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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오빠 이야기....

지나가던뇨자3 |2011.09.21 12:51
조회 99 |추천 0

안녕하세요,

늘 지나만 가다가 오늘은 저의 황당했던 경험을 하나 공유하려 몇 자 길게 적어봅니다.

 

웃기면 함께 웃어주시고,

욕만 말아주세요~^^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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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귀는 사람도 없고, 딱히 만나는 사람도 없었던 이십대 초반의 나.

봄은 다가오고, 햇살은 점점 좋아지는데, 참 심심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던 어느날, 짬을 내서 잠시잠깐 채팅의 늪에 빠져들었고.

몇명의 사람과 말을 나누기 시작했다.

 

애니웨이, 그렇게 해서 몇명과 전화통화까지 이어졌는데,

막상 그렇게 해서 온라인인연을 만들어도, 쉽게 오프라인인연으로 이러가기는 쉽지 않다.

 

얘기하다가 맘에 드는 경우도 드물 뿐더러 내가 여자라는 장점이자 단점 때문이기도 하고.

여자 이기 때문에 채팅싸이트에서 가만히 있어도 콜을 받지만,

또 여자 이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스스로 조심스러워지니까.

 

어느 죽도록 심심하던 봄날.

그 중 한명 C와 만날 약속을 잡았다.

 

25살이라고 했고, 외국인 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키는 180 이라고 했다.

갓 입사해서 몇개월 지나지 않았던 그때의 나에게 그정도 조건이면 하루 놀기에 부담없지

싶었다. 목소리가 유난히 노숙하고, 엠에쎈이 뭔지 모른다고(설마 이런사람이 있을까..?! 했는데

정말 모르더라..) 하더라도. 꽤 느끼하고, 만나기도 전에 우리ㅇㅇ, 밥먹었니

우리ㅇㅇ, 뭐하니 등등 어쩌고 했더라도.

 

기꺼이 사진을 보여주는 사람의 경우,

하나, 좀 생겨서 외모에 자신하다 보니 자뻑인 경우

둘, 조명발,각도발 등 빨이란 빨은 다 살려 실물과 전혀 다른 경우

셋, 어디 내놓기 민망한 얼굴임을 본인이 모르는 경우

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라고 모 그리 잘나서 남의 얼굴 따질 그런 여자가 아니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만나서 만족하는 경우가 참으로 적어지긴 하지만

얼굴을 꼭 보고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나의 철딱서니에... 벌받은 모양...

 

종로에서 만나기로 하고, 약속시간에 맞춰 나갔는데 약속장소에는 바쁘게 지나다니는 사람들,

즐거워보이는 커플들,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러나 슥~ 둘러보기에도 나와 약속한, 25살로 보이는 180 가량의 남성은 눈에 띄지 않았다.

전화를 했더니 한참만에야 받은 C, 무슨옷을 입었느냐 내가 너를 찾겠다 했다.

대충 내 옷차림을 말해주고 또 한참 기다렸지만 여전히 눈에 띄지 않아 또 전화를 하자,

나를 찾았는데 멀리서 보고 있단다.-_-^ 머냐 이넘.

 

심히 심기가 불편해져오고 있었다....

 

 

자기가 내 마음에 안 들까봐 선뜻 나서질 못하겠다느니 하면서 시간을 끌다가

한참만에야 얼굴을 드러낸 C는... 헉!

이건 25살이 아니라 언뜻 보기에조차 적어도 35살로 보이는 아저씨!! 가 아닌가.

게다가 바지를 먹어버린 그 뒷모습이란-_-;

순간 내 머릿속의 온갖 회로가 엉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집에 가버릴걸 가버릴걸 가버릴걸.........

 

 

그래도, 일단 오늘의 약속대상은 C이니, 웃는 얼굴로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보자는

평소 내 다짐에 따라 뭔가 먹을 꺼리를 찾아 걷기 시작했다.

 

주말의 종로거리는 사람이 엄청 많고 혼잡했다.

그날 역시 그랬고, 우연히 눈에 띄어 들어간 그 호프집도 역시 그랬다.

워낙 규모가 큰 곳이었기 때문에 알바생도 족히 몇십명은 뛰어다니고 있었다.

한동안 기다리고 어렵사리 주문을 했는데, 한참 뒤에 다른 알바생이 메뉴판을 새로 들고

오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 기분 조아라 할 사람이야 당연히 없겠지만,

너무도 당당하게 C는 화를 버럭 내면서, 이미 주문을 해서 음식이 나올시간도 훨씬

지나서 메뉴판을 들이대냐면서 알바생에게 훈계를 하더니, 알바생이 민망한 얼굴로 죄송하다

하며 사과를 하고 내가 만류하며, 그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고 수군거리는 그 상황에서

내 의사도 묻지 않고, 뒤뚱뒤뚱 걸어나가는 것이 아닌가.

