 같아서 좋다면서 그러곤 저한테 절대 그림을 안보여줬거든요?
저보고 그림 선물로 달라고 계속 졸라서 나름 잘그린거 골라서 보내줬더니 지는 5초만에 그릴 수 있을법한 낙서 한 컷
스토리보드 콘티라고 보내주고 ㅋㅋㅋ
근데 나중에 몰래 그 언니 그림 다른사람이 보여줘서 봤더니 진짜 완전 못그렸었음..
얘기를 계속 이어가자면 그 언니 대답이 이랬어요..
아까 말해줬져? 이 언니 항상 자기 힘든거 남한테 어필하고 남 힘들다고 하면 완전 무시하는 성격이에요...
제가 뭐 이래저래해서 힘들다 그러면 '우와 그런것도 해? 대단하다 멋져!!' 이런식으로 나와서 할 말 없게 만들고..
그래서 계속 맘은 불편하고 짜증나긴 하는데 이 언니가 이렇게 착하게 말하니까 머라고 할 것도 안되는 그런식이었어요..
근데 위의 제 대답듣고 거기게 심기가 불편했는지
'너가 정 힘들면 러시아 와서 한 번 생활해볼래? ㅋㅋㅋ
맨날 이 추운 날씨에 살면서 치안도 안좋고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소매치기 당할까 목숨위협받을까 걱정해본 적이나 있어?ㅋㅋㅋㅋ'
과장해서 말한게 아니라 딱 이렇게 말했어요......전 충격이었죠.. 평소 그렇게 맹하고 착하고 순진하게 굴던 언니가
이렇게 까칠하게 말한 거 처음이었거든요.. 그래서 알았어요. 이언니 그동안의 모습 다 포장이었던거구나 ㅡㅡ...
아 또 이것도 잇었음 ㅋㅋ
'너 내가 그렇게 만만해보이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ㅋ.
ㅋ..
이때 소름이 쫘악- 끼쳤어요 진짜.. 세상에 이런 곰의 탈을 쓴 구미호가 있었구나... 했어요..
그 뒤로 저도 지금껏 참아왔던게 폭발해서 네이트온으로 다다다다닥 말했어요.
참고로 전 폭발하면 욕하거나 이러지도 않고 화낸 티 일부로 안내요. 진짜 논리적으로 예의갖추면서 조목조목 따지거든요.
난 지금껏 이러이러하게 살고 있는데 그 와중에 언니가 계속 그런식으로 말해서 솔직히 불편했다.
그리고 언니도 언니 나름대로 힘든 사정이야 있겠지만 난 솔직히 그거 배부른 고민으로밖에 안보인다.
나도 뭔가 언니 띠겁게 한 게 있을테니 언니도 그렇게 화내는 것일테고 하니까 이참에 서로 허심탄회하게 말해보자.
이러이러한 상황에 누가 그렇게저렇게 나오면 누군들 기분이 안나쁘겠냐. 좀 다른 사람 입장도 생각해보고 신경써줘야 할 거 아니냐. 게다가 난 언니보다 한 살 어린 후배고 ...
그 뒤로 그 언니의 반응은?
ㅋ
그냥 씹더라구요. 아예 대놓고 씹더라구요. 그래서 전화까지 했어요.
진짜 이런 상황 어이없기도 하고 그 언니가 실제론 대체 진짜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ㅋㅋ
그냥 뭔가 웃기기도 하고 어이가 없고.. 그래서 오히려 화는 금방 죽었어요. 그래서 전화걸면서
' 여보세요?ㅋㅋ 아 목소리 오랜만에 듣네. 진짜 화 가라앉히고 허심탄회하게 얘기좀 해보자 우리.
나도 언니한테 말할 거 많고 언니도 내한테 뭐 말할 거 있으리라고 본다. 그냥 이참에 다 말하고 풀자 ㅋㅋㅋ'
진짜 이땐 별 사심없이 그냥 털털하게 웃으면서 말했어요. 제가 평소 고집있고 친한 친구도 고집있어서 자주 싸울때
늘 저렇게 실컷 싸우고 대판 서로 서운한거 얘기하고 나중에 아 맞나 ㅋㅋㅋ 미안 ㅋㅋ 앞으론 안그럴게 ㅋㅋㅋ 하고
푸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의도로 전화했던 거에요.
그랬더니 제 목소리 듣곤 정색깔더니 하는 대답.
'ㅇㅇ야, 지금 시간이 새벽 3시거든? 너가 개념이 없는 건지 철이 없어서 그런건지 뭔지 모르겠는데
이건 예의가 아니야, 너 애같아 정말^^ 우리 서로 어른스럽게 굴자.'
