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략한 제 소개 !!
안녕하세요 여러분, 2년간의 미국에서의 어학연수, 인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20대 청년입니다 :)
캠핑카를 타고 한 달 동안 대륙 횡단을하며 한국 홍보 활동을 하기도 했구요,
미국 32개주 70여개의 도시를 누비며 미국 여행에 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선발되는 정부추천 글로벌 인재로 선발되어, 미국의 MLB 채널 방송국에서 인턴십을 마쳤구요,
대학생들에게 강연회를 통해 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지금부터 제가 연재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내년 3월을 목표로 출간 예정인 미국 경험 에쎄이에 삽입할 예정인 글 입니다.
재미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길더라도 끝까지 읽어주세용~!! ㅎㅎ
일촌 신청 당연히 환영입니다^ㅡ^
-----------------------------------------------------------------------------
오랜만에 내 방 책상 밑에 숨겨둔 ‘추억의 상자’를 열어본다. 1년 반이라는 미국에서의 추억들이 담겨있는 소중한 내 보물 상자. 미국에서 만난 친구들과 주고 받았던 편지들, 각 도시를 기념하며 구입했던 엽서들, 지하철 메트로 카드, 박물관을 비롯한 다양한 입장권들... 그러다가 상자 속 가장 밑바닥에 깔려있는 낯익은 명함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내 첫 번째 미국인 애인(?)이 될 뻔 했던 J의 명함이다. J를 만났던 2년 전 이 맘 때가 떠오른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년 전 어느 늦은 여름날이었다.
그때 나는 뉴욕에 온 지 고작 1주일밖에 안된 한국 냄새가 풀풀 나는 풋내기 유학생이었고,
똑같이 한국 냄새 풀풀 풍기는 WEST 프로그램 동기들과 어울려 다니며 미국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나가는 중이었다.
모든 게 신기하고 생소하던 그 시절, 내가 살고 있던 동네는 맨하탄에서 허드슨강을 지나면 바로 나오는
뉴져지의 팰팍이라는 곳이었다. 팰팍이라는 동네는 주민의 90% 이상이 한국 사람일 정도로 한국인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다분히 한국스러운 동네였다. 때문에 나는 미국이라는 땅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외국인 친구 한 명 없었으며 먼저 말을 걸 용기도 자신도 없는 바보였다...
그 날도 맨하탄에서 한국인 친구들과 구경을 하고, 나 홀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탔다.
좌석에 앉아있는 수많은 미국인들의 옆자리가 비어있었지만,
나는 소심하게 아무도 앉아있지 맨 뒤 자리 창문 쪽에 앉았다...
‘나는 대체 언제쯤이면 미국인들 옆에 자연스럽게 앉아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며 집에 갈 수 있을까?...
어학연수가 끝날 때쯤이면 영어에 대한 자신감도 넘치겠지? 말도 술술 나오겠지?...’
대부분의 유학생들이 유학 초창기 때 공통적으로 하는 고민들을 나 역시도 피할 수 없었고,
차창 밖으로 멀어져가는 맨하튼의 고층 건물들이 슬프게만 보이던 그런 오후였다.
그런데 그 때 누군가가 내 옆자리로 다가왔다.
고개를 돌려보았다. 웨이브가 들어간 짧은 금발 머리에 지적으로 보이는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고,
나이가 조금 있어 보이긴 했지만 미국 드라마에 나올법한 깔끔한 비즈니스 룩의 뉴요커였다.
“May I seat here?”
"Sure!!!!!Sure!!!!!!"
자리가 텅텅 빈 버스안에서 내 옆자리에 앉아도 되냐고 물어보는 상냥한 미국인!
이게 바로 J와 나의 첫 만남이었고, 동시에 내 인생 첫 번째 미국인과의 대화였다.
J는 내 옆에 앉자마자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를 물었다.
중학교 때 부터 수없이 연습했던 이 전형적인 대화!
기다렸다는 듯이 나는 ‘I'm from Korea!!’를 당당하게 외쳤고,
곧바로 J는 지갑을 꺼내더니 그 속에서 분홍색깔의 지금은 없어진 1000원짜리 구권을 꺼내서 보여줬다.
그러면서 속사포 같은 랩으로 자기가 얼마나 한국을 좋아하는지, 한국 사람이 얼마나 예의바른지,
한국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지를 신나게 떠들기 시작했다. 랩이 끝나는가 싶었더니 그건 고작 1절에 불과했다.
2절의 소재는 내 옷차림이었다. J는 매우 섬세하게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나 하나 칭찬을 해주었다.