 

초면인데!!!

초면인데!!!

 

어쨌든, 나오면서 C는, 자기가 너무한 게 절대 아니며 그런 사람들에겐 자기처럼 가르쳐 주는

사람이 모범이 되어 말을 해주어야 고친다고 했다.-_-

지랄.. 이런 생각이 꾸역꾸역 솟았다.

아무튼 그 쪽팔림에서 채 다 벗어나기도 전에, 자기가 잘 아는 집이라며 데려간 곳은 연기와

냄새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고깃집.

 

뉴페이스 만난다고 조금 신경썼던 차림이 일순간에 무색해지는 곳이 또 바로 고깃집.

슬그머니 아까 모른척 깊이 찔러두었던 짜증이 밀려나오기 시작했다.

 

그나마도 자리가 없어 기다리는데, 마침 두 자리가 나자, 가까운 곳을 내버려두고

굳이 다른 사람들이 이미 앉은 자리로 쫓아가서는 내자리다, 일어나라 는 거다.

그대로 굳어진 나는 그냥 돌아가버릴까 쌩까버릴까 별별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결국 그 자리에 앉았던 여자들-내또래로보이는.. 으. 연기가 되고 시펐다는....-을 일으켜세우고 그 자리를

차지하고는, 매우 만족스럽게 웃으며 주문을 하는 것이다...-_-;

   

아까 가버릴걸 가버릴걸 가버릴걸........

 

 

주문을 하면서도 죄없는 주문받는 아주머니에게 자기가 지금 어디어디서 어떠어떠하게

자리를 박차고 나왔으니 조심하라는 식으로 경고를 하지를 않나,

이게 맛나다면서 고기를 집어 입에 넣어주려 하지를 않나-_-

 

여보세요???? 누구세요????? -_-

 

 

 

자기가 성격이 이상해보이냐고 묻길래, 당연하지 않냐고 했다.-_- ..

따지는 것도 좋고 뭣도 좋지만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고, 사람이 그렇게 많고 혼잡하니

있을 수 있는 일 아니냐 그랬지만 요지부동 자기 생각이 맞단다.

 

 

토론하기도 싫고, 확인하자 벼렀던 화제도 있고 해서 얘기를 돌려서,

몇살이냐, 25살 맞냐 물었다. -_- 뷁. 속일 만한 것을 속여야지.

그랬더니 실실 웃으며 몇살 같냐고 되묻는다. -_- 느끼해 느끼해....

빙빙 돌리더니 28이라고 .....

 

당신은 누구?

여기는 어디??

 

 

어찌어찌 고기를 먹고, 배부르니 산책이나 하자고 나왔는데, 이것저것 사줄까 그러면서

은근히 다가오는-_-;;; 배도 부른데 욱 토하면 어쩔라고.

 

그렇게 걷다 이제 그만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차나 마시자고 방향을 틀었다.

-_-;;; 아.. 나의 그리운 집이여. 하필 거긴 또 테이크아웃도 되는.. 이름은 까먹었지만..

암튼 나더러 커피는 니가 사 그러곤, 휙 올라가버린다.-_-;; 점점 하는 짓하곤...

 

그래 내가 너한테 더 얻어먹다간 체하지 싶어 커피를 사들고 올라갔는데,

마침 옆 테이블에 앉았던 커플이 일어나는 찰나였다.

여자가 남자보다 좀 커보였는데, 그걸 보더니 또 자기는 저런거 절대 싫다면서 한바탕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그럴수도 있지,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는데, 나이도 숫자에 불과하다는데, 고작 키차이가지고

남의 사랑에 뭔 잔소리가 많냐는 거다 내 말은-_-;

 

그러더니 화제를 문득 바꾸어서 자기가 우리엄마에게 인사를 가야한다나 뭐라나 그런다.

자기 한달 수입이 400 이 넘으며, 능력이 어쩌고 그런 소리를 늘어놓으면서 말이지.

이제 남은 건 좋은 여자 만나 결혼하는 거란다. 윽;

 

미친거야? 그런거야?

 

 

집에 가고 싶다고, 아니 집에 가야만 한다고!!!!!!!

 

 

 

드디어 일어나서 집에 가려는데, 가는 길에 체리를 파는 수레가 있었다.

한봉지씩 담아놓고 5000원에 파는 체리. 체리는 맛나지만, 비싸다-_- 라고 생각하는데,

대뜸 다가가더니, 아저씨에게 깎아 달라고 너무 비싸다고 흥정을 시작하려는게 아닌가.

