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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췌장암 말기랍니다......

김현선 |2011.09.24 01:58
조회 964 |추천 4

이곳에나마 속상한맘 털어놓고자 글을씁니다..

전 무남독녀 외동딸이고.. 올해 31살의 간호조무사고..

아빠는 66세 일용직을 하셨고..

엄마는 노인일자리를 하고있어요..

 

집은 월세고 재산또한 가진것하나없이

입에 풀칠이나하며 근근히 살고있습니다

 

2개월전부터 배가 따끔따끔 아프다고 하던 아빠..

위내시경에 대장내시경까지 다해봐도 아무이상이없데요..

약을 먹어도 나아지지않던 기분나쁜 통증때문에

CT를 찍어보자하시던 우리원장님..

 

 

췌장에 염증이심하고 혹이있다네요..

확률은 50:50...

보름동안 대구 영X대학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도 차도가없어

9월16일날 조직검사를 하고 퇴원을 했죠..

 

그때만해도 아빠는 그냥 염증일거고..

그혹은 그냥 물혹일꺼다..

예쁜 가을티셔츠 하나 사드리고..

얼른 나아서 놀러한번 가자고..

새옷도 사준건데..

그옷한번 입지도못하고 누워계세요

 

어제 22일.. 검사결과..췌장암 말기래요

수술도 할수없고 항암치료도 소용이없다네요

 

매번 월급때마다 제월급턱(고작 통닭한마리) 안내냐고

조르던 아빤데..

오늘 제월급날인데 누워계시네요

 

장폐색까지 와서 배는 개구리배마냥 딴딴하게 부풀어있고

사지는 성냥개비처럼 가늘고..

 

젊은시절부터 일하기 싫어하고

술마시기좋아하고 술마시고들어오면 엄마때리고하던 아빠라

어릴땐 아빠가 죽길바란적도 많았습니다.

 

이제 술도끊고 일용직도 나가고..

많이 늙고 약해진 아빠모습에..

안타깝고 가여워 좋은신발 좋은옷..

난생처음 제돈으로 차도사드렸어요

 

큰맘먹고 사준 10년도 더된차..

그마저도 몇달 타보지못하고 저리누워만 있네요..

 

젊은 시절 엄마랑 저를 그렇게 고생시키고

평생 미안하다 고맙다 한마디 안했던 아빠였는데

 

"아빠 미안해.... 살려주고싶었는데.... 아무것도 못해서 미안해..."라며

앙상한 다리 부여잡고 우는 제손을 꼭잡은채

처음으로 제앞에서 서럽게우시네요

목놓아 울면서 가는길까지 고생시켜 미안하다네요..

 

보험하나 안들어놓고 끝까지 제돈쓰고간다고

끝까지 못난아빠라고

미안하다면서 울어요..

 

가슴이 천갈래 만갈래 찢어지네요..

진작에 미안하다 고맙다 표현해주지..

아무것도 못해줘서 죄스러운 나에게 왜 이제야 미안하다 하는지..

그말에 고개도 들지못하고 울기만했어요..

 

췌장암 ... 정말 무섭더라구요

순식간에 사람이 시들어갑니다

어제다르고 오늘다르고..

또 내일도 다르겠죠..

 

그나마 제바램은 돌아가시기전에 맛있는것도먹고

좋은것도보고 하고싶은말 다하고 가셨으면 하는데..

장폐색이라는 또 다른병에 일어나지도 못하고

저리 누워만있다가 가실까봐 너무 아픕니다..

 

가족사진 하나없어서

가족사진찍으러 가자하고싶은데..

이제 못볼 아빠라서 얼굴도 많이보고싶은데..

할말없어도 주저리주저리 떠들면서 목소리라도 많이들어두고싶은데..

 

일을 그만두고 아빠만 보자니..

병원비 생각에 전 또 일을갑니다..

 

우리아빠도 아파죽어가는데

허리아프고 다리아픈 환자들을 치료해주러 뛰어다니네요..

오늘도 일하다가 계단 모퉁이에 쪼그리고앉아

얼마나 울었는지..

 

내아빠도 못고치는게 누굴고친다고

이러고있는지..

 

하루에도 수십번씩 뛰쳐나가 아빠손잡고 아빠얼굴보고 아빠옆에있고싶은데..

제가 해야할일은 돈벌어서 아빠아플때 진통제 하나라도 더사드리는거밖에 없네요..

 

하루종일 눈물만 나는데..

엄마쓰러질까 .. 아빠가 더안좋아질까..

많이 힘듭니다..

 

어제새벽에도 2시까지 멍하게 눈물만 흘리다 지쳐잠들고

오늘도 여태 못자고있네요..

너무너무 아픈맘 조금이라도 털어놓고싶어 글남깁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

나이제 아빠안미워하는데..

아빠 좋아한지 한참됐는데..

나 아빠 이제 사랑하는데..............

나 고생시켜도 좋으니까 살아만 있어주면 되는데...

 

왜 하필 췌장이야..

왜 하필 제일 독한걸 걸렸어..

가족한텐 못난아빠였어도 남한텐 간이고 쓸개고 다갔다 퍼주던 아빠라..

욕도 안먹고 나쁜짓도안하던 우리아빠가

왜 그런 몹쓸병에걸려서

생전 하지도않던 미안하단말을 울면서해..

 

내가 미안해아빠..

더빨리 알아내지못해서 미안해..

더빨리 아빠 아껴주지못해서 미안해..

아빠 죽으면 ..

엄마랑 나랑 둘이 어떻게해..

 

형광등은 누가갈아

저녁에 퇴근길 깜깜하고 무서운데 이제 누가데릴러와..

우리둘만두고 왜 그렇게 빨리가....

 

잔병치레한번 안하더니

이게뭐야..

딸래미 병원다녀서 병원비 꽁짜라고 툭하면 오더니..

왜 이제 고쳐주지도 못하는걸 걸려서 그러고있어..

 

힘내자우리..

무너지지말고 날봐서 엄마봐서 힘내자 아빠

우리아빠는 세상에서 제일 힘쎄고

제일 강한사람이야..

그깟 암따위 아무것도아니야

그러니까 힘내자..

 

미안해....

 

내가 다 미안해....

 

미안해..

 

 

 

 

 

 

추천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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