패션 회사에서 일하는 디자이너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 짧은 샤기컷 머리가 잘어울린다고 했고, 내 나비넥타이가 이쁘다고 했고, 내 스키니진이 좋다고 했고, 내 무지개색 스트라이프 가방이 끝내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일본 나막신 같은 디자인의 신발을 보며 동양스러움이 물씬 풍긴다고 한다.
푸하하. 기분이 마구 마구 좋아지기 시작했다.
사실 한국에서도 남들보다 조금 많이 튀는 옷을 선호하긴 하지만,
패션의 중심 뉴욕에서, 그것도 처음만난 뉴요커에게 하나 하나 칭찬을 받았다는 사실에 입가에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Thank you, Thank you”를 연발하다가 드디어 내가 말할 타이밍을 잡았다.
“Actually, I came to here just a week ago.
I don't have any foreign friend yet and I really want to be your friend.”
또박 또박 어설픈 발음과 함께 이렇게 이야기 했고, 진심으로 J와 친구가 된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J에게는 한국 문화를 더 많이 알려줄 수 있고, 나에게는 첫 번째 외국인 아니 본토 미국인 친구가 생기는 셈이니 이보다 더 좋은 Win-Win 전략은 없지 않겠는가.
이럴 수가!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J가 함박 웃음을 짓는다. 우리는 이미 친구가 되었다며 악수를 청하는 J.
자꾸 ‘처음’을 강조하게 되는데, 미국인과의 첫 번째 스킨쉽(?) 이었다.
버스가 허드슨강을 지나는 링컨 터널을 통과했고 뉴저지에 오는 동안, 우리는 은근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나는 내가 어떻게 미국에 오게 되었는지를 열심히 설명했고,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 어디 정류장에서 내리는지를 손짓, 몸짓 다 써가며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러자 그 때, 갑자기 버스의 벨을 누르는 J... 아무래도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려나 보다....
아직까지 Facebook 주소는 물론, 전화번호를 주고 받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헤어져야 한다니 너무 아쉬웠다.
그 순간의 내 섭섭한 표정을 읽은 것일까? 덥썩 J가 내 가방을 들더니 이번 정류장에서 같이 내리자고 권유한다. 함께 저녁 식사를 한 뒤에, 내가 사는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줄테니 걱정 말고 내리자고 한다.
버스가 정류장에 섰고, 난 고민할 시간도 없이 J를 따라 버스에서 내렸다.
자기 집을 구경시켜주고 싶다는 J는 나를 아파트쪽으로 안내 했고, 나는 아무런 의심 따위 없이 따라갔다.
걱정도 불안도 전혀 없었다. 그렇게 예쁜 파란 눈동자를 가진 선량한 모습의 J가 나에게 해코지를 할 거라는 상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설사 그런 일이 생긴다 해도 남자인 내가 충분히 힘으로 제압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도어맨이 24시간 입구를 지키고 있는 그야말로 럭셔리한 아파트.
31층에 올라가서 현관문을 열자, 거실에 불이 들어왔고, 버튼 하나를 누르자 거짓말처럼 커텐이 열렸다.
그리고 커텐이 열리자 눈에 들어오는 맨하탄 고층 건물들의 스카이라인!!
강 건너 뉴져지에서만 볼 수 있는 환상적인 맨하탄의 야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 아름다운 광경에 취해 넋을 잃었고, 나는 내가 아는 모든 감탄사를 총동원하며,
‘너무 아름답다고 이런 기회를 갖게 해줘서 고맙다’고 J에게 말했다.
그러자 J는 ‘내가 이렇게 좋아해주는 것이 자기도 너무 행복하다며, 언제든지 놀러오라’고 화답했다.
이 분위기를 이어서 대화를 쭉쭉 진행하고자, 누구랑 함께 사는지를 물었다.
슬픈 표정의 J는 혼자 산다고 대답했다...
사실 자기는 가족도, 친구도, 애인도 없다며... 가끔 몹시 외로울 때가 있다고 한다...
완벽해보이던 J의 약한 모습에 갑작스레 너무 안쓰러워졌다.
J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었고,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나라도 J의 소중한 친구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Don't worry, J. From now on, I'll be your best friend for sure!”
"Oh~ So sweet~! Thank you, Andy!"
이 얼마나 신기하고 아름다운 장면이란 말인가.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따뜻한 정을 함께 나누었고, J의 차를 타고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다.
J가 원하는 저녁 메뉴는 ‘Korean BBQ’ 바로 ‘갈비’였다.
미국 온 지 1주일 만에 이렇게 빨리 갈비를 먹게 될 줄이라곤 상상도 못했다.
우리는 J가 자주 애용한다는 한국 식당에 들어갔고, J는 단골손님답게 된장찌개는 물론 소주까지 주문하는 센스를 보여줬다.