와... 이 날 그냥 연락처에서도 번호 다 지우고 네이트온에서도 다 지웠어요^^
솔직히 전 쓸데없이 분노하거나 화내는 거 감정소모라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친한 친구끼리 의견충돌 일어나면 실컷 싸우고 쉽게 화해하는데 이렇게 말 안통하는 별나라 사람과는
화낼 기력도 아까운 거? 그냥 허탈하고 어이없게 실실 웃으면서 번호랑 다 지운것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아..
어쨌든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ㅠ 여기까지 읽어주신것만으로도 감사해요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전 평소 그 언니와 제가 좋아하던 남자와 둘이 잘 되라고 해주면서 미련을 접었는데
그 남자가 정말 너무너무너무 아까운거에요.
그리고 여자인 나조차도 2년 가까이 이렇게 속았는데 ㅋㅋ 그 남자는 어떻겠어요..
그래서 술 마시고 그 남자가 너무 보고싶은 어느 날 메신저로 그 남자한테 말했어요.
그대로 복사할게요. 파란글씨가 저. 검은게 그 남자선배에요.
자리비움이야?
나 진짜 선배한테 해야할 말이 있는데
여튼 자리비움 끝남 말해
.아 끝났나
선배랑 ㅇㅇ선배랑 사귀는 거 뭐 둘 사정이야 그렇다 치는데
분명한 건
ㅇㅇ선배가 같은 여자가 봤을 때 결코 좋은 여자는 아니야즉 난 이제 ㅇㅇ선배 딱 잘라 싫다고 말할 수 있다
왜
온실 속에서 자란 화초같이 사랑받고 큰 여자는 누구나 봐도 매력적이지만개중엔 쉽게 다른 사람 배려못하고 상처 입힐 수 있는 것들이 있어
나 또한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아주 좋다고도 말할 순 없지만
지금은 그 구분이 어느정도 가능하다고 보거든
선배가 ㅇㅇ선배를 조카 평생 공주처럼 모실 자신이 있으면 뭐 괜찮다
이건 뭐 제 삼자의 입장으로 내가 두 사람한테 말할 건 못되니까
나도 나나름의 사람 보는 눈이 있으니까 걱정마라
..............
진짜 제가 봐도 오지랖이다 싶어요.
참고로 제가 저렇게 남자선배에게 얘기한 것 중 하나가
그 언니가 러시아에서 자기한테 들이대는 어떤 남자 스펙 얘기하면서 솔직히 스펙이 너무 좋아서 끌리는데..
ㅁㅁ이(남자선배)를 포기할 수가 없어...
이따구로 저한테 상담도 몇 번 했었음 ㅡㅡ
결론으로 말하자면
그 남자선배는 제가 말하기 이전부터 다른 사람에게도 그 여자에 대해서 말을 들었었고,
본인도 그걸 점점 의식하는 단계였고, 저 대화가 오가고 난 후 얼마 안 가 남자선배가 군대가면서
둘이 깨졌다는 소식이 들려왔구요. (남자선배가 차버림ㅋ)
전 여전히 그 남자를 사랑하는 상태구요.
군대 간 후 2년동안 휴가나올때마다 연락하면서 전 더욱 많이 친해져서 지금 고백을 할까 말까 고민하는 상황이에요.
참고로 그 언니가 저한테 한 말이나 어떠어떠한 이유때문에 싫어졌다고 구체적으로는 말하지 않아서 그 남자는 몰라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래도 첫사랑이었던 여자에 대해서 떠올릴 추억이 하나도 없는 거고 뭔가 예의가 아니다 싶었어요.
사실 정말 씁쓸하긴 한데 맨 첨에 아무것도 모를때 둘이 알콩달콩 사귀면서 남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거든요. 근데 지금은 이 남자선배 주변사람들 말 들어보니 그 언니 얘기만 나오면 조소를 지으면서 짜증낸대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그 남자에게 사실 4년 전부터 난 선배를 좋아했다고 고백하면
그 남자가 둘이 헤어지기 전 내가 말한 저 얘기를 계획적으로 한 것 처럼 느낄까요?
괜히 그 남자가 좋아서 그 언니 험담했던 것처럼만 보일까요?
ㅠㅠ
이렇게 긴 글 읽어주신 분 있으시면 정말 감사해요...
그냥 그 사람 전역이 얼마 남지도 않았고.. 엊그제 말년 휴가 나와서 같이 밥도 먹고 연극도 보고 했는데...
이 사람도 저한테 여자로써 조금은 호감이 있는 것 같아서 고백하고 싶은데...
막상 고백해볼라니까 예전의 저 일이 떠올라서 너무 답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