맙,소,사. -_- 쥐구멍도 안 보이고-_-;

 

이쯤에서 센스 있는 님하들은 제목이 슬슬 떠오르실 것 같다.

 

 

 

 

여튼 그냥 가자고 말했으나 전혀 들은척만척하더니,

 

나 혼자 가버릴걸 가버릴걸 가버릴걸...

 

 

 

깎아줄리가 만무한 그 체리를 결국은 제값을 주고 사면서 눈치먹고, 쪽팔리고-_-;

아아.. 내가 불쌍했다.

 

 

 

 

집에 가는 길, 우울하면서 신났다.

집에간다 집에 간다 집에 간다!!!!!!!

 

 

 

버스를 타는데,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며!   진짜 미친거야?

 

부담스러우니 관두라고 말하면서

나몰래 따라올까봐 너무 겁났다... 진짜!

무서워무서워무서워......

 

 

게다가 그놈의 체리는 나줄려고 산거라며 먹어보라고 입에까지 넣어주려 하는데,

정말 두손두발 다 들 지경이었다-_-;

차타기전 내 가방에 우격다짐으로 밀어넣는 센스-_-; 

쩌러쩌러..

 

 

 

겨우 집에 돌아와 놀라고 충격받은 가슴을 진정시키고 보니,

가방속에 얌전히 들어있는 체리=_= 당분간은 먹고 싶지 않을꺼야 생각하며...

그러나 체리가 무슨죄냐 싶어 마침 다과를 즐기시던 엄마와 내 사랑스러운 동생에게

내밀었다.-_-;

 

애써 잊고 지나간 며칠, 저녁때쯤 가족들과 텔레비젼을 감상하는 중 문자가 왔다.

한번 보고 말꺼라도 마지막 인사는 해야지 예의도 없는 아가씨 하며 짐짓 점잖게

꾸짖는 우리의 주인공 C....마지막까지 찬란한 마무리-_-...

떨떠름한 표정이 저절로 지어졌지만, 나름대로 일리도 있어 그날 즐거웠다 잘 지내라

답문했다.

 

예의바르다... 인내심 강하다... 나 이런 줄 나도 몰랐다...

 

 

 

 

그리고 또 며칠 뒤, 근무중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받자마자 팍! 감이 오는 그 늙수구레한 목소리;;;;;

자기가 누군줄 아냐는 거다. 어찌 모를수가 있겠느뇨-_-;

 

 

끊을껄!!!! 끊을 걸 끊을 걸!!!!'

 

아마 세뇌 당했나보다 내 혓바닥이 미친 인내심을 세뇌당했나보다!

 

뜬금없이, 컬러링이 뭐냔다.-_-; 그게 통화연결음을 음악으로 바꿔주는 서비스라고 했더니,

신청을 어떻게 하냔다. 신청을 하고 노래는 따로 받아야 한다 그랬더니, 그게 한곡에 얼마냐

묻기에 1,200원이라 해주었는데, 자기가 신청을 할테니 나더러 자기한테 하나를 보내란다-_-;;;

이젠 화가 났다. 내가 너한테 그걸 왜 보내냐고 했다.

 

 

자기가 나중에 그 돈을 주겠단다... 됐다고 내가 너한테 왜 보내냐 했더니 왜 화를 내냐는데..

더 삭힐 수가 없어 끊어버렸다.

 

 

으응?

여긴어디??

나는 누구???

-_-;;;;   

 

 

그래 이젠 끝이자네 끝났자네~~~~

잊고 살면 건강에 더 해롭지는 않을테지~~

 

 

 

 

그리고 며칠 뒤, 채팅 메신저가 커져있었던지 모르는 사람에게서 쪽지가 날아왔다.

귀찮아서 끄려는데, 오빠랑 드라이브하잔다.

 

아직도 이런 정신빠진 넘들이 돌아다니나 싶었다..ㅎㅎ

드라이브 싫다 했더니 산책을 하잔다-_-;;; 너 몇살이냐 물었더니 29이란다.

 

다 늙어서 무슨 주책; 아저씨가 무슨 짓이냐 했더니..

자기 누군지 모르겠냐고 되묻는다.

 

으응?

멍미?

 

 

나 체리오빠야... 

나 체리오빠야...

나 체리오빠야...

나 체리오빠야...

 

 

 

 

정신을 차리자마자 당장 메신저를 껐다.

그러고도 한동안 오한이......-_-;

 

 

 

 

번개팅은 위험하다.

정신 건강에  완전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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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어주신 님하들 수고하셨습니다...

 

특정인물에 대한 악의? 절대 없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나간 일에 대한 회상입니다. 

 

 

 

 

님하들도 조심하세요~

 

그럼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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