미국에서는 소주 한 병에 $15이라는 사실 때문인지, 한 잔 한 잔 마실 때마다 양주를 먹는 것처럼 귀하게 느껴졌다.
J는 운전을 해야된다는 핑계로 술을 마시진 않았고, 내가 홀짝 홀짝 마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한 병 더 시켜주려는 기세였다. 그런데 문득 머릿 속을 스쳐지나가는 미국의 ‘팁 문화’와 ‘더치페이 문화’ ...
‘혹시 이러다가 J가 더치페이 하자고 하면 어떡하지?’
이미 주문한 금액은 무려 $100이 넘어가고 있었기에 나는 갑작스레 겁이 나기 시작했다.
거기에 이게 웬걸...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J는 농담 삼아 말했다.
한국 식당이니까 한국인인 내가 계산하라고... 심장이 두근 두근 뛰기 시작했다.
이거 다 계산하면 다음 달 방값은 어떻게 내고, 생활비는 또 어떻게 감당하란 말인가!
확실하게 해야할 것 같은 느낌에 조금 구차하지만, J에게 다시 한번 가난한 유학생임을 어필했고,
저녁을 밖에서 사먹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박장대소를 하는 J... 이런 내가 귀여워 보였나보다. 걱정하지 말라며, 장난 친 거라고 자기가 계산할거라고 한다.
휴우~~~ 한 숨 크게 쉬고, 남은 고기를 한 점 남기지 않고 마구 집어먹었다.
어쨌든 그렇게 기분 좋게(?) $120 어치의 고기와 소주를 두둑히 얻어먹고, 다시 J의 차에 탔다.
J는 마치 나를 아이를 다루는 엄마처럼 대하며 집까지 데려다준다고 했고, 우리 집 주소를 네비게이션에 받아 적었다.
“Alright! Let's go!!”라고 외치고, J가 유턴을 했을 때...
드디어 내 불길했던 예감이 터지고 말았다.
경찰차 한 대가 쫓아와서는 길가에 당장 주차를 하고 시동을 끄라고 지시했다.
나는 어리둥절해서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고, 경찰관이 창문을 열어달라고 하더니 티켓을 끊어서 J에게 전해주었다.
유턴을 해서는 안되는 곳에서 불법 유턴을 했다는 이유로 $100짜리 티켓을 끊어버린 것이었다.
또다시 $100의 벌금을 써버린 J..... 이 모든게 다 나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게 또 웬일? J가 엉엉 울기 시작했다...
운전석에서 핸들에 고개를 쳐박고 엉엉 우는 J... 한국말로도 뭐라 위로해줘야 할지 모르는 상황인데,
영어로는 더더욱 해 줄 말이 생각나질 않았다.
그냥 계속해서 I'm sorry 만을 반복 할 뿐......ㅠㅠ
J는 오른 손을 나에게 내밀었고, 나는 따뜻한 내 손으로 J의 손을 꽉 잡아주었다.
좀 전까지만해도 엄마같이 자상하던 J가 이제는 애기처럼 보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손을 꾹 잡아주고 잠시 멍하니 창문을 보고 있었는데.....
“OH MY GOD!!!!!!!!!!!!”
나도 모르게 샤우팅 창법으로 세상이 떠나갈 듯 소리를 질렀다.
말로 표현 할 수 없을정도의 더러운 기분과 온 몸에서 느껴지는 소름!!!
J가 내 손목에 키쓰를 하고 있었다!!!!
그 까칠까칠한 수염이 고대로 느껴졌고,
차마 더 이상 묘사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끔찍한 기억!!!!wg1!%!ioges^&
그렇다. 내 첫 번째 외국인 친구였던 J는 말로만 듣던 ‘게이’였다.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미국인 커리어 우먼과 나의 이야기였다면 정말 너무나도 아름다웠을 법한 소중한 추억이
마지막 키쓰 한번에 허망하게 다 끝나버렸다. 어쩌면 이 날 나의 화려하고 예쁜(?) 의상과 적극적으로 들이댔던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J를 현혹(?)시키기에 충분했을 지도 모른다. 분명 오해의 소지가 있었을 지도 모른다.
나는 J가 설마 게이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J는 반대로 내가 당연히 게이 성향을 가지고 있을거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지금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내 첫 번째 미국인 친구 J 이야기.
월스트릿 증권가에서 일을 하고 있고, 코카 콜라 주식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고, 맨하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완벽한 애인(?)이 될 뻔 했던 나의 비밀 이야기. 하하하.
이제는 말 할 수 있다! 조나단 형님!! 한국 놀러 오십쇼!!! 갈비 